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시간 제한, 손실보상 보완·피해지원이 먼저

참여연대, 전폭적인 손실보상·피해지원 대책 촉구 양병철 기자l승인2021.12.20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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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16일 전국의 사적모임 4인 제한,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 강화 등의 조치를 핵심내용으로 하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동시에 정부는 운영시간 제한 적용 시설 확대 등 거리두기 강화로 인한 소상공인 피해 지원을 ‘대폭 강화’한다면서 △손실보상 대상에 시설에 대한 인원제한 조치 포함(소상공인법 시행령 개정), △손실보상 하한액 50만원으로 확대, △320만 소상공인에게 업체당 100만원씩의 방역지원금 신설 등의 대책을 발표했다.

▲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 관련 자영업자 손실보상 및 피해지원 확대 촉구 기자회견 (사진=참여연대)

그러나 중소상인·자영업 현장에서는 영업제한 조치 대상 시설을 선정하는데 있어 업종별 형평성이 고려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손실보상과 피해지원 대책이 현실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소상공인법 시행령을 개정한다며 손실보상 대상에 시설에 대한 인원제한 조치를 포함하겠다고 밝혔지만, 4인 미만 사적모임 금지 조치는 포함시키지 않았고 소상공인법에서 명시한 소상공인 외의 피해업종에 대한 지원 대책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20일 기자회견을 열어 현행 손실보상 제도와 피해지원 대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개선안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전폭적인 손실보상·피해지원 대책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참여연대는 △손실보상 소급적용, △손실보상 피해보정율 100%로 확대, △손실보상 대상에 사적인원 제한 조치 포함, △소상공인 이외에도 매출이 감소한 업종에 대한 손실보상에 준하는 피해지원 대책 마련, △임대료멈춤법 등 상가임대료 분담대책 마련 등의 대책을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다.

이지현 참여연대 사회경제국장은 코로나19 일일 신규확진자가 7천명을 넘나들고 일일 사망자도 60-70명대를 기록하며, 누적 사망자 5천명을 바라보자 정부는 지난 16일 전국의 사적모임 4인 제한,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제한 강화 등의 조치를 핵심내용으로 하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대책을 발표했다. 그동안 보건의료·시민사회단체들 뿐만 아니라, 다수의 중소상인·자영업단체들도 연말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병상을 확보하고 의료 인력을 확충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요구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는 백신접종율 제고에만 집중하며 5차 대유행에 대비한 어떠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았다. 지난 11월 1일 단계적 일상 회복 조치를 시행하면서 한 달 넘는 시간이 있었음에도 병상확보, 의료인력 확충, 중소상인 보호대책 등 그 어떤 것도 진행된 것이 없다. 지금의 상황은 정부가 민간대형병원의 눈치를 보느라 재택치료 원칙 등 무책임한 대책만 고수하다가 코로나19 확산세가 폭증하자 방역 책임을 일부 중소상인과 자영업자들에게 떠넘기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서울시내에 1천 병상 이상의 대형병원이 6개이고 병상 수만 해도 1만개가 훌쩍 넘는 상황에서 지난 11월 한 달 간 정부가 행정명령을 통해 확보한 중증 환자 병상은 30개가 채 되지 않는다. 생명과 직결되는 병상확보에 대해서는 정부가 강력한 동원 명령을 발동하지 못하면서 유독 중소상인·자영업자들에게는 영업권, 생존권과 직결된 영업제한 조치를 충분한 대책도 없이 왜 반복적으로 내놓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게다가 정부는 이미 병상 동원에 협조한 민간병상에 약 3조원 가량의 손실보상금을 지급했지만 공공병원 설립에는 소극적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중소상인·자영업자에 대한 손실보상과 피해지원 예산을 대폭 확대하고 병상확보와 의료인력 확충에 나서야 한다. 계속되는 변이 바이러스의 출현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처럼 단기적 대책만 반복하면서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의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K방역의 성공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다. 여야 대선후보도 50조원, 100조원의 손실보상으로 정쟁만 일삼을 게 아니라,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예산확보, 법안 개정, 나아가 사회안전망 강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양창영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공정경제분과장, 변호사는 지난 7월 1일 집합금지 및 제한조치에 협조한 중소상인·자영업자들에게 정부가 손실보상을 이행하는 소상공인지원법(이하 손실보상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그 결과 10월 27일부터 2조4천억원 규모의 7월-9월분 손실보상금 지급이 시작됐다. 집합금지나 제한조치와 같은 행정조치에 따라 영업에 제한을 받은 중소상인·자영업자들에게 정부가 정당한 보상을 한다는 차원에서 바람직한 조치였고, OECD 주요국가들과 비교할 때 손실보상·피해지원과 같은 직접지원보다는 대출과 같은 금융지원 대책 비중이 높았던 상황에서 중소상인·자영업자들에게 보다 실효성 있는 조치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기존의 재난지원금, 새희망회복자금, 버팀목자금 등 지원 대책이 피해규모와 관련없이 업종별, 일회성, 정액 지원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손실보상은 실제 피해에 기반한 보상, 최대 1억원에 달하는 보상액 규모 등에서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손실보상법령이 마련되는 과정에서 △손실보상법 이전에 발생한 피해는 대상에서 제외되고 △대상 업종이 집합금지와 제한조치를 받은 ‘소상공인’으로 필요 이상으로 협소하게 설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영업이익율 감소분 외에 고정비 지원이 정액이 아닌 비율로 진행되었고 △그마저도 피해의 100%가 아닌 80%의 보정을 거쳐 설정됐다. 그러다보니 자영업자 550만명, 집합금지 및 제한업체가 100만개가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손실보상 대상은 80만개에 그칠 것으로 보이며, 14.6%(약 11만7천개)는 10만원의 보상액을 받는데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우선 손실보상을 7월 이전에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도 소급적용하고 사적모임 금지조치가 매출감소에 영향을 미치는 업체 또한 손실보상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미 손실보상법 시행 이전인 2020년 5월 유흥업종에 대한 집합금지를 시행한데 이어 현재까지 PC방, 노래연습장, 실내체육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집합금지 및 제한조치를 병행해왔다. 정부는 2021년 7월 손실보상법이 제정되는 시점에 백신접종율 70% 이상 달성, 완화된 사회적거리두기 대책을 연동하여 실제로 손실보상법에 따라 보상이 이뤄진 7월-9월 시점에는 이전에 집합금지 및 제한조치를 받았던 상당수의 업종이 영업시간 제한에서 해제되고 대신 해당 업체를 이용하는 손님들에게 6인 또는 8인 이상의 사적모임 금지 조치가 부과됐다.

▲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 관련 자영업자 손실보상 및 피해지원 확대 촉구 기자회견 (사진=참여연대)

문제는 이전에는 1년 넘게 제한조치를 받았던 업종이 완화된 거리두기로 인해 손실보상에서 제외(이·미용업 등)되고, 집합금지나 제한명령을 직접적으로 받지는 않지만, 사적모임 조치로 인해 유동인구 감소와 매출하락이 발생하고 사실상 영업제한 조치와 다름없는 업종들(여행업, 숙박업 등)이 존재함에도 이러한 업종이 손실보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집합금지나 영업제한 조치를 명시적으로 받지 않은 업종, 소상공인 외의 업체에 대한 손실보상이 어렵다면 적어도 피해규모에 준하는 피해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방역지원금 100만원은 빠른 피해지원이라는 장점은 있으나, 피해규모에 한참 못 미치는 지원이다. 실제로 12월-1월이 대부분의 중소상인·자영업자에게 대목인 점을 감안하면 이 기간의 집합금지 및 제한조치에 대해서는 더 두터운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애초에 손실보상법이 처리되던 와중에도 대상에서 제외된 소상공인이 아닌 피해업체, 집합금지 및 제한대상이 아니지만 매출이 감소한 업종에 대한 피해지원을 별도로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러한 약속은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

손실보상액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근거도 없는 손실인정율 80% 규정을 폐기하고 100% 손실에 대해 보상해야 한다. 일반적인 손실보상의 경우 영업이익 감소분과 별개로 시설비나 임대료 등 고정비는 그 기간만큼을 정액지원하고 손실인정율이라는 개념을 적용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그러나 이번 손실보상법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는 유독 집합금지 및 제한기간의 임대료 등 고정비 또한 해당일수에 해당하는 정액이 아닌 매출 대비 임대료 비율에 따라 보상을 하는데다가 그마저도 80%만 보상을 하고 있다.

김남주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 변호사는 코로나19 집합금지 및 제한기간 동안 매출은 감소하는데 상가임대료는 100% 납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각종 지원금이나 손실보상을 해줘도 한 달 임대료에도 못 미치는 사례가 많아 정부 지원이 모두 건물주들의 주머니로 고스란히 돌아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말 참여연대와 중소상인·자영업자 단체들이 진행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임대료를 연체한 업체가 절반에 이르고, 임대료를 3개월 이상 연체해 지금 당장 인테리어 투자비나 권리금 등을 회수하지 못하고, 즉시 계약이 해지될 위기에 놓은 업체도 4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시행했던 착한임대인제도의 경우 2020년 한해 18만9천여명의 임차인에게 4,734억원의 임대료를 낮춰주고 임대인에게는 2,367억원의 세금을 공제했으나, 코로나19 피해 업체수에 비하면 너무나도 적은 수이다. 지난해 9월 국회에서는 임대료를 6개월까지 연체해도 계약해지를 중단시키는 법안을 처리했지만 올해 초 특례를 연장하지 않아 만료됐고, 이번 정기국회에서는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임차인의 경우 즉시 계약해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처리했지만, 그 효력을 계약해지 통보 후 3개월 후로 하면서 실효성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현재 국회에는 △집합금지(제한)조치를 받은 경우 차임의 2분의 1이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 △매출이 100분의 30 이상 감소하였을 경우 차임 등을 100분의 30 범위에서 비율에 따라 감액하도록 하는 법안 △임대료 감면분에 대해 정부나 금융권이 차임의 일부나 이자를 감면하도록 하는 법안 △코로나19 종료시까지 임대료를 연체하더라도 계약해지를 유예하는 법안 등 다양한 임대료 관련 법안이 발의되어 있다. 정부와 국회는 거듭되는 집합금지 및 제한조치로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몰려있는 만큼, 특단의 임대료 대책을 이행해야 한다. 또한 차임감액청구제도의 활성화를 위해 차임감액소송을 비송사건으로 전환하고 정부나 지자체가 차임감액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발표하는 입법·행정조치도 필요하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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