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한 부산 동래읍성 인생문 붕괴사고는 행정 편의주의와 부실공사, 문화재에 대한 관리부실 등이 한데 어우러져 발생한 총체적 인재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005년 복원된 동래읍성 인생문은 해당 자치단체장의 치적쌓기용 사업으로 시간에 쫓겨 건설되면서 정확한 고증작업도 없이 복원되는 바람에 정체불명의 문화재가 됐다는 것이 학계의 중론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성곽 내부를 잡석으로 채워넣는 바람에 차량통행에 의한 진동과 빗물 유입 등으로 내부에 틈이 생기고 이같은 공간이 갈수록 커지면서 한꺼번에 무너져 내리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부실공사와 무분별한 문화재 복원사업이 동래읍성 인생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학계 조사 결과, 이번에 붕괴사고가 난 곳 말고도, 역사적 고증을 위해 자연석을 사용해야 할 곳에 중국산 화강석을 사용한 곳도 있고, 공사업체에 따라 성벽의 색깔과 모양이 제각각인 웃지못할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이같은 일이 발생하는 원인 중 하나로는 문화재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전문성이 전혀 없어 문화재 복원과 관리에 구멍이 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부산시와 동래구청은 사고가 발생한 후 뒤늦게 사태의 원인을 찾고, 복원계획을 밝혔지만 앞서 언급한 것처럼 문화재 복원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난 만큼, 학계와 관련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기구를 구성해 문화재 복원사업에 참여시켜야 할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문화재 복원사업이 자치단체장의 치적쌓기용 사업으로 전락해, 전시행정과 부실공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인 장치마련도 시급하다고 할 것이다. (2015년 10월 5일)

새정치민주연합 부산광역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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