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먼저 사과하고 평가부터 하라

부산참여연대l승인2023.11.3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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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엑스포 유치 실패 핑계가 아니라

먼저 사과하고 평가부터 하라!

엑스포 유치가 실패로 끝났다. 유치를 못 한 것도 아쉽지만, 정부와 부산시가 큰소리쳐왔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너무도 큰 표 차로 떨어진 것은 부산시민에게 충격을 주었다. 막판 추격하고 있다거나 2차 투표서 역전을 노린다는 주장과 언론보도로 기대에 부풀었던 부산시민은 충격을 넘어 부산시와 언론에 속았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실정이다.

대규모 국제 행사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유치에 실패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유치를 실패한 뒤 부산시장의 언급은 부산시의 대표하는 시장, 엑스포 유치를 이끌었던 수장이 할 말인지 귀를 의심케 한다. ‘유치전에 늦게 나섰고’, ‘오일머니를 앞세운 경쟁국의 유치 활동에 대응이 쉽지 않았고’, ‘사우디의 물량공세에 대한 BIE 관리 미흡’을 운운하는 것은 실패에 대한 책임을 사우디와 BIE에게 돌리는 매우 무책임한 발언이다. 

정말 제대로 된 수장이라면 지금까지 노력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와 사과를 드리며 유치 실패의 원인 찾고 분석해 보고를 드리겠다고 해야 한다.

엑스포 유치에만 집중하면서 부산시정과 민생은 제대로 돌보지 않았던 것, 엑스포 유치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부산시 상징물 변경, 부산 도시브랜드 리뉴얼 홍보사업 등 편법으로 추진한 것, 과도한 선전전 등 반성하고 사과할 일이 한둘이 아니지만, 부산시장과 부산시는 이 부분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반성과 사과가 있어야 미래가 있다. 실패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시민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특히 엑스포 관련 예산 사용에 대해서도 투명하게 공개한 다음 재도전을 언급해야 하지만 부산시장은 이런 과정도 없이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재도전을 결정하겠다고 하니 주객이 전도된 면피용 언급만 했다. 

시민의 의견이 부산시장에게 중요하다면 시민에게 먼저 사과하고 시민이 의견을 제대로 낼 수 있도록 엑스포 추진 과정, 예산 사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를 통한 시민, 시민사회, 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 여러 차례의 토론회 등을 개최해야 한다.

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사과 없이 남 탓만 한다면 무엇을 근거로 어떤 방법으로 유치를 하겠다는 것인가! 또한 실패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 없이 재도전을 먼저 언급하는 것은 유치 실패에 대한 책임과 부산시의 무능을 재도전으로 무마하겠다는 것이고 또다시 시민을 기만하고 예산을 낭비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엑스포 유치의 결과를 통해 부산시가 판세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 없이 추측성, 편향성 주장으로 부산시민을 호도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전형적인 개발도상국식 관제 이벤트 방식의 유치 행사로 부산시민의 세금을 낭비하면서도 결과는 참담했다. 

이뿐 아니라 구의회, 시의회의 계속되는 엑스포 유치를 위한 공무국외출장, 심지어 11월에도 동구의 구청장은 엑스포 유치를 위한 공무국외출장을 떠나기까지 했다. 구민과 구정에 쏟아야 할 시간과 예산을 온통 엑스포 유치 명목으로 낭비한 것이다. 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엑스포 유치 실패가 우리에게 남긴 것은 시장의 언급처럼 ‘부산은 전 세계로부터 뛰어난 역량과 경쟁력, 풍부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이 아니라 부산시가 위에서 내리꽂듯이 추진한 일방적인 관 중심적 대규모 행사 유치 과정에 대한 우리의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일시적 붐업, 일방적 동원으로 중요한 시 정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향후 부산시의 시정 방향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이 될 것이다. 진정 엑스포 유치가 부산의 발전에 중요한 행사라면 이번 준비과정의 문제에 대한 반성, 책임부터 먼저 명확히 해야 한다. 차기 엑스포 유치 도전이 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한 면피의 수단이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2023년 11월 30일)

부산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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