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MB정책의 함수관계

[시민운동 2.0] 유영민l승인2008.07.21 13:49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폭염이 연속되고 있다. 장마기간에 전국이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이라는 전혀 새로운 경험을 하고 있다. 사회적 양극화는 기후변화 대처에 있어서 양극화로 이어지고,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은 겨울나기만큼 여름나기도 힘들어지고 있다. 극지방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더군다나 겨울철을 맞고 있는 남반구에 위치한 뉴질랜드의 빙하마저 녹아내리고 있다고 한다.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의 과다한 배출로 지구 온도가 상승하여 벌어지는 일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기후변화의 시나리오는 끔찍할 만큼 공포스럽다. 또한 너무나 서서히 그리고 은밀하게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실제 고통을 느낄 때는 이미 대처하기에 늦어버릴 것이라고 한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공포영화를 보았지만, 앞으로는 더위 자체가 공포를 가져다 줄 것이기 때문에 공포영화를 볼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지난 100년간 전세계 평균기온이 0.74도, 우리나라는 1.5도 상승하였다. 현재의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대량소비형 사회가 지속될 경우 금세기 말 지구 온도는 6.4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기후변화 대응에 전세계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런 기후변화의 비관적인 전망과 대응 촉구에 대해 각국 정부는 매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영국, 일본, 독일, 스웨덴 등 일부 선진국은 기후변화를 국가 안보문제로 보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의 기후변화 대응활동은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거의 전방위적으로 펼치고 있다. 또한 기후변화를 대비한 정부와 기업, 민간의 활동을 통해 ‘저탄소 공동체 사회’라는 새로운 사회의 비전을 제시하고 신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런 나라와 비교하여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대응 속도는 거북이 수준도 못되는, 거의 달팽이 수준에 머물고 있다. 상대적인 속도로 따지면 뒷걸음질 치는 것으로 보일 것이다. 3차에 걸친 기후변화대책을 수립해 놓고도 거의 손을 놓고 있었고, 기후변화대응 종합기본계획을 만드는 과정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고탄소 대량생산과 소비라는 사회경제적 한계 때문에 우리나라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그간 3차에 걸쳐 종합대책(3개년)을 수립 추진하였으나 저탄소 사회구조로의 체질 전환을 위한 종합대책 수립이 미흡하다는 평가로 인해 산업정책, 환경대책, 국제협상 등을 포괄하는 4차 기후변화대응 종합기본계획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 ‘범지구적 기후변화대응 노력에 동참하고 녹색성장을 통한 저탄소사회 구현’에 비전을 두고, 저탄소사회를 위한 온실가스 감축 노력 강화, 신성장동력으로서의 기후친화산업 육성과 연구개발 강화, 체계적인 기후변화 예측, 적응, 홍보추진, 지구환경문제 해결에 글로벌 리더십 발휘,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기후변화 추진기반 구축을 전략으로 제시했다.

지난 9일, G8 확대정상회의에 이명박 대통령이 참여하여 오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감축하자는 범지구적 장기목표에 적극 동참할 의사를 피력하고, 국민적 합의를 모아 202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 국가 중기목표를 설정해 내년 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국제사회에 큰 소리쳤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의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이 지켜질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것은 웬일일까? 밀실대응과 기만으로 점철된 광우병쇠고기 수입협상과 한반도운하건설 추진과정에서 대통령과 정부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이명박 정부는 저탄소 공동체 사회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고탄소 중심의 고성장 정책을 버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 공약으로 제시된 ‘747(7% 성장, 4만달러 국민소득, 7대 선진국 진입)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하는 MB노믹스에는 저탄소 사회에 대한 비전이 없다.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이제 시작이다. 시작인 만큼 ‘저탄소 녹색공동체 사회’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우선이라 하겠다. 국제회의나 다른 나라 국가의 원수를 만날 때 이런 중대한 약속을 할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들에게 먼저 이런 약속을 하는 것이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데 훨씬 효율적이지 않을까?

국민적 합의는 그냥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국제사회를 향해 몇 번 립서비스하고, 몇 차례의 공청회를 통해 거시적인 종합계획을 수립한다고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다고 보면 큰 오산이다. 우선 고탄소형 747 대선 공약과 MB노믹스를 폐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적어도 10년 그 이상을 내다보고 ‘저탄소 녹색공동체 사회’에 대한 비전과 전략을 국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아마 어려울 것이다. 747 공약으로 돈 잘 벌어 잘 살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덜컥 국민들에게 했고, 국민들은 그 말을 믿고 이명박 대통령을 뽑았기 때문에. 자신의 정치적 지지기반이 가지고 있는 물적 욕망을 배신하지 않으면, 그들을 설득하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 엘제아르 부피에가 된다면 불가능할 것도 없다. 국민과 함께 녹색의 나무 한그루를 심는 것으로부터 실천할 것을 제안한다.


유영민 생명의숲 정책기획실장

유영민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유영민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여백
시민사회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8288 서울특별시 구로구 새말로 93, 신도림태영타운상가2동 B105  |  대표전화 : 02-3143-4161  |  팩스 : 02-6737-1115  |   ingopress@ingopress.com
등록번호 : 서울 다 10706  |  등록일자 : 2013년 8월 26일  |  회장·논설주간 : 강상헌  |  발행·편집인 : 설동본  |  편집국장 : 양병철
후원계좌 : 국민은행 7788-01-04-375819 (시민사회신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설동본
Copyright © 2007 시민사회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