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독립성 훼손하는 조직 축소 발언 규탄

시민단체 “김용원, 이충상은 당장 사퇴하라” 양병철 기자l승인2024.02.03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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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로이탈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은 2일 “국가인권위원회 독립성 훼손하는 조직 축소 발언을 규탄한다”고 밝히고 “김용원, 이충상 상임 인권위원은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인권침해 구제와 인권옹호를 위한 마지막 보루인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김용원, 이충상 두 상임 인권위원에 의해 그 역할과 기능을 다 할 수 없도록 수개월째 방해 받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

▲ 지난해 12월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국가인권위원회 바로잡기 공동행동 출범 기자회견 (사진=참여연대)

언론보도에 따르면 1일 열린 상임위원회와 전원위원회에서도 두 인권위원은 송두환 인권위원장을 인신 공격하고 사무처를 비난하며 정부를 보호하는 발언만 쏟아내고, 정작 중요하게 논의되어야 할 안건들은 처리하지 못하도록 퇴장하기까지 했다. 통탄할 노릇이다. 이런 인사들이 어떻게 ‘국가인권위원’이라는 자리에 올 수 있었는지, 왜 지금까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참담한 심정이다.

김용원 위원은 모두 발언에서 송두환 위원장이 발표한 ‘「10·29이태원참사 특별법안」공포 촉구 국가인권위원장 성명’에 대해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법안에 대해 송 위원장이 독선적으로 지지하는 성명을 냈다”고 문제 삼으며, 안건 심의에 동참하지 않았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태원참사특별법을 신속하게 공포하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가. 국가가 개인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한다는 헌법정신에 부합하고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통과시킨 법률에 대해,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하는 것이야말로 잘못된 일이 아닌가.

국제인권기준과 유엔 자유권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피해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진실규명이 불공정 한 것이라면, 국제인권기준과 유엔 자유권위원회가 불공정하다는 주장을 펴는 것인가. 국가인권기구가 국제 인권기준을 따르고 유엔의 권고를 존중하는 것이 비난 받을 일인가. 도대체 ‘인권기준’이 어떤 것인지, 유엔의 권고가 무엇인지, 알고나 있는지 묻고 싶다는 것이다.

김용원 인권위원은 회의 때마다 사무총장을 비롯한 사무처 직원(인권위 조사관)을 공격하고 모욕하며 인권위 직원들의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 독립적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조사관들에 대한 일상적인 압박은 조사관들이 인권위원들의 눈치를 보게 만들고 그 결과는 인권침해 사건들을 소신있게 제대로 조사하지 못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한 사안이다.

독립성 훼손하는 인권위 조직 축소 협박이 웬말인가. 특히 1일 이충상 인권위원은 ‘이런 식으로 하면 인권위 직원을 줄일 수도 있다’는 망발을 함으로써 인권위 독립성을 현저하게 침해하는 심각한 발언을 했다. “지금처럼 이태원 특별법이나 노란봉투법 등에 대해 인권위원장이 성명을 내면 인권위가 곤란하게 될 수 있다”며 직접적으로 독립성을 훼손하는 발언을 했다. 독립성을 수호해야 할 인권위원의 입에서 절대 나와서는 안 되는 발언이다. 인권위의 독립성은 국가인권기구의 지위에 관한 원칙 (이른바 파리원칙)에서도 매우 중요하게 강조되고 있다.

인권위는 국가권력의 인권침해를 감시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제대로 권력에 의한 인권침해에 대해 조사하고 권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권위가 정부에게 인권을 증진시킬 수 있는 법안을 제정하고 신속하게 공포하라는 입장을 냈다고 인권위 조직이 축소될 수 있다는 발언은 인권위의 근간인 독립성을 흔드는 일이며, 그 발언을 한 인권위원은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어서는 안된다.

실제 이명박 정부 시절, 인권위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정부에 대한 권고를 여러 차례 하자 정부는 인권위 조직을 21%나 축소시켰다. 이에 유엔 사회권위원회 등 국제인권기구에서 이를 심각한 사안으로 받아들여 독립성 훼손에 대해 권고를 한 바가 있다.

인권위는 지금도 국가기구들 중에서 인력과 예산이 작은 조직이다. 쏟아지는 진정사건들에 대한 충실한 조사도 힘든 상황이다. 이런 현실을 알고나 있는지, 이충상 인권위원은 다른 나라에 비해 인권위 직원이 많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쳤다. 오히려 우리 국가인권위원회는 다른 나라의 국가인권기구들보다 더 많은 업무를 포괄하고 있다.

인권침해와 차별에 대한 조사와 구제, 인권정책 수립, 인권교육 시행, 장애인차별시정, 성차별시정, 군인권보호관 등의 기능까지 가지고 있어 국제사회에서도 그 역할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그만큼 해야 할 일이 많아 인권단체들도 인권위의 조사관이 충원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는 상황에서 인권위 직원이 너무 많아 축소될 수도 있다는 말을 인권위원이라는 인사가 감히 입에 담을 수 있는 것인가.

공동행동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권위 조직 축소 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인권위 직원들을 위축시켜 자신들의 입장에 반하는 의견을 내지 못하게 하려는 반인권적이고 비열한 발언이다. 스스로 인권위의 역할을 부정하는 인권위원이 왜 인권위에 남아있는가”라고 반문하고 “더 이상 인권위의 역할과 업무를 방해하지 말고 당장 사퇴하는 것만이 우리 사회의 인권 증진에 기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다시 한 번 김용원, 이충상 두 상임 인권위원의 즉각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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