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짜리 성형광고, <렛미인> 방송 중단을”

여성단체, 서명운동과 관련법 개정 촉구 채니나 기자l승인2015.06.0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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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서의 의료광고는 금지되어 있고(의료법 제56조4항), 제작자는 협찬주에게 광고효과를 줄 수 있도록 방송을 만들어선 안된다(방송법 협찬고지규칙 제5조1항). 의료의 특성상 국민 건강에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며, 방송이 과도하게 상업화되어선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TV성형프로그램은 이러한 입법취지를 무색하게 한다. 방송을 통해 성형수술 종류와 가격, 의사 정보가 노출되며, 수술 전후 차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화려하고 극적인 연출 속에 출연자는 수술효과를 보증하는 모델로 기능한다. ‘광고효과’를 넘어 1시간짜리 의료광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TV성형프로그램은 출연자를 수술대상으로 선정하기 위해 기존 외모를 부정적으로 강조할 뿐 아니라, 주변인의 폭력과 폭언, 사회적 차별의 원인이 출연자의 외모 ‘결함’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언니네트워크, 여성환경연대, YWCA,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의전화는 <렛미인5> 첫방송일인 5일 서울 상암 CJ E&M 앞에서 기자회견과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우리나라 성형시장의 규모는 5조원 수준으로 국제 성형시장 규모의 25%를 차지하고, 인구 1,000명당 13.5명이 성형수술을 해, 성형수술 비율이 전 세계 1위다. 더불어 성형수술을 통한 부작용과 후유증으로 고통 받고, 심지어는 목숨을 잃는 일까지 벌어지는 등 심각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성형산업이 몸집을 키우고 국민들이 손쉽게 성형수술을 선택하는 환경을 조성한 것은 미디어의 영향이 크다. 온라인에는 성형수술을 권하는 광고, 기사 등이 매일같이 쏟아지고, TV에서는 성형수술을 통해 의뢰인의 외모를 바꿔주는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다.

이러한 TV성형 프로그램은 외모가 바뀌면 인생도 변할 것이라는 장밋빛 메시지만 있을 뿐, 국민의 건강을 중요시하며 외모지상주의를 경계하고 성형 부작용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찾아볼 수 없다.

성형수술 조장 프로그램

여성단체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드러내는 프로그램이 <렛미인>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우선 <렛미인>이 성형수술을 조장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비판한다.

여성단체들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두 명의 출연자 중 한 명만을 선택해 성형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선정된 출연자의 수술 전의 외모와 삶을 최대한 부정적으로 표현한다. 또한 수술과정은 생략된 채 수술 후의 모습을 극적으로 보여주며, 성형수술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뿐만 아니라 주변인의 폭력과 폭언, 사회적 차별의 원인이 출연자의 외모 ‘결함’인 것처럼 묘사하고 있고, 이를 성형수술로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보여준다. 성형수술의 부정적인 측면은 드러내지 않으면서, 성형수술을 통한 ‘인생역전’이라는 판타지를 확대재생산하고 있는 것이다.

성형수술을 조장한다는 것은 출연자의 수술 부위로도 확인할 수 있다. 턱에 문제가 없었던 출연자들도 양악수술을 받은 사례가 다수이며, 출연자가 콤플렉스로 여기던 부위가 아니어도 성형수술을 받도록 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과도한 성형을 부추기는 내용이다.

그리고 출연자가 어떤 수술을 받았는지, 총 비용은 얼마가 소요됐는지를 보여주고, 자막으로 ‘자세한 수술정보와 추가정보는 홈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라는 문구를 보여준다. <렛미인>은 성형수술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고, 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성형수술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의료법, 협찬고지에 관한 규칙 위반

의료법 제56조는 방송을 통한 의료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렛미인>은 방송 광고가 아닌 방송 프로그램에 포함되지만, 이 프로그램을 통해 성형외과 광고를 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특히 <렛미인>은 프로그램 홈페이지를 통해 출연 의사들의 이름과 의사가 소속되어 있는 병원의 이름을 그대로 노출하였는데, 이는 방송 프로그램이 나서서 병원을 홍보해주고 있다는 증거이다.

또한 이는 ‘방송사업자는 협찬주에게 광고효과를 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작·구성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명시한 협찬고지에 관한 규칙 제5조를 위반한 것이기도 하다. 이처럼 <렛미인>은 법과 규칙을 위반하면서 성형외과에 이익을 가져다주는 프로그램이다.

검증되지 않은 의료정보 제공

출연 의사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하지 않은 것도 문제이다. <렛미인> 시즌3에는 가슴 확대 침술을 소개한 한의사가 출연하였는데, 소비자원에서는 가슴 확대 침술의 효과는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았고 학회에서도 인정된 치료법으로 보기 어려운 시술이라는 발표를 하였다.

검증되지도 않은 시술을 방송을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한 것이다. 심지어 이 의사는 병원이 유명해지자 손님을 끌어모은 후 돌연 잠적하기까지 하였다. <렛미인>은 시술의 안정성이나 의사의 신뢰도 등 가장 기본적인 것도 검증하지 않는 무책임한 프로그램이다. 방송사는 성형외과로부터 제작비용을 충당하고, 성형외과는 광고효과를 누리며 이익을 얻지만, 이로 인해 시청자가 받는 피해는 누구에도 보상받을 수 없는 것이다.

광고 난무하는 프로그램

이밖에도 <렛미인>의 과도한 간접광고도 문제이다. <렛미인>은 미용성형 광고뿐만 아니라 화장품, 미용제품, 약, 식품, 운동기구 등 수많은 제품을 간접광고하고 있다. 과도한 간접광고는 <렛미인>만의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렛미인>에서 간접광고 되었던 제품을 CJ홈쇼핑에서 <렛미인> 로고를 달고 판매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렛미인>이 방송된 ‘스토리온’ 채널은 CJ계열의 채널이기 때문이다. CJ에서 방송하는 프로그램으로 제품을 간접광고하고, CJ 홈쇼핑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렛미인>이 성형광고 프로그램이자 제품광고를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여성단체들은 “우리는 더 이상 <렛미인>과 같은 TV성형프로그램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을 묵인하고, 묵과할 수 없다”며 “즉각 방송 중단과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관리감독기관은 TV성형프로그램이 제작되지 않도록 관련법을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들은 “방송중단을 위한 대대적인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관련 기관에 방송 중단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전달할 것”이라며 “관련법과 규칙 등의 개정을 통해 <렛미인>을 비롯한 TV성형 프로그램이 더 이상 제작되지 못하도록 적극적인 행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채니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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