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의 ‘배신’, 그리고 안창호의 ‘약속’

안창호 선생 서거 80주년, 도산(島山)에게서 '약속'을 배우라. 이영일 객원칼럼위원l승인2018.03.1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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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 ‘훅’간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몰락은 그야말로 온 국민을 배신감에 물들게 하고 있다. 다른 미투의 가해자들과 달리 그의 두 얼굴에 유독 국민들이 어이없어 하는 것은, 그가 충남도민 나아가 국민들을 상대로 바른 나라를 만드는 정치를 하겠다던 정치 지도자였고 실제 적지않은 사람들이 그를 신뢰해 왔기 때문이다.

▲ '약속'을 생명처럼 여겼던 도산 안창호 선생

지도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지도자가 가진 국민을 향한 신의(信義)에서 시작되고 이는 국민을 향한 약속의 품격에서 싹 틔운다. 이 ‘약속’은 단지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공약이나 정책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 그가 지향하고 말해온 정치적 가치와 비전에 대한 실천의 삶도 당연히 포함된다.

안희정 전 지사에 대한 배신감은 바로 이 약속의 배신에서 연유한다. 억압받아온 여성의 성인권 미투운동을 지지하면서도 자신은 자신의 참모를 성폭행하는 작태는 그야말로 대국민 사기이자 국민과의 약속을 망각한 지도자의 말로다.

오늘 3월 10일은 '약속'을 생명처럼 여겼던 도산 안창호(島山 安昌浩)선생이 서거한지 80주년이 되는 날이다. 도산은 1932년 4월, 상해에서 열린 일왕 생일 축하행사에 윤봉길 의사가 폭탄을 투척한 사건의 배후로 지목, 체포령이 내려 위험한 상황임에도 한국인소년동맹의 5월 어린이 행사에 내기로 한 기부금 금2원의 전달 약속을 지키기 위해 소년동맹 위원장 이만영군의 집을 방문했다 결국 체포됐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이를 두고 혹자들은 무책임한 행위다, 상황파악을 못한 어리석은 행동이다 라고 해석하기도 하고 도피하라는 전달을 못 받아서 생긴 헤프닝이라고도 한다. 여하간 목숨을 걸고 한 소년과의 약속을 지키려 했던 그가 추구했고 믿었던 가치는 조국의 완전한 해방과 그 해방속에 싹피울 민주주의였다. 그 민주주의의 시작이 바로 국민과의 약속임을 믿었던 도산 안창호는 그럼 바보였을까.

6월 13일에 치러지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서로 자신들이 소위 ‘지도자’가 되겠다고 각종 약속을 내세운다. 그 약속이 지킬 수 있는 약속인지, 누구를 위한 약속인지, 지킬 수 없을 때 헌신짝 뒤집듯 배신할 약속인지 아닌지 오늘, 지도자의 귀감인 도산에게서 그 약속의 의미를 새겨 보길 권해본다.

▲ 이영일 객원칼럼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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