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권에 투표합시다”

2024 총선주거권연대 출범 양병철 기자l승인2024.02.22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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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총선주거권연대는 20일 오전 참여연대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노동·빈곤·종교·청년·주거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총선주거권연대는 부동산 정책만 난무하는 정치판에서 무분별한 부동산 규제 완화를 저지하고 유권자들에게 주거불평등 심판과 온전한 주거권 실현을 위해 투표할 것을 호소했다.

세부적으로는 4대 정책요구안(세입자 보호 강화 및 제도 개선, 공공임대주택과 주거 복지 확대, 자산 불평등 완화 및 주택시장 안정, 건설 및 도시개발 관련 탄소 중립 등)과 활동 계획을 발표했다.

▲ (사진=참여연대)

첫번째 발언자로 나선 참여연대 이강훈 변호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반지하 참사, 전세사기와 깡통전세 문제 등으로 서민들의 주거 불안이 커지는데, 정부와 국회는 부자감세, 대출규제 완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부동산 PF대출 지원 확대 등 부동산 규제 완화와 집값 부양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거대양당은 전세사기특별법 개정과 같이 시급한 민생 법안은 제처두고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법안부터 처리했다. 이번 총선이 2008년과 같은 부동산 선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 변호사는 “과거 뉴타운 실패 경험을 통해 무분별한 개발 공약이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고 국민들을 주거 불안의 고통 속에 내몰게 된다는 뼈아픈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 “자산 불평등을 완화하고 주택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세제와 개발이익 환수 강화는 물론 무분별한 주택 금융을 제한하고 주택시장의 투기와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안상미 공동위원장은 “전세사기는 제도적 헛점과 관리·감독 행정의 부재로 인해 발생한 ‘사회적 재난’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말문을 열었다.

안 위원장은 “전세사기특별법 제정 당시 정부와 국회가 6개월마다 보완입법을 약속했음에도 여당이 아무런 대안도 내놓지 않고, 피해자들의 면담 요청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특별법 개정을 가로막고 있다”며 비판했다. 또 “시시각각으로 다가오는 경공매, 전세대출 이자 상환, 단전, 단수, 누수 등 건물 관리 문제 등으로 피해자들이 하루 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다”고 설명하고 “각 정당에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아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의 김시연 활동가는 “지금의 주거정책은 ‘정상성’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이주민, 장애인, 30세 미만 미혼 청년, 부모와 함께 살수 없는 청소년, 동성 커플 등 소수자들은 ‘비정상’으로 구분되어 정책에서 배제된다”고 지적했다.

김 활동가는 “차별적 주거복지 정책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주거정책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시설 보호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탈시설’ 계획을 수립, ‘지원주택’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활동가는 “이번 총선이 혈연 가족을 중심으로 한 주거 지원 방식을 넘어서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홈리스 주거팀 이동현 활동가는 한국의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핵심 열쇠가 ‘공공임대주택과 주거복지 확대’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 활동가는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 목표를 연간 15만호 이상으로 상향하고 23년 이후 지속되는 예산 삭감을 철회하는 한편 도심 내 매입임대주택 공급과 거주기간을 확대하고 기초지자체별 공공임대주택 의무공급 비율과 공공선매권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고시원 화재 참사, 지하 참사가 되풀이 되는 만큼 주거급여 대상자 확대와 보장성 강화, 최저 주거기준 개선, 주거복지 전달체계 강화 등의 정책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민달팽이유니온 지수 위원장은 “전세사기, 깡통전세의 급증으로 한국의 주택 세입자들이 주거 불안이 극으로 치닫고 있지만 세입자 보호 장치는 전무하다. 최우선변제금 제도는 현실에 맞지 않고 임대인 미납 세금 열람 기한은 제한적이며, 공인중개사의 중개대상물 확인 설명 의무는 형식적”이라고 꼬집었다.

지수 위원장은 “무엇보다 세입자들의 보증금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며, 주거 안정을 위해 계약갱신 횟수를 늘리고 신규 임대차 계약에도 임대료상한제를 적용하는 임대차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표준임대차계약 의무화, 모든 전월세 거래 신고제 실시, 주택임대차 행정 강화 등 세입자 보호를 위한 구체적인 제도를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빈곤사회연대 이원호 집행위원장은 “총선주거권연대의 4대 정책요구안을 설명하고 각 정당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총선 전까지 총선주거권연대가 진행할 ‘주거권 역행 후보’ 명단 발표, 주거 공약 평가 등의 주요 활동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22대 총선 유권자들에게 주거 불평등을 심판하고 주거권에 투표할 것을 재차 호소했다.

2024 총선주거권연대 출범 기자회견문
주거불평등 심판하고, 주거권에 투표하자!

‘집’은 한국사회의 불평등을 가장 집약적으로 보여줍니다. 주택의 금융화로 안식처가 되어야 할 집이 상품화되면서, 집은 불평등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언제나 평등하지 않은 세상을 꿈꾸는 당신에게 바칩니다”.라는 100억원이 넘는 주상복합 아파트의 분양 광고에, 시민들은 불평등을 노골적으로 사용했다고 비판하는 한편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며 절망했습니다.

정치는 주거 불안에 고통받는 시민들에게 희망이 되지 못했습니다. 반지하 폭우참사 등 기후재난과 고시원 등 비적정 거처 가구의 급증으로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높지만, 공공임대주택 예산은 대폭 삭감되었고 공급실적은 급감했습니다. “다주택자 세금 완화가 임차인의 부담을 줄이는 서민정책”이라는 대통령의 인식은 집부자 감세로 이어졌고, ‘빚 내서 집사라, 빚 내서 세살라”는 대출 중심 주거정책의 부메랑으로 돌아온 전세사기·깡통전세에 대해서도 다시 빚을 내어 해결하라는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빚으로 부실을 쌓아 올리며 이익을 사유화했던 건설‧금융사의 부동산 PF 부실에 대해서는 부실채권 매입 등 수조원의 유동성 프로그램을 통해 구제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이익의 사유화, 손실의 사회화’ 방식으로, 주택부문의 약한 고리인 세입자들과 국민들에게 손실을 전가시키고 있습니다. 반면,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선 구제를 위한 보증금 반환채권 공공매입은 혈세 낭비와 사회적 합의를 운운하며 거부되고 있고 6개월마다 보완 입법을 약속한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은 국회 법사위에 계류되어 논의조차 없습니다.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이제 5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정치권에서 제시하는 주택정책은 주거안정보다는 경기부양의 수단으로 활용되었고, 최근에는 저출생 대책의 수단으로 권리 주체를 가르고 줄세우기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집을 소유한 이들과 소유하고자 하는 이들을 대변하는 정치에서, 주택 소유 여부와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우리의 ‘주거권’은 외면되고 있습니다. 선거가 목전에 닥치면서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와 같은 개발 공약들의 남발이 우려됩니다.

퇴행의 정치가 희망이 되지 못하고 있지만 절망하고 외면할 수만은 없습니다. 22대 총선, 주거 불평등과 투기를 조장하는 정치를 심판하고 주거권을 요구해야 합니다.

△하나, 세입자 보호 강화 및 임대차 제도 개선을 요구합니다.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으로 피해자 구제를 확대해야 합니다. 주택임대차 거래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보증금 규제와 전세대출·보증보험 관리 감독을 강화해야 합니다. 세입자의 계약갱신권을 확대하는 등 임대차법 개선하고 임대차 행정을 강화해야 합니다.

△하나, 공공임대주택과 주거복지 확대를 요구합니다. 장기공공임대주택 예산과 공급목표를 확대하고, 도심 내 매입임대주택 공급과 거주기간도 확대해야 합니다. 공공분양주택은 환매조건부로만 공급해 투기적 요소를 차단해야 합니다. 주거복지 확대를 위해 주거급여 확대와 주거품질 연계를 요구합니다. 최저주거기준 개선과 강행력 있는 주거·안전기준 마련, 주거복지 전달체계 강화도 필수적입니다. 무엇보다 연령, 결혼 여부, 가구 형태, 국적, 장애, 성별 또는 성적지향 등에 따른 차별적 주거복지 정책을 개선해야 합니다.

△하나, 자산 불평등 완화 및 주택 시장 안정을 요구합니다. 부동산 세제 및 개발이익 환수를 강화해야 합니다. 무분별한 주택 금융을 제한하고, 주택 시장의 투기 규제를 강화해야 합니다. 또한 재개발·재건축 규제 및 공공성 강화가 필요합니다.

△ 하나, 주거부문 탄소 중립 정책과 도시의 무분별한 팽창 제한을 요구합니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건설 분야 탄소 배출을 감축해야 합니다. 주거권과 환경을 위협하는 도시의 무분별한 팽창을 제한하고, 수도권 집중 및 지역 격차를 해소해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2024년 총선주거권연대를 시작하며, 유권자 시민들께 호소합니다. 개발의 청사진으로 투기를 조장하는 후보, 집 부자감세에 앞장선 후보, 전세사기 피해자 보호와 세입자 주거권을 외면한 후보에 대한 심판을 호소합니다. 우리의 삶을 바꾸기 위해, 주거불평등을 심판하고 주거권에 투표합시다.

(2024년 2월 20일)
2024 총선주거권연대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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