9.19 군사 합의 효력 정지 철회하라

참여연대l승인2023.11.2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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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위성 발사에 대한 군사 합의 효력 정지, 부적절한 과잉 대응

‘비행금지구역’ 효력 정지, 접경지역 무력 충돌 예방 장치 약화 자충수
남북 모두 전쟁 위험 높이는 군사적 위협 행동 중단해야

11월 21일 북한이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한 가운데, 한국 정부가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제1조 제3항에 대한 효력을 정지했다. 군사분계선 상공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한 조항이다. 남북 사이 무력 충돌을 막는 최소한의 안전핀이었던 군사 합의의 일부 효력 정지는 현재 한반도 전쟁 위기 해소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하는 반면, 접경지역의 군사적 긴장을 높일 최악의 대응이다. 

비합리적이고 섣부른 9.19 군사 합의 효력 정지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 한반도를 다시 전쟁의 위험 속으로 몰아넣는 모든 행동을 중단하라. 남북 모두 서로를 향한 군사적 위협을 중단하고 충돌 예방을 위해 노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위성 발사에 대해 군사 합의 효력 정지로 대응하는 것은 적절하지도, 실효적이지도 않다. 특히 접경지역 비행금지구역 합의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은 대응의 비례성이나 직접적 연관성 측면에서 설득력이 크게 부족하다. 국방부는 당장 후속 조치로 군사분계선 일대 공중 감시·정찰 활동을 복원할 것이라 밝혔다. 정부는 군사 합의로 무인기·정찰기 비행이 제한돼 대북 감시·정찰 능력이 크게 약해졌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남한은 정찰 거리가 60~80km에 이르는 무인기, 고고도 무인 정찰기 등을 비롯한 다양한 감시·정찰자산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군의 군사정찰위성 등의 전력까지 포함하면 북한에 비해 압도적인 감시·정찰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미 북한에 대해 상시적인 감시·정찰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효력 정지로 얻을 것은 크지 않으나 잃을 것은 너무도 분명하다. 상황은 악화될 것이다. 군사분계선 일대 비행 재개로 무력 충돌 위험은 크게 높아질 것이다.

남북 군사 합의의 취지는 북미·남북 간 한반도 평화체제와 비핵화 관련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판문점 선언 이행’에 필요한 재래식 군비 통제 및 신뢰 구축 방안을 다룬 것이다. 북한의 위성 발사는 다른 미사일 프로그램과 더불어 북미 협상 쟁점에 해당하는 것으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것은 분명하나 군사 합의 효력 정지 사유로 특정하기 쉽지 않다. 국방부 스스로도 위성 발사를 계기로 효력을 정지하면서, 그동안 군사 합의 효력 정지 필요성의 근거로는 포 사격 등의 사례를 언급하는 등 조치와 조치 근거의 불일치를 드러내고 있다.

국방부는 북한이 5년 동안 군사 합의를 약 3,600회 위반했다고 주장해 왔다. 그중 약 110회는 포 사격, 나머지 약 3,400회는 실제 사격이 아니라 포신 덮개를 열고 포문을 개방한 것을 영상 촬영으로 확인한 숫자다. 이런 것을 근거로 삼아 남한이 먼저 효력 정지를 발표하고 군사분계선 일대 비행을 재개한다면, 북한의 합의 위반에 대해 비판할 근거만 더욱 없어질 뿐이다. 남한은 합의를 이행하면서 북한에 합의 이행을 촉구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이다.

더불어 남북 군사 합의 위반 문제를 다툴 때에는, 군사 합의가 주로 접경 지역에서의 군사행동을 통제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고고도·장거리 정찰, 탐지, 공격 능력을 과시하는 한미 동맹의 군사행동은 북한에 군사적 위협을 가한다는 면에서 합의 정신에 반하는 행위임에도 군사 합의 위반 논란을 회피해 왔다는 점도 고려되어야 한다.

또한 ‘남북 간 상호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라는 모호한 규정으로 사실상 무기한 효력을 정지한 것은 과도한 조치다. 이 조치로 인해 남북 관계 개선 가능성은 더욱 멀어지고 무력 충돌 예방을 위한 안전장치는 더욱 위태로워질 것이 명확하다. 

군사 합의 효력 정지를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남북 모두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으로 되는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하였다”는 군사 합의서 1조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남북 모두 상호 군사적 위협을 중단하고 무력 충돌 예방과 대화 채널 복원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2023년 11월 22일)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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