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가자지구 인종청소 중단하라”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집회 및 행진 양병철 기자l승인2024.01.09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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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새해 첫 날에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는 폭탄이 떨어졌습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가자지구 주민들은 극심한 굶주림과 전염병으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은 7일 서울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서 6차 집회와 행진을 진행했다. 약 500여명의 국내외 시민들이 모여 “이스라엘은 학살을 중단하고 가자지구 봉쇄를 해제하라”, “한국군 군사개입 절대 반대한다”며 목이 터져라 외쳤다.

특히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예술인, 청소년 등의 발언과 공연이 진행됐고, 이후 참여자들은 서울 도심 행진을 이어갔다. 사회자는 “1월 7일은 팔레스타인 ‘순교자의 날’이다. 팔레스타인의 해방이 올 때까지, 이스라엘군에 의해 희생된 이들을 꼭 기억하고 끝까지 연대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팔레스타인 긴급행동과 무기 박람회 반대 캠페인 아덱스 저항행동은 ‘한국 정부의 이스라엘 무기 수출 중단을 촉구하는 서명운동’도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팔레스타인의 자유와 평화를 바라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 7일 서울 청계천 무교동 사거리.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 규탄 6차 긴급행동 (사진=스튜디오R)

[성명서]

이스라엘은 집단학살과 인종청소를 멈춰라

요르단강부터 지중해까지 팔레스타인은 해방되리라

연말연시 이스라엘 점령군이 가하는 끊임없는 폭격 속에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새해를 맞았다. 달라진 것은 해를 넘기며, 이스라엘의 식민지배가 76년 차를 맞이했다는 것뿐이다. 공중에서 떨어지는 폭탄에 더해 탱크가 쏘는 포탄과 군인들이 쏘는 총탄에 90일간 가자 주민 2만2천여명이 집단 학살당했다. 이 중 70%가 여성과 아동이다.

그러나 가자 주민을 살해하는 것은 폭탄만이 아니다. 가자 주민은 굶주림으로 죽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기구는 현재 식량 위기 마지막 단계인 5단계로 분류되는 치명적인 기아에 시달리는 전 세계 인구 5명 중 4명이 가자 주민이라 밝혔다. 이스라엘 점령군에 거듭 강제 이주당해 국내실향민이 된 85%의 주민은 정화 시설이 파괴된 비좁은 피난처에서 전염병으로 죽고 있다.

보건의료 노동자 374명이 살해됐고 36개 병원 중 13개 병원이 부분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수용 한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의약품과 연료, 중환자실이 절대 부족해 암 환자 1만명 등 중환자들은 천천히 죽음을 맞고 있다. 이스라엘 감옥으로 끌려간 민간인 수천명 중 수십명은 고문과 학대당한 끝에 주검으로 돌아왔다.

점령지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 점령군과 불법 유대인 정착민의 폭력도 극에 달했다. 90일간 아동 81명을 포함한 315명이 살해됐다. 점령군은 일상적으로 군사작전을 벌이고 집을 부수고 청년들을 무단 구금한다. 불법 정착민은 논밭과 자동차, 건물에 불을 지르고 무차별 발포한다. 일상이 파괴된 주민들은 생계를 이을 수단도 빼앗겼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산업을 철저히 파괴한 결과 서안지구 노동자 13만명이 이스라엘에서 노동허가증을 받고 일했지만, 이미 작년 12월에 이스라엘은 허가증을 만료시켰다. 서안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보내야 하는 관세를 보내지 않아 서안지구 행정도 마비시켰다.

이스라엘은 레바논과 시리아를, 미국은 예멘과 이라크를 공격하며 중동 전역으로 언제든지 확전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러면서 저들끼리 ‘전쟁 이후’ 가자지구의 미래를 논한다. 하마스라는 통치 세력을 제거한다는 데는 의견이 일치하지만, 이스라엘 점령군이 가자를 직접 통치할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내세울지를 두고는 의견이 갈리는 것이다. 이렇게 학살자들은 언제나처럼 팔레스타인 민중의 자결권을 부인하고, 팔레스타인의 단결을 저해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장기전을 준비하며 지상군을 일부 철수하겠다 밝혔다. 어쩌면 매일 살해하는 주민 수는 줄어들 지 모른다. 대신 가자 주민 인종청소를 노골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재무 장관은 ‘75년이나 게토에 살아온’ 가자 주민들은 가자지구를 떠나길 원한다며 가자 인구를 10%만 남겨야 한다고 선언했다. 가자 침공 초기부터 가자 주민들을 이집트 시나이 반도로 강제 이주시키기 위해 유럽에 로비를 벌였던 이스라엘은 이제 가자 주민의 ‘자발적 이주’를 받아줄 아프리카 국가들을 찾아 나섰다. 이스라엘의 인종청소 계획은 물론 제4차 제네바 협약을 정면 위반한다. 동맹국들조차 앞다퉈 반대하고 있지만 이를 막으려는 노력은 전무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은 이스라엘의 집단학살과 인종청소 계획에 대해 ‘집단살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 9조를 발동해 작년말 국제사법재판소에 이스라엘을 제소했다. 84페이지짜리 제소문에서 확인할 수 있듯 이스라엘 수뇌부는 집단학살의 의도를 숨긴 적이 없고, 집단학살을 자행하고 있음은 우리가 목도하는 대로다. 하지만 미국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을 비난하며 지금까지 집단학살에 해당하는 행동은 없었다고, 제소에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국제사회는 조금씩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합류하고 있다. 한국 역시 협약 가입 당사국으로서 책임을 다 해야 한다.

1월 7일 오늘은 팔레스타인 ‘순교자의 날’이다. 팔레스타인 민중은 이스라엘에 맞선 해방운동가만이 아니라, 이스라엘 점령군에 돌을 던지다 살해된 아동과 점령군의 폭격에 살해된 아기도 순교자라 부르며 추모한다. 이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고 반드시 해방의 날을 앞당기겠다는 다짐인 것이다. 해를 넘겨도 연대의 물결은 지속되고 있다. 새해 첫 날 스위스와 터키, 말레이시아, 호주, 탄자니아, 멕시코, 독일 등 30여개 국가에서는 가자지구 학살 중단을 촉구하는 카운트다운 캠페인이 열렸다.

2일 모로코 라바트에서는 대규모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가 열려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공습을 규탄했다. 5일 시카고와 뉴욕, 시애틀 등지에서는 도심 한복판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열려 도심 교통을 마비시켰고, 6일 영국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앞 다리 위에서는 ‘이스라엘의 포위망 포격 중단을 촉구하는 연좌시위’가 벌어져 경찰과 대치했다. 팔레스타인에 해방이 올 때까지, 우리도 끝까지 함께 연대하겠다고 다짐한다.

(2024년 1월 7일)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 시민사회 긴급행동 (현재 총 150개 단체)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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