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젊은 층은 아예 관심도 없었다. 그리고 20대 젊은 층이 보수를 택했다. 진보정치가 젊은 층을 믿었는데 이들은 철저하게 외면했다. 혹자는 이를 두고 20대의 경제적 보수화라고 읽는다. 신자유주의로 인한 양극화가 낳은 결과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 젊은 세대의 변화는 사회적인 위험 신호라고도 분석한다. 이런 추세로 양극화가 계속될 경우 사회 갈등과 대립이 전면화될 수 있고 심각할 경우 사회해체로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경고까지 준다. 무엇보다도 앞으로 대보수연합이 개헌을 발의할 수 있는 국회의원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시점에서 민주항쟁 과정에서 국민의 피땀으로 이뤄낸1987년 헌법을 군사정권 시기의 그것으로 복고시키려고 하는 움직임이 구체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범야권이 수도권에서마저 완패했다는 점이다. 이는 아직 참여정부에 대한 심판이 끝나지 않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일견 하나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17대 국회에서 의석의 절대다수를 얻은 정치세력들이 진보적 개혁을 갈망하는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준 결과의 연장선상에서 이번 총선이 치뤄졌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 범야권이 참패한 것은 젊은 유권자들에게 정치적 차이점이 보이지 않았고 이것이 젊은이들의 대량 기권사태로 이어졌다.
대부분 유권자들이 경제 살리기를 기대하면서 정부 여당에 표를 준 것은 야당이 들고 나온견제론 주장에 식상했다는 지적이 옳다. 대운하 반대는 총선 최대 정책이슈로 떠올랐던 것은 사실이다. 3선의 이재오 의원이 대운하 반대 기치를 걸고 나온 문국현 후보에게 패한 것은 이를 증명한다. 대운하가 일부 지역에서 설득력을 가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전체의 판세를 뒤집지 못한 이유에 대한 분석도 면밀히 해야 한다. 앞으로 밀어붙이기식 건설공사의 추진이 경기활성화를 가져다줄 것을 기대하는 민심을 어떻게 설득해야 하는 것이 운하 반대를 외치는 지성과 시민사회의 몫으로 남게 됐다. 운하가 가져다 줄 물가 상승 요인과 환경파괴를 경계해야 한다. 일부 토건회사를 위한 국가재정의 쏠림도 지적해야 한다. 국민 대다수의 복지향상을 제약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귀결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여야 모두 지역현안을 해결하겠다고 장담하는 상황에서는 집권여당 쪽의 주장에 귀를 더 기울이는 것은 당연하다.
이제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대운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려고 할 것이다. 벌써부터 청와대이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총선과정서 한나라당은 불투명한 태도를 보였다. 투명하고 떳떳한 의사결정과 정책추진을 바라는 국민 기대를 애써 외면했다. 그런데 이제 대통령 직속기구로 한반도대운하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한다. 총선기간 슬그머니 운하건설계획을 공약에서 뺐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밀어붙이기 할 태세다. 총선결과를 보면 한마디로 민의를 배반하겠다는 것이다. 민심이 곧 천심이라며 진정 섬기는 정부가 되려면 이제 민심을 받들어 민생을 챙기는 노력을 최우선해야 한다. 그것만이 양극화를 해소하고 상생의 정치를 이루는 첩경이다.
시민사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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