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대책회의 상대 손배소 판결 환영"

시민사회, 집회·표현의 자유 가로막는 전략적 봉쇄소송에 경종 양병철 기자l승인2020.07.09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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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광우병대책회의 상대 손해배상소송, 원고(한국 정부) 패소 대법원 판결 환영

9일 오전 11시 대법원은 2008년 당시 정부가 광우병국민대책회의와 소속 활동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 대해 원고 패소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광우병감시행동(구 광우병대책회의)과 참여연대, 한국진보연대 등 피고 단체는 대법원 판결에 대한 환영의 입장과 집회와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 전략적 봉쇄소송에 대해 경종을 울린 판결의 의미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9일 정부의 광우병대책회의 손해배상소송 관련 대법원 판결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에서 일부 참가자들과 경찰 사이에 벌어진 물리적 공방에 대해, 당시 촛불집회를 주최하고 실무를 지원한 단체와 개인들에게 5억원 대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2013년 1심과 2016년 2심 법원은 이에 대해 원고(대한민국 정부) 패소와 항소 기각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은 집회시위 과정에서 발생한 일부 참가자의 일탈행위와 관련하여 집회시위 주최자에 대해서까지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가가 쟁점이었다. 원고(정부) 패소 판결한 1, 2심 법원은 정부가 제기한 배상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자기책임원칙에 비추어 매우 엄격한 요건이 충족되어야 하는데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며 아래의 사항을 강조했다.

①특정 단체가 집회를 제안하고 주최하였다 하더라도 취지에 동의하는 자발적이고 다양한 시민들의 참여가 집회의 본질이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②일부 참가자의 일탈행위가 있었다 하더라도 집회 주최측에 경찰행정업무와 같은 질서유지의무를 요구하거나 그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또 ③일부 참가자의 일탈행위가 예상된다 하더라도 집회시위가 폭력행위를 목적으로 한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는 한, 평화적 집회의 자유를 행사하고자 하는 다수의 기본권행사는 보호되어야 한다. ④일부 폭력시위자 뿐만 아니라 집회시위 주최자에 대해서까지 손해배상책임을 확대한다면, 주최자는 감당할 수 없는 위험을 안게 된다. 이러한 위험은 시민의 집단적인 의견표명과 공론의 장에 참여할 기회를 상실하게 할 것이다.

2008년 당시 이명박 정부가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은 헌법적 권리인 집회,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려는 입막음 소송이자, 공공영역에 대한 비판적 참여를 봉쇄하기 위한 전략적 봉쇄소송이었다. 1, 2심 법원이 정부(원고) 패소 판결했음에도 2016년 정부가 상고한 것은 실제 소송에서 이기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정부 정책에 비판적인 상대방에게 소송으로 인한 비용과 시간, 정신적 부담을 부과하여 상대를 위축시키기 위한 목적이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2018년 경찰개혁위원회는 전략적 봉쇄소송을 제한하기 위해 ‘고의’로 경찰에 ‘직접 피해’를 준 경우에만 소송을 제기하라는 기준을 제시하고 기준에 따라 진행 중인 소송은 취하하거나 화해하라고 권했다. 2019년에는 법무부가 전략적 봉쇄소송을 제한하는 법안 추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12년 간 피고 단체와 활동가들을 대리해 변론해 온 김남근 변호사는 “오늘 대법원 판결은 일부 집회 참가자의 불법행위의 책임을 주최자에게도 물어온 법원의 판단에 경종을 울린 판결이며, 집회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려는 전략적 봉쇄소송에 대한 법원의 기준과 원칙을 세웠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외국의 경우 이러한 입막음 소송, 전략적 봉쇄소송에 대해 법원이 신속하게 각하 결정을 내려 시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있다”고 언급하고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 등 피고인들은 “다행히 원고 패소 판결이 내려졌지만, 개인과 단체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12년이라는 시간의 재판 자체가 정부가 의도했던 괴롭힘 소송, 입막음 소송의 결과”라며 재판 과정의 소회를 밝혔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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