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카르텔 혁파 방안’ 부실시공 근절 해법될 수 없다

참여연대l승인2023.12.15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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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시공 근절, 공공의 관리·감독 제대로 이뤄져야 가능 

민간을 통한 감리 기능 강화, 효과 낮고 건설비 증가만 초래해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최근(12/12) 인천 검단신도시 LH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 후속대책으로 ‘건설 카르텔 혁파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건설 카르텔 혁파 방안에는 공공 검증 강화, 전관 업체 입찰제한, 퇴직자 취업심사 강화, 불법 손해배상 제도 도입 등 긍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LH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와 같은 부실시공 근절을 위한 해법이 되기엔 한계가 크다. 애초 공공이 관리·감독을 제대로 했다면, 이러한 부실 시공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정부가 내놓은 해법은 이와 반대로 민간의 기능을 확대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달린 중요한 문제를 민간의 감리를 통해 해결하겠다는 발상부터 바꿔야 한다.

우선, 설계 및 시공 업체 선정은 누가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선정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에 업체 선정 권한을 조달청에 이관한다고 해서 전관의 영향력을 차단하기 어렵다. 특히 조달청 역시 입찰 비리가 끊이지 않아 ‘조달마피아’의 폐해가 끊임없이 문제되고 있다. 이런 기관에 설계와 시공 업체 선정 권한을 넘길 경우, 또다른 입찰과 관련된 의혹과 비리가 생겨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계약 당사자인 LH를 배제한채 조달청이 권한을 위탁을 받아 계약을 체결한다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계약 금액, 각종 계약 조건과 시공 범위와 내용 등의 조정 필요성 때문에라도 이는 LH가 직접하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건설카르텔 혁파 방안’으로 공공의 검증 기능을 강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부실 시공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부가 건축관련 안전과 감리 기준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부실설계와 시공이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번에도 설계 과정에서 구조기술사의 구조도면 작성 및 건축구조기사 자격 신설, 사업단계별 설계 검증 강화하고, 시공 과정에서 공공이 직접 현장을 검증하는 주요공정 의무점검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전문가들과 시민사회가 요구한 공공의 관리·감독 강화 방안은 담기지 않았다. 공공이 직접 현장을 점검하는 주요 공정 의무 점검 제도를 도입하겠다면서도 안전점검업체가 현장 검증을 진행하도록 하겠다는 점은 문제이다. 현행 건축법에서 민간 건축사가 현장조사·검사 및 확인 업무를 대행할 수 있는데, 이는 공공의 역할과 책임을 민간에 떠넘겨, 시행자와 시공자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민간 감리에 의하여 공사현장에 대한 셀프 감독이 이루어지도록 할 우려가 있다. 현재 개선 방안 정도로 부실 공사의 위험이 줄어든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이다.

인천 검단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고는 설계공모 심사 비리, 실시설계 부실, 시공상세도(Shop drawing) 부실, 콘크리트 품질 불량, 철근 배근 작업 부실 등의 총체적 부실로 발생했다. 사고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1995년부터 중간검사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관할 관청이 아닌 민간 감리업체가 중간보고서를 작성하도록 한 결과 공공 책임인 현장검사의 절차와 기능이 약화되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공공 직접 검사 기능의 부재로 부실 설계와 시공이 방치되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대책이 빠졌다.

따라서 건축 중간점검제도를 부활하는 한편 지역건축안전센터 활용 등 지자체 감독기능을 강화하는 관련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 건축법에 따른 현장조사·검사 및 확인 업무를 관할 관청이 직접 수행하도록 하는 한편, 건축법상 중간검사를 부활하여 과거와 같이 지상 5개층 공사가 완료되었을 때 중간검사를 하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공공의 검사(inspection) 기능 회복을 통해 건설 현장의 부실을 방지하고 국민의 안전한 생활을 보장하며 나아가 건축물의 수명을 연장하여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할 것이다.

(2023년 12월 14일)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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