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영자, 조국, 그리고 김건희의 ‘공정 잣대’

전국구 사회공헌포럼 이사l승인2021.12.22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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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위원장 저서를 통해본 ‘권력의 특수관계와 사기 사건의 본질’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그의 저서 ‘영원한 권력은 없다’에서 ‘조국 사태’에 대해 1982년 장영자 어음사기 사건에 빗대어 쓴소리를 쏟아낸 바 있다.

책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019년 가을 새로 임명된 법무부 장관이 딸을 대학에 보내면서 서류를 위조했던 행적이 알려지면서 국민의 실망과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그런 범죄 행위가 잘못된 입시제도 때문에 벌어진 것처럼 문제를 끌고 가면서 본질을 흐리려는 어설픈 노력을 계속하는 중이다. 급기야 대입전형을 바꾸고 전국의 자립형 고등학교를 모두 폐지하는 몰상식한 방침까지 서둘러 발표했다.

현 정부가 쫓기듯 급조한 정책을 40년 전의 군사정권 시절 ‘장영자-이철희 어음 사기 사건’과 비교하며 그들 부부의 수법을 알기 쉽게 소개했다. 그들은 현금을 들고 기업에 가서 ‘이 돈을 빌려주겠다고’라고 말하고, 대신 몇 배에 달하는 약속어음을 받았다. 그 어음을 들고 은행에 가서 곧장 현금화하고 다시 그것을 다른 기업에 빌려주고, 거기서 또 다시 어음을 받고, 계속 현금화하는 수법을 반복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그들이 저지른 사기 규모가 무려 7천억 원에 달했다. 당시 서울 아파트 한 채 가격이 1천만 원이 되지 않을 때이니, 지금으로 따지면 수십조 원은 되는 어마어마한 거액이다. 역대급 수준의 사기 사건이라고 적었다.

김 위원장은 이렇게 엉성한 사기 수법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권력에서 찾았다. 장영자는 대통령의 처삼촌의 처제라는 먼 인척 관계에 있었고, 장영자의 남편 역시 안기부 차장 출신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예나 지금이나 권력의 특수 관계를 내세우는 사기 사건과 부정부패는 끊이지 않는다고 했다.

▲ 오월어머니회 등 광주지역 시민사회가 지난달 10일 광주광역시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묘지 참배에 반대하고 있다.

김종인, 권력 범죄를 제도의 문제로 본질 호도하는 수법 안돼

이 사기사건에 대한 뉴스 보도로 언론이 온통 도매 되고, 한 달이 지나도록 들끓는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정부는 기자회견을 열어 느닷없이 ‘금융실명제’를 실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앞으로 모든 은행 거래는 실명으로만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누가 봐도 장영자 사건을 덮고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급조해낸 정책이다. 사건에 대한 진정한 사과 표명을 기대했던 국민들에게 ‘눈 가리고 아웅’ 했던 것이다. 금융실명제는 그 뒤 법률로 제정되기는 했지만 실행은 하지 못한 껍데기 실명제로 끝났다.

김 위원장은 두 사건에 대해 권력을 앞세운 범죄를 ‘제도’의 문제로 호도하면서 본질을 흐리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40년 전이나 지금이나, 군사정권이나 ‘촛불정신’으로 생겨났다는 정부나, 권력의 양태와 속성은 어쩜 이리 쌍둥이처럼 똑같다며 일갈했다.

그렇다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의 ‘허위 기재’ 의혹을 대하는 김종인 위원장과 윤 후보의 공정은 어떨까?

김 위원장은 김씨 의혹이 TV보도를 통해 터지자 “우리가 대통령을 뽑는 거지 대통령 부인을 뽑는 게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틀 지나서야 “사과 시점은 빠를수록 좋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 지도에 따라 김씨 본인과 윤 후보는 사과를 했지만 후폭풍이 계속됐다. 허위 이력 기재 자체만으로도 문제지만 이후 김씨와 윤 후보, 그리고 국민의힘의 대응은 매를 벌었다.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초기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지적과 함께 사과마저 어정쩡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인터뷰에서 “수상 경력을 학교 진학을 위해 쓴 것도 아닌데 무슨 문제”라고 강변하는가 하면, 질문하는 기자에게 “왜 나만 괴롭히느냐, 억울하다”고 토로했다고 언론은 전한다. 한 언론이 공개한 영상에는 한 남성이 옷가지로 얼굴을 가린 김씨의 목덜미를 손으로 잡고 가는 황당한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김씨는 윤 후보가 당선된다면 영부인으로 최고 권력과 필연적인 특수관계에 놓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국민 앞에 자질을 검증 받아야 할 위치에 있다.

부인 ‘허위 기재’ 사건에 윤석열의 공정 잣대 시험대

무엇보다 국민들은 김씨의 사건을 대하는 윤 후보의 잣대를 눈여겨 바라보고 있다. 윤 후보는 상식과 공정을 최대 가치로 내세우고 출마했음에도 부인의 불공정에 대해서 변명으로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면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윤 후보는 “전체적으로 허위 경력은 아니다” “교수 채용에서 시간 강사라는 것은 전공, 이런 걸 봐서 공개채용 하는 게 아니다” “저쪽(여권)에서 떠드는 걸 듣기만 하지 마시라”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송구하게 생각한다” 등 국민 정서와 거리가 있는 대응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사과해야 할 윤리적 상황을 돌파해야 할 정치적 상황으로 이해하는 듯”이라고 말했다.

민심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조국 전 장관 가족에 들이댔던 잣대로 부인에게도 공정하게 적용하는지 살펴볼 것이다. 윤 후보는 허위 이력 기재 행위가 큰 문제 없다는 것인지, 불공정이 아니라고 비호하는 것인지, 국민 눈높이에 맞는 답을 내놓아야 한다. 국민들은 내편에 관대하고 상대에게 엄격한 것이 아닌, 그 반대인 지도자의 태도를 원하고 있다는 것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또한 여학생의 서류 위조를 수 조원의 부부사기단 사건과 같은 잣대로 비유한 김 위원장도 내편에게 엄격한 공정의 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김 위원장이 책 말미에 지적했듯이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은 “지금 국민들은 ‘먼 산 가리키기’수법에 쉬이 속지 않는다”는 점을 되새겨야 중도층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전국구 사회공헌포럼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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