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여건 악화, 불안정성 확대
경기하강 대책 사전에 서둘러야

[산업분야]

올해 세계 경제를 둘러 싼 악재들은 한국의 산업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예상보다 심각한 미국 경제를 비롯해 세계경제의 성장률이 전반적으로 둔화될 것이고 고유가,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올해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들은 호조세를 이어가겠으나 세계 경제의 변화에 따른 파급효과로 성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섬유 산업의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전자산업과 자동차, 그리고 석유산업 및 철강은 3~5%의 생산 성장이 전망된다. 가장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부문은 조선과 일반기계 부문이다. 조선은 10% 이상의 성장이 충분하며 일반기계는 10%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주력 산업이 고유가 시대에도 불구하고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은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내성이 강하다는 점과 성장성이 높은 중국, 인도와 중동에 활발히 진출해 있다는 점에 있다.

중소기업 여건 악화될 듯

작년 말에 반짝 호전되는 것으로 보였던 내수 부문과 국내 경기가 올해 상반기에 일찌감치 하강 국면으로 돌입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소기업의 고용 여건은 악화될 것이다. 고용의 88%를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은 지난 해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내수 호조와 자금난 해소에 힘입어 4/4분기에 고용 여건을 다소 개선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수입물가 상승의 파급효과가 가시화되고 금융시장이 경색되면서 다시 자금과 채산성, 그리고 고용이 악화되고 있다. 더구나 새로운 정부의 은행 민영화 정책은 중소기업 경영 문제의 핵심인 자금 대출에 악영향을 더할 전망이다.

2008년 산업별 전망을 살펴보면, IT 제조업은 수출 호조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고유가와 수입물가 상승 영향을 가장 적게 받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어졌던 반도체 저가경쟁이 마감되면서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내수확대도 호조건이다. 방송통신융합법의 통과에 따라 IPTV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업은 생산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중국 특수에 따른 대형 패널의 수출 급증해20% 이상 증가가 예상된다.

기계산업군은 자동차는 둔화, 조선은 호황, 일반기계는 양호의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한국 자동차 업계는 인도와 유럽에서의 선전, 중국과 미국에서의 답보 상황을 경험했다. 신흥시장에서 성장은 계속하겠지만 자동차산업의 글로벌화 심화에 따라 이익률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선진국 시장은 고유가에 따른 에너지 절약형 차종구매가 확대될 것이다. 미국시장의 수요둔화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내수 수요는 다소 호전되고 있으나 경기하락 국면 진입이 예상보다 빠를 것으로 보여 파급 효과는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성장률은 4%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은 두자리수 증가세가 확실할 전망이다. 4년치 수주 잔량이 넉넉히 확보되어 있고 외화가득률(0.69)이 높아 올해 세계 경제의 둔화 조짐에도 불구하고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다. 국내 업체들의 선종 고부가가치화 효과가 올해 나타날 것이며 선박 가격이 상승하면서 10% 이상의 성장 여력은 충분하다. 다만 조선산업은 세계 경제와 밀접하게 연계된 경기 순환사업이기 때문에 올해 신규 수주량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소재 산업군은 생산능력 증가와 해외투자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철강 및 섬유 부문은 유가가 가장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부문들이다. 유가가 상승하면 제조원가의 강력한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석유화학과 철강의 경우에는 자본집적도가 대단히 높아 공정 및 설비 혁신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 주력할 것이며, 섬유의 경우에는 해외 진출을 추진함으로써 비용절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철강은 고유가에도 불구하고 공급 부족으로 인해 이익률 상승,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경기의 둔화는 수출의 감소요인이나 중국의 수출 억제조치는 한국에게 유리한 조건이 될 것이다. 원가상승으로 가격인상이 불가피한 것도 불안 요소가 될 것이다. ?섬유를 제외한 주력산업들은 자체적으로 올해 두 자리 수 증가를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하강과 여기에 동조화 현상을 보이는 한국 경제의 동반 하강이 상반기 안에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면서 산업의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다.

미국경제의 수요침체 수준이 예상을 넘어서고, 여기에 8월 베이징 올림픽이 중국의 과잉수요와 경기과열을 가져올 경우 올해 하반기 세계경제의 침체는 심각한 수준이 될 수도 있다.

중소기업 친화적 대응전략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세계 경제가 둔화되고 금융의 불안전성이 커짐에 따라 여기에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응 전략이 시급해지고 있다. 현재와 같은 고유가,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중소기업의 채산성은 더욱 악화될 것이며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사태와 같은 금융시장의 큰 충격이 온다면 중소기업의 생존에 직격탄을 날릴 가능성이 높다.

세계경제 더 침체될 수도

소상공인을 포함한 중소기업은 한국경제에서 88%의 고용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고용 안정을 위한 중소기업 전략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런 가운데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을 더욱 경색시킬 참여정부의 지난해 7월 기업은행 민영화 계획, 이명박 정부의 산업은행, 우리은행의 민영화 방침은 철회되어야 한다. 그간 기업은행은 은행권 전체 중소기업대출의 18%이상을 담당해 왔기 때문이다.

경제의 서비스화가 진전됨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업의 고부가가치화는 여전히 더딘 가운데 있다. 제조업에 투입되는 생산자서비스업이 발달되지 못한 상태에서 기형적으로 개인서비스업이 확대된 때문이다.

이상동 새사연 연구원 sdlee@cin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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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률 지난해와 비슷할 듯
비정규직 보호법 적용 확대 ‘최고 악재’

[고용분야]

지난해 실업률은 3.3퍼센트로 잠정집계 됐다. 지난 2006년 3.5퍼센트에 비해 0.2퍼센트 개선된 수치다. 한국은행 등 주요 기관들은 올해 실업률이 3.2퍼센트로 호전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참여정부도 실업률 개선이 자신들의 치적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그렇다면 실제로 우리 국민들의 일자리 사정은 나아지고 있는 것일까.

2007년 고용률은 전체적으로는 그 전해와 변함이 없었다.(15~64세 기준) 그러나 부문별로 변동 사항을 확인한 결과, 여성과 60세 이상의 노년층이 고용률 상승을 주도하고, 10대와 20대 청년층이 고용률 급감을 경험하였다.

여성과 노년층은 취약 노동계층이므로 이들이 고용률 상승을 주도했다는 것은 지난 해 불안정한 일자리의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더 컸음을 의미한다. 한편 청년층 고용률의 감소는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인 청년실업의 심각성을 다시한번 상기시키고 있다. 30대와 40대의 고용률이 상승한 점을 긍정적이라 할 수 있겠으나, 청년층 고용률의 감소를 고려한다면 ‘고용의 양극화’가 여전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고용의 양극화도 여전

한국경제는 남성과 여성의 고용률이 큰 차이를 보인다는 특징이 있다. 약 22~29% 포인트의 성별 고용률 격차가 존재한다.2006년 현재 성별 고용률 격차는 약 22% 포인트로써 20년 전인 1986년에 비해 3% 포인트, 10년 전인 1996년에 비해 4% 포인트 줄어들었다. 격차의 감소는 남성 고용률의 하락과 여성 고용률의 상승이 동시에 일어났기 때문이다.

남녀 각 고용률의 변화는 1997년 외환위기가 중요한 계기를 제공하였다. 널리 알려져 있는 대로 당시 대규모 고용조정이 있었고, 이 때 남성 고용률이 급격히 하락하였다. 당시 양산된 실업자와 구직 단념자 등의 대부분을 남성이 차지하고 있다.

한편 고용이 안정적으로 성장하던 1997년 이전 시기에는 많은 여성들이 경제활동에 나서지 않았다. 가사와 육아로 취업에 나서지 않았던 상당수의 여성들이 추락한 가계 소득의 보전을 위해 취업자가 됐다.

한국의 연령별 고용률은 35~44세의 고용률이 가장 높고, 저연령층이나 고연령층으로 가면서 고용률이 급속히 떨어지는, 말하자면 중간 연령대의 고용률이 높은 전형적인 호리병 형태를 취하고 있다. 자본주의 국가 대부분에서 나타는 형태이다. 우리나라는 남성이 의무적으로 군 복무를 해야 하고 고등교육기관으로의 진학률이 높아 20대 후반의 고용률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는 특징이 있다.

IMF 외환위기를 전후로 특징적인 변화를 보이는 점을 연령대별로 확인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10대를 제외하면 전 연령에서 고용률이 상승(86~96년) 후 하락(96~06년)하였으며, 20대를 제외하면 2006년 현재 1996년 수준을 회복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둘째, 10대의 고용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그 하락 폭이 가장 크다. 셋째, 20대 후반의 사회 진출(최초 취업) 행태의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24~29세 연령대의 고용률이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였다. 그러나 고용 여건이 회복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동일 연령대에서 실업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넷째, 30~40대의 고용률은 외환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다섯째, 50대의 고용률 하락폭은 10대를 제외하면 가장 크다. 외환 위기 때 이들 연령층에서 명예퇴직 등이 가장 많이 일어났음을 짐작케 한다.

왕태영 기자

지난 14일 오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은 서울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삼성의 노동탄압 수사를 포함한 특검의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 이어 삼성 무노조, 노동자 탄압 피해 노동자 증언대회를 가졌다.

지난해인 2007년에는 15~64세 고용률이 64.0%로 전년과 동일해 고용 사정에 큰 변화가 없었다. 참고로 2006년에는 전년에 비해 0.06% 상승한 바 있다. 65세 이상의 고용률을 따로 보면, 고용률이 약 1.4% 상승해서 노년층의 고용이 크게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바로 전 해인 2006년에는 65세 이상의 고용률이 0.25% 감소했기 때문에 최근 3년 동안 노년층의 고용 변동이 심하게 일어나고 있음이 확인된다. 일반적으로 노년층은 임시 및 일용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의 비중이 많으며 이들은 경기 변동에 대한 고통이 심각한 취약계층이 많다.

그 외 연령대를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해에는 노년층 고용률이 상승했으나 (50대 0.4% 상승), 청년층 고용률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다.(15~19세 1.2%, 20대 1% 하락) 장년층은 30대와 40대 모두 지난해에는 다소나마 고용률이 상승하였다.(30대 0.3%, 40대 0.6% 상승)

청년 실업 해소가 관건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정체, 경상권이 고용률의 감소로 어려웠으나 그 외 지역의 고용률 증가가 눈에 띄이는 점이다. 올해는 고용률에 큰 차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하반기 이후 고용사정이 나아지고 있다는 민간연구소들의 전망들이 있으나 여러 가지 정황 상 안정적인 일자리가 증가하는 증거를 찾기는 어렵다. 지난해 고용률 상승을 주도한 여성, 노년층 그리고 강원과 제주권은 공히 상대적으로 취약한 일자리가 많기 때문이다. 안정된 일자리를 주도하는 남성, 대학교졸 이상과 제조업 비중이 높은 수도권과 경상권의 고용률이 하락한 것은 현재 고용사정이 질적으로 나아지지 않았을 가능성을 내포하는 것이다.

한편 올해 고용사정의 가장 큰 악재는 이른바 ‘비정규직 보호법’의 적용 범위 확대라 할 수 있다. 지난 해 하반기에 이 법이 시행된 이후 상당수의 임시 및 일용 노동자들이 고용 여건 개선 없이 외형만 상용 노동자로 바뀌는 경우가 발생했다. 이런 경우 고용률의 변화는 사실 착시 효과일 가능성이 크다. 결국 올해 고용의 관건은 취약 노동계층의 일자리 증가를 계속 유지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지난 해 크게 하락했던 10대와 20대의 고용률을 회복시키는 데 있을 것이다.

이상동 새사연 연구원 sdlee@cins.or.kr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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