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필요한 것은 고용보험료 인상”

고용위기 시대에 역행하는 실업급여 제한 반대 변승현 기자l승인2021.09.01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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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3일 고용노동부에서 고용보험법을 입법, 예고했다. 5년 동안 3회 이상 실업급여 수급을 하는 경우, 실업급여를 50%까지 삭감하는 것과 자발적으로 퇴사한 후에 일시적 일자리를 거쳐서 실업급여를 신청하면 대기 기간을 4주로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 31일 오전 10시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청년유니온, 참여연대,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주최로 ‘실업급여 제한에 대해 반대하며 고용안전망 강화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참여연대)

이에 청년유니온, 참여연대,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주최로 31일 오전 10시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실업급여 제한에 대해 반대하며 고용안전망 강화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위기 속에, 취약 노동자들의 삶이 벼랑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보험기금의 적자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핵심을 외면하는 행보다. 정부 입법예고는 코로나19라는 고용위기 상황 속에서 절실한 고용안전망 강화를 역행하는 처사이다. 실업급여 반복수급의 제한은 불안정한 일자리에 있는 노동자에게 힘이 돼 주어야 할 고용 보험의 존재의 의미를 퇴색시킨다.

더구나 정부 입법예고는 고용노동부가 한국노동연구원에 발주한 ‘구직급여 반복수급 원인 분석 및 제도개선 방안 검토’를 보면, 해외에서는 반복수급을 제한하는 사례는 극히 드물고, 5년 간 3회 이상은 고의적 반복수급이 아닌 경우도 제재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시대에 고용보험 적자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일 뿐이다. 절대적인 고용보험료가 낮은 상태에서 고용기금의 적자 문제가 반복수급을 제한한다고 해서 해소되지 않는다. 급격히 늘어난 고용보험 지출은 사회적 연대의 증거이고, 부족하지만 일자리를 잃은 이들에게 유일한 기댈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오히려 K-양극화, 위드 코로나가 이야기 되는 시점에서 고용보험료 인상을 비롯한 고용보험 강화가 절실하다. 여전히 지속되는 고용위기와 얼어붙은 채용시장 상황에서 실업급여에 대한 폭넓은 공감대를 바탕으로 고용안전망 강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 31일 오전 10시 서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청년유니온, 참여연대,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주최로 ‘실업급여 제한에 대해 반대하며 고용안전망 강화를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참여연대)

[기자회견문]

고용위기 시대에 역행하는 실업급여 제한, 필요한 것은 고용보험료 인상이다.

코로나19가 우리의 삶을 덮친 지 1년 반이 넘었다. 수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혹은 무급휴직으로 고통의 시간을 감내하고 있다. 불 꺼진 거리가 보여주는 자영업자의 삶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일터를 잃고, 생계의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은 열심히 살지 않아서도, 무언가 잘못 선택해서도 아니다. 감염병 확산으로부터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서, 아니면 그저 운이 조금 나빠서일 뿐이다.

코로나19시대에 고용보험기금 적자는 피할 수 없는 현상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기금을 모아 두는 것이다. 그러나 보수 경제지를 중심으로 고용보험기금 적자가 당장 무슨 국가 부도라도 나는 큰 문제인 것처럼 엉뚱한 공격을 퍼부어왔다. 고용보험기금 지출을 통해서 얼마나 많은 이들의 삶이 그나마 유지가 되었는지는 보지 않고, 전체 실업급여 수급자의 고작 6%에 불과한 실업급여 반복수급을 얌체족이라고까지 딱지를 붙였다.

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두는 것에는 실업급여 수급자격을 전혀 인정받지 못하는데, 마치 일부러 단기 일자리를 취업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이다.

5년 동안 3번 직장을 짤리고, 다시 일할 곳을 찾아야 하는 처지를, 노동자가 받는 고통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실업급여 반복수급 제한은 해외에서도 선례가 없고, 단순 횟수로 하는 반복수급 제한은 과도하다는 고용노동부가 직접 발주한 연구용역보고서의 결론에도 배치된다. 이는 현재 지속되는 고용위기 상황에서 고용보험기금 적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도 아니다.

절대적인 고용보험료가 낮은 상태에서 고용기금의 적자 문제는 반복수급을 제한하더라도 해소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업급여 반복수급 제한을 입법예고한 정부의 방침은 핵심 원인은 외면한 채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코로나19 시대의 고용보험기금은 상호부조와 연대의 증거다. 수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그나마 일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이들이 보다 연대의 의지를 모아야만 한다. 지금은 일자리를 보전하고 있지만 다음에 일터 밖으로 내몰리는 것은 바로 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시대에 고용보험기금의 역할은 더욱 확대되어야 하고, 고용보험을 비롯한 고용안전망은 더욱 강화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엉뚱한 실업급여 반복수급 제한이 아니라, 고용보험료 인상으로 풀어야 한다. 정부는 실업급여 반복수급 제한에 대한 입법예고안을 철회하고, 고용보험료 인상을 위해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것이 재난을 마주하고 공동체가 구성원을 외면하지 않고 함께 이겨내는 길이다.

(2021년 8월 31일)

청년유니온, 참여연대,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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