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회는 이기주의를 버리라”

경실련 “건강 위해 안전한 상비약 판매 품목 확대해야” 양병철 기자l승인2018.05.11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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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은 대한약사회가 최근 정기대의원총회를 통해 편의점 상비약 판매 확대 계획 철회 결의와 관련, “국민의 건강을 위해 안전한 상비약 판매 품목을 확대해야 하고 또 정부는 의약품 재분류, 심사위원회 상설화 등 적극적인 정책을 시행해야 하며, 특히 대한약사회는 이기주의를 버리고 국민의 약품 접근성을 높이는데 봉사하라”고 11일 촉구했다.

▲ <사진=경실련>

대한약사회(이하 약사회)는 지난 9일 정기대의원총회를 열고 편의점 상비약 판매 확대 계획을 즉각 철회하라고 결의했다. 약사회는 지난해 12월 안전상비약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에서 품목확대를 반대하며 자해소동까지 벌이며 회의를 무산시킨 이후 또다시 실력행사를 한 셈이다. 이는 국민의 건강은 외면한 채 직역 이기주의를 드러낸 단편적인 행위이다.

약사회는 상비약 편의점 판매제도에서 의약품 안전성 문제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는 직역의 전문성을 이용하여 국민을 현혹하는 억지에 불과하다. 현재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상비약은 일반의약품 중 해열 진통제, 소화제, 감기약, 파스 중 13개 품목을 선정해서 판매하고 있다.

현행 ‘의약품 분류 기준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주로 가벼운 의료분야에 사용되며, 부작용의 범위가 비교적 좁고 그 유효성·안전성이 확보된 것 ▲일반 국민이 자가요법으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적응증의 선택, 용량 및 용량의 준수, 부작용의 예방이나 처치 등에 대하여 일반국민이 스스로 적절하게 판단할 수 있는 것으로 정의돼 있다.

이처럼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상비약은 국민 누구나 가벼운 증상에는 스스로 치료할 수 있는 약이다. 이러한 자가치료의 확대는 세계적 추세이며, 많은 국가에서 소비자가 상비약 수준의 의약품을 약국 외에서 사고 있다.

상비약 약국 외 판매 확대는 다수의 국민이 요구하고 있다. 2016년 발표한 ‘안전상비의약품 제도개선방안 검토를 위한 기초연구(고려대 최상은 교수)’ 설문조사에 따르면 안전상비의약품 품목 수에 대한 의견에 대해서 적정하다는 의견이 49.9%, 부족하므로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43.4%, 너무 많으므로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2.9%로 나타났다.

2013년도 연구에서는 적정하다는 의견이 66.2%,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31%이었는데 상비약 판매 시행 이후 확대의견이 증가하였다. 이는 소비자가 정책을 경험하면서 품목 확대의 필요성을 몸소 느끼고 있다고 추측할 수 있다.

또한 소비자는 제산제∙지사제∙알러지약 등의 품목 확대를 요구하며 스스로 의약품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지길 원했다. 이처럼 소비자는 상비약 품목 확대를 원하고 있다.

정부는 약사회에 흔들리지 말고 오히려 적극적이고 개혁적인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경실련은 “정부가 편의점 상비약 판매 품목 확대뿐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편의를 생각하여 의약품 재분류,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 상설화 등 생산적이고 적극적인 정책을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현행 의약품 분류는 의약분업 시행 당시의 분류체계를 15년이 넘도록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전면 재분류가 필요하다. 부작용의 위험성이 높거나 전문지식이 필요한 의약품은 전문의약품으로 유지하고 사후 응급피임약과 같이 응급하나 의사의 처방이 필요 없는 전문의약품은 과감하게 일반의약품으로 전환해야 한다.

만약 상비약이나 일반의약품에서 부작용 등 안전성에 문제가 발생하면 의약품을 재분류하여 체계적으로 개선하면 된다. 이와 함께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 상설화 및 6개월 단위 위원회 운영 등 상비약 지정 논의가 유기적으로 논의될 수 있는 구조도 만들어야 한다.

약사회는 2012년 상비약 약국 외 판매가 시작될 때부터 지금까지 반대했다. 처음 상비약의 약국 외 판매가 논의될 때에는 특정 의약품이 아닌 효능군으로 제안됐다. 하지만 약사회의 반대로 20개 특정상품에 국한하여 판매했고 검토 중이던 지사제, 제산제 등은 배제됐다.

경실련은 “최초 13개 품목 제한이 현재까지 유지 중이다. 약사회는 편의점 품목 확대 반대 등의 소탐대실의 우를 범하지 말고 국민의 입장에서 의약품분류정책에 앞장서주기를 바란다. 사후피임약 등 전문의약품으로 분류된 안전성이 확보된 다수의 약품을 일반의약품으로 전환시키는 노력을 통해 국민의 약품접근권을 확보하도록 하는 것이 약사회의 의무 중 하나임을 잊지 말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약사회와 정부에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약사회는 직역이기주의를 버리고 국민의 입장에서 봉사하라. 정부는 약사회에 흔들리지 말고 국민의 의약품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의약품 재분류∙상비약 심의위원회 상설화 등 적극적이고 생산적인 정책에 집중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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