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의 하도급 갑질, 이제는 멈추어야

참여연대l승인2020.06.26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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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6/25) 삼성중공업으로부터 하도급 용역을 받아 작업을 수행한 협력업체(TSS-GT社)의 대표와 직원들이 삼성중공업 측의 계약서면 미교부 및 20억원 대금미지급에 대한 유치권 행사를 명목으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건조 중인 해양생산설비를 점거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측은 협력업체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는 입장이지만, 삼성중공업의 내부문건에는 ‘미계약 작업 및 대금 미지급’과 그에 따른 ‘협력업체의 임금체불 발생’ 등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이번 사태의 1차적 책임은 뿌리깊은 불공정거래 관행을 자행해온 삼성중공업 측에 있음이 충분히 추단된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삼성중공업이 하도급 불공정거래 행위가 있었음을 시인하고, 조속한 피해업체 배상과 법적 책임에 전력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

공정위 조사 중에도 불공정거래 자행한 삼성중공업의 오만함

삼성중공업은 하도급 불공정 즉각 중단하고 피해 기업에 신속 배상해야

지난 4월 삼성중공업의 내부문건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당시 계약 누락 상태에서 TSS-GT社에 하도급작업을 지시했고, 대금정산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을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해당 하도급 용역의 작업 시기는 2019년 10월~2020년 4월까지로 같은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의 조선3사 불공정거래 조사가 진행된 시기와 겹친다.

즉 감독 당국의 조사 중에도 삼성중공업의 불공정거래 행위는 버젓이 자행되고 있었다는 말이다. 더욱이 지난 4월 23일 공정위가 과징금 결정 및 법인고발 조치를 취한 상황에서도 삼성중공업은 이를 반성하고 문제점을 시정하기는 커녕, 계약 전 작업 지시, 대금미지급 등 동일한 잘못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 심각하다. 삼성중공업의 안일하고 오만한 태도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협력업체와의 공정거래 위한 삼성 전사(全社) 차원 대책 내놓아야

불공정거래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하도급법 개정 필요해

최근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이하 “준법감시위”)는 협력사 기술탈취 방지 등 협력사 가이드라인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가장 심각한 문제로 드러난 삼성중공업의 하도급 갑질 시정 및 피해업체 구제에 대해서는 위원회가 다루는 7개 계열사에 포함되지 않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준법감시위가 스스로 역할을 제한적으로 규정한 상황에서 삼성중공업이 협력업체와의 불공정거래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면, 삼성의 준법경영 방침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준법감시위 설치가 결국 불법승계 문제로 수사·재판 중인 이재용 부회장 법적 책임을 희석시키기 위한 것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계속 제기되는 이유이다.

삼성은 그 진정성에 대한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협력업체와의 불공정거래 재발 방지를 위해 전향적 태도를 갖고, 전사(全社) 차원의 대책을 내놓아야 마땅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이번 사태에 가장 책임이 큰 삼성중공업이 그동안 하도급 불공정거래로 피해를 받은 협력업체에 대해 신속히 배상하고 법적책임을 다 해야 한다.

재벌·대기업의 시장지배력과 원하청 전속거래를 배경으로 이루어진 하도급 거래는 위험과 비용의 외주화 그리고 불공정거래를 통한 재벌대기업의 초과이윤 축적의 수단이 되어 왔다. 이미 공정위가 과징금을 부과한 조선 3사의 하도급 갑질 사건에서 재벌·대기업의 이러한 불공정거래 행태가 명백히 밝혀졌다.

그에 더해 이번 TSS-GT社의 삼성중공업 점거 사태는 원청기업의 갑질이 하청기업의 직접적 손실을 야기하고, 그로인해 하청기업 노동자들의 임금체불 문제로까지 이어지는 하도급 분야의 총체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대중소기업 간 격차 및 불공정거래 관행 문제에 대한 해결 없이는 공정경제 확립과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산업생태계 형성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사태가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재벌·대기업의 선의에만 의지할 수 없다.

정부와 국회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조속히 「하도급법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 개정에 나서, ▲하도급법 적용 범위 확대, ▲하도급 대금 산정을 위한 구체적 정보 제공 의무화, ▲납품단가 조정제도 활성화 등 조정 중소·하청기업 교섭권 강화, ▲하도급 계약의 정당성입증 책임을 원청기업으로 전환,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강화 및 부당하도급대금 손해배상액 추정규정 신설, ▲불공정거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청기업에 대한 법원의 자료제출권 부여 등 규정을 제도화해야 한다. (2020년 6월 26일)

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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