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동부지, 재벌 불로소득 안돼”

시민사회 "시민 상상력 최대 발현되는 과정 만들어야" 양병철 기자l승인2020.06.26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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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방치되어 있는 송현동부지, 재벌의 불로소득 수단이 아닌 시민의 공유지가 되어야 합니다.” 시민사회단체가 25일 오전 경실련 강당에서 송현동부지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서울시가 송현동부지에 대한 공원화 계획을 발표하며, 송현동부지 매입가격과 활용방안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이날 이들에 따르면 서울시는 ‘북촌지구단위계획 결정 변경안’(2020.6.4.)을 통해 부지매입가를 4,671억원으로 책정하고 2022년까지 2년에 걸쳐 분할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대한항공 측은 서울시의 이번 공원추진 결정으로 자신들의 재산권이 침해당했다며, 최소 5,000억~6,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요구하고 서울시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동시에 ‘긴급한 유동성 확보에 중대한 악영향이 발생했다’는 이유로 국민권익위에 민원까지 접수해 놓은 상황이다.

▲ 시민사회단체가 송현동부지에 대한 입장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송현동부지는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위치하여 역사적으로 중요한 부지임과 동시에 북촌과 인사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공예박물관이 주변에 있어 문화적으로 가치가 높은 공간이다. 또한 시민들의 공간이자 민주주의의 상징적 공간인 광화문광장과 이어진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공간이다.

이와 함께 송현동부지는 해방 이후 줄곧 미국대사관 직원숙소로 활용되어 오다가 1997년에 삼성에게 1,400억원에 매각됐다. 2008년에는 대한항공이 2,900억원에 매입하며 재벌들의 부의 축적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서울시의 매입결정은 송현동부지를 시민들의 공간으로 돌려주겠다는 의미에서 환영할 만한 결정이다.

하지만 대한항공 본연의 업무와 관련없이 관광개발 호텔 건립 목적으로 수년간 보유하고 있었던 토지를 시세 수준으로 매입하겠다는 것은 서울시 스스로 재벌의 땅 투기를 옹호해주는 것으로 우려스럽다.

게다가 대한항공은 서울시가 시세 수준의 높은 매입가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만족하지 못하고 경쟁입찰을 통한 매각으로 높은 시세차익을 남기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이 이미 2015년 당시 송현동부지에 관광호텔 건립을 추진하다 인근 학교에 대한 교육권 침해와 송현동부지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훼손에 반대하는 시민들에 의해 무산된바 있다.

그럼에도 송현동부지가 가지는 역사문화적 가치와 공공성보다는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대한항공의 편협한 태도는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대한항공이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기업 경영에 위기를 겪고 있다고 하나, 그동안 국내 1위의 국적 항공사를 운영하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여러 가지 편의와 혜택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정부는 코로나19에 따른 지원으로 항공업계에 수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원해오고 있다는 점에서 매매가에 대한 대한항공의 불만은 공익추구과 형평성이라는 관점에서도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서울시 또한 송현동부지의 활용방안에 대한 충분한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 없이 공원화를 결정한 것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이러한 민주적 절차와 과정의 부재가 최근에 송현동부지와 관련해 일어나고 있는 논란과 오해를 키우는 원인이 됐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공공성과 공유적 가치는 단순히 공공의 소유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과의 소통과 참여, 개입이라는 민주적 과정을 통해서 이뤄진다는 점을 인식하고 시민의 상상력이 최대한 발현될 수 있는 과정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 경실련, 경의선공유지시민행동, 문화도시연구소, 문화연대, 서울시민재정네트워크, 서울환경운동연합, 솔방울커먼즈 등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양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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