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기동대, 컴 백 호옴~

작은 인권이야기[52] 배여진l승인2008.08.11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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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지오빠가 돌아왔다. 그는 ‘문화대통령’이라는 수식어에 맞게‘컴 백 홈'이라는 노래를 통해 가출한 청소년을 집으로 돌아오게 했다는 전설 아닌 전설을 지니고 있다. 오히려 이 땅을 떠나고 싶게 만드는 지금의 진짜 대통령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그런데 태지 오빠의 컴백과 더불어 돌아오지 말아야 할 것들이 돌아오고 말았으니, 바로 ‘경찰관 기동대’이다. 독재정권의 상징, 민주주의 억압의 상징인 그들이 다시 ‘컴 백’ 하였다. 지금의 시대는 그들에게 ‘홈’이 맞으니, 정말 ‘컴 백 홈’이다. 2008년 7월 30일, 다시 ‘백골단’이 부활하였다. 이름 하여 ‘인권과 안전, 법질서 지킴이, 경찰관 기동대’(이하 기동대)이다. 기동대는 집회 시위 때 체포를 전담하는 부대로 모두 17개 부대, 1천700여명 규모이다. 그렇다면 ‘인권과 안전, 법질서 지킴이, 경찰관 기동대’가 왜 인권과 안전, 법질서에 완벽히 어긋나는 것인지를 생각해보자.

‘인권’이라는 단어는 매우 보편적인 단어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이곳저곳에서 ‘인권’을 내세우면서 인권의 진정한 의미가 왜곡되고 있다. 경찰기동대는 기본적으로 헌법에서도 보장하고 있는 집회 시위의 자유를 억압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창설된 이유부터 반인권적이다. 더 나아가 기동대는 민주주의 투쟁을 폭력으로 억압했던 역사가 있지 않은가. 인권은 현실에서 하늘이 인간에게 내려준 고유한 권리가 아니라 역사적으로 무수히 죽어가고 맞아가고 끌려가며 겨우 겨우 쟁취하고 있는 권리인데, 이 과정을 탄압하고 있는 이들에게 ‘인권’의 표어를 붙이는 건 어불성설이다.

두 번째로 ‘안전’, 안전이라는 단어는 과연 ‘안전’한가? 이제까지 쓰여 온 안전의 의미는 우선 사람의 신체나 정신적으로 위험이 생기거나 사고가 날 염려가 없거나 그런 상태이고, 다른 하나는 분단 이후 반공이데올로기와 ‘안전’이 결합하여 정치적, 이념적으로 변질된 의미의 안전으로 볼 수 있다. 2008년 오늘 다시 이 두 가지 안전에 위협을 느낀다. 촛불집회에 대한 강경한 대응을 원칙으로 고수한 뒤로 이 정권은 공안정국의 흐름을 가져가고 있으며 이는 촛불집회에 참여한 사람이 보안수사대의 수사를 받는 등 그 흐름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 또 기동대를 재창설하여 신체적, 정신적 위협을 본격적으로 가하기 시작하였다. 제2의 김귀정, 제3의 하중근이 나오게 되는 것은 아닌지 두렵기도 하다.

세 번째로 ‘법질서’, 법치주의란 과연 무엇인가? 법은 민주주의와 인권을 대변할 수 없다. 법은 국가권력에 의하여 강제되는 사회규범이고, 그것은 최소한의 장치로서만 작용해야 한다. 법질서를 명목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억압하려 한다면 더 이상 법은 법이 아니라 또다른 억압의 도구가 되는 것이다. 법은 태생적으로 권력을 가진 자로부터 시작된 것으로, 법 앞에 만인의 평등을 상징하는 ‘정의의 여신’이 들고 있는 저울은 늘 한쪽으로 기울 수 있는 위험을 갖고 있다. 저울이 기울지 못하게 하는 것, 늘 평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긴장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 또한 중요한 국가의 역할일 것이다. 하지만 국가가 그것을 하지 못한다면 직접적인 적용을 받고 있는 국민이 나서야 하는 것이며, 그것은 법질서를 유린하는 행위라고 볼 수 없다. 이마저 공권력이, 법이 억압한다면 그것은 법의 독재, 공권력의 독재와 다름없다.

인권의 ‘인’자도 모르는 사람이 인권대사가 되었다. 기동대의 등장, 권력의 발밑에 붙어있는 검찰과 경찰, 이는 과거가 현재로 왔다는 증거이다. 그다지 오래되지 않은 과거에 법과 검찰, 경찰이 권력의 편에 섰을 때의 만행을 우리는 안다. 이러한 권력의 최후가 어떠한 것인지 또한 우리는 똑똑히 보았다. 시간이 오래 흐른 뒤 지금의 현재가 과거가 되었을 때, 그 때의 현재가 과거가 되지 않게 하는 것, 우리가 지금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아닐까.


배여진 천주교인권위 상임활동가

배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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