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노회찬상에 여성인권운동가 최말자 선정

시상식 21일 전태일기념관에서 열려 김영옥 기자l승인2024.02.22 08:53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수상 소감문과 수상자 특별 강연을 통해 재심 개시 촉구를 위한 연대 요청

21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기념관에서 진행된 제5회 노회찬상 시상식에서 '56년 만의 미투'로 알려진 성폭력 정당방위 사건의 피해 당사자이자 여성인권운동가인 최말자님이 <제5회 노회찬상>을 수상했다. 특별상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한 동성부부 소성욱‧김용민님과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실을 알린 해병대령 박정훈님이 선정됐다.

▲ (사진=한국여성의전화)

노회찬상심사위원회(위원장 이덕우)는 선정이유서를 통해, 최말자님은 '형법학 교과서와 대법원 역사에 남을 성폭력과 정당방위에 관한 대표적인 사례'의 당사자로서 "'56년 만의 미투'를 통해 사건의 진실을 알렸으며, 최말자님의 투쟁과 실천이 성폭력 사건에서 여성의 방어권과 정당방위에 대한 법적 해석의 문제와 재심 개시요건에 대한 논의를 확산시켰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불어 "국가권력의 폭력과 불의에 맞선 최말자님의 실천은 거대권력의 비리와 맞서 싸워 이 땅의 정의를 바로 세우려고 했던 노회찬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며 선정의 변을 밝혔다.

최말자님은 수상소감을 통해 "약자와 함께하고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많은 시민들이 함께하는 제5회 노회찬상을 받을 수 있어 무한한 영광이고, 우리 사회 성평등 실현을 위한 재심 개시에 힘을 실어주심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재도 일어나고 있는 여성폭력 사건들, 우리 사회 잘못된 남성들의 인식에 분노하며 밤을 새울 때도 많지만, 우리 후손들 중에 나와 같은 피해자로 고통받는 사람이 없기를 바란다"며 "우리 헌법에 맞는 정의롭고 평등한 세상을 열고 여성이 우리 사회의 약자가 아니게 되는 그날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 (사진=한국여성의전화)

한편 이날 수상자 강연을 통해서는 최말자님의 활동 기록을 담은 영상이 상영되었으며, 이후 최말자님과의 대담이 진행됐다. 대담에서는 최말자님이 지나온 투쟁의 시간을 돌아보고 재심 개시 촉구를 위한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연대자들을 향한 발언이 이어졌다.

최말자님은 2020년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성명 및 논평 발행, 1인시위, 탄원서 제출, 재심 개시 청구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2023년에는 5월 한 달 동안 대법원 앞에서 재심 개시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및 1인시위를 시민들과 함께 진행하였으며, 대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최말자님은 이번 노회찬상 수상을 시작으로 올해도 재심 개시를 위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국여성의전화는 2018년 최말자님과 상담으로 처음 만나 재심을 통한 여성폭력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함께해오고 있다. 한국여성의전화는 1983년 창립, 여성폭력 없는 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활동해 왔으며, 한국 사회 최초로 아내구타 등 여성폭력 문제를 세상에 알리고 피해자 지원뿐 아니라 관련법의 제·개정 및 정책 제안, 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온 여성인권단체다.

▲ (사진=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운동가 최말자님 수상소감문 전문]

약자와 함께 하고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많은 시민들이 함께하는 <제5회 노회찬상 시상식>에서 상을 받을 수 있어 무한한 영광입니다.

나를 응원해주는 지인들, 한국여성의전화 활동가, 법적 싸움에 함께해준 김수정 변호사와 법무법인 지향 외 많은 분들의 헌신과 노력 덕분에 제가 이 자리에 있습니다. 활동을 하며 여성인권을 위한 모두의 힘과 용기를 보았습니다. 이번 상을 많은 시민들이 보여준 응원과 연대의 결과로 생각하며 감사히 받겠습니다. 재심 개시를 위한 힘을 실어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나는 성폭력 피해를 막기 위해 행동하였으나, 오히려 가해자로 몰려 감옥에 가야 했습니다. ‘과거의 사건을 묻어두고,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지겠지’라는 마음으로 56년을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2018년 미투운동이 시작되고 많은 여성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던 시기,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이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2021년 부산 지방법원은 “본 사건이 당시의 시대 상황에 따른 어쩔 수 없는 판결이었다.”는 실로 부끄러운 변명으로 재심청구에 대한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어 대법원에 즉시 항고를 하였고, 벌써 3년의 시간이 지났습니다. 사법부는 이제 정말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고 성평등과 사법정의를 실현해야 합니다.

내가 걸어온 험난한 가시밭길을 상상하기도 싫지만, 현재도 일어나고 있는 여성폭력 사건들, 우리 사회 잘못된 남성들의 인식에 분노하며 밤을 새울 때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지금이라도 이 사건을 바로 잡겠다고 나선 게 다행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나의 욕심이 있다면 우리 후손들이 나처럼 피해자가 가해자로 이중삼중 고통받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를 위해 성폭력 피해자의 정당방위가 인정될 때까지 활동하려 합니다. 우리 후손들은 더 이상 이러한 피해를 겪어서는 안됩니다. 사건이 처음 발생한 이후 가해자로 몰려 조사를 받은 18살에는 내가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 아무것도 알지 못하였으나,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나는 피해자입니다. 나의 사건을 꼭 바로 잡아서 여성이 약자가 없는 그날까지 싸운다면 우리 헌법에 맞게 정의와 평등한 세상이 될 것입니다.

김영옥 기자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영옥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여백
시민사회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8288 서울특별시 구로구 새말로 93, 신도림태영타운상가2동 B105  |  대표전화 : 02-3143-4161  |  팩스 : 02-6737-1115  |   ingopress@ingopress.com
등록번호 : 서울 아 02638  |  등록일자 : 2013년 5월 8일  |  회장 : 이정우  |  발행인 : 설동본  |  편집인 : 강상헌  |  편집국장 : 양병철
후원계좌 : 국민은행 7788-01-04-375819 (시민사회신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설동본
Copyright © 2007 시민사회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