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의무자기준 전면 폐지가 “국민 기본권 보장”

참여연대,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공약 파기한 정부…‘개선’으로는 ‘안 돼’ 양병철 기자l승인2020.08.12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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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양의무자기준 폐지 공약 파기한 정부

정부는 8월 10일 중앙생활보장위원회를 열어 생계급여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의료급여 부양의무자기준 ‘개선’을 골자로 한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2021~2023년)을 발표했다. 부양의무자기준 전면 폐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 공약이었다. 지난 2017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제2차 종합계획 반영을 약속한 바 있지만, 그러나 결국 문재인 정부 임기 내 부양의무자기준 전면 폐지는 지켜지지 않게 됐다.

▲ 시민단체가 7일 오후 2시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광화문농성 간담회를 하고 있다.

참여연대는 “의료급여 부양의무자기준 ‘개선’으로는 국민의 최소한의 기본권을 보장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빈곤에 처한 사람들의 죽음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예산상의 이유로 스스로 약속한 부양의무자 폐지라는 공약을 저버린 정부를 규탄한다”고 12일 밝혔다.

의료급여의 부양의무자기준 ‘개선’으로는 저소득층 건강권 보장 불가

부양의무자기준은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도입된 이후 빈곤의 사각지대를 만드는 핵심 원인이었다. 수급자의 1촌 직계혈족 및 배우자의 소득과 재산을 기준으로 기초생활보장 제도의 혜택 유무를 결정하는 등 제도 취지에 역행한 채, 빈곤의 책임을 가족에게 전가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 20년 간 부양의무자기준은 여러차례 완화되었지만 예산 맞춤식 조치였을 뿐이다. 실제 수급자는 확대되지 않았고, 빈곤에 처한 사람들의 삶도 나아지지 않았다. 빈곤에 대해서만 ‘가족’ 부양 불가라는 무거운 기준을 강제하는 것은, 제도 혜택이 절실한 사람들을 배제하는 차별에 다름없다.

게다가 국가가 책임져야 할 문제를 가족에게 떠넘기는 무책임한 행태이다. 2019년 기준 의료급여의 수급률은 2.9%로 지난 10년 동안 2~3%대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의료급여 선정 기준 이하임에도 부양의무자기준으로 의료급여에서 배제된 대상자가 약 73만명에 달하고 있다.

부양의무자기준 때문에 급여가 절실한 빈곤층들이 사각지대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저소득층의 건강권을 책임질 의료급여의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정부는 의료급여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의료급여의 부양의무자기준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제1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서 명시한 ‘폐지’를 버리고 ‘개선’으로 선회한 것은 명백한 후퇴다. 부양의무자기준 ‘개선’이나 ‘완화’로 사각지대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또한 건강보험 보장성 정책이 마치 해결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시민사회는 오랫동안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만으로도 의미 있는 제도 개선이 이뤄질 수 있음을 지적해왔고 이에 문재인 정부도 응답한 바 있다.

참여연대는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그 약속은 파기됐다. 포용국가를 기치로 내걸었던 정부가 빈곤에 처한 사람들의 생존권은 외면한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다시 한 번 요구한다. 문재인 정부가 부양의무자기준 전면 폐지를 조속히 추진하여 빈곤문제 해결에 국가와 사회가 함께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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