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등 노동자도 주말·연휴에는 좀 쉬자”

유통업 의무휴업 확대 요구 노동·시민사회·진보정당 공동행동 기자회견 양병철 기자l승인2022.09.1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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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은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되면서 안착된 대형마트의 월2회 의무휴업을 폐지하려 여러 비민주적인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서비스연맹의 마트산업노조 등 유통업 노동조합과 여러 시민사회단체, 진보정당, 소상공인 그룹의 공동 항의행동에 부딪혀 현행대로 의무휴업을 유지하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 (사진=참여연대)

백화점은 1997년 IMF 경제위기 시기, 기존 주휴제(주1일 휴점, 노동자 공동휴식)를 폐지했다. 경기회복 후 기존 주휴제를 다시 시행하겠다고 했으나, 현재까지도 백화점은 월1회(월요일) 휴점을 유지하고 있다.

복합쇼핑몰은 지점마다 휴점일을 달리하긴 하나, 365일 연중무휴 매장이 많은 편이다. 입점업체의 노동자들도 쉬지 못하고 일하는 경우가 많다. 쓱닷컴 등 온라인유통업의 경우 현행법이 야간노동 및 영업일을 규제하지 못하고 있어, 물류센터 피커(picker)나 배송기사의 건강권이 심각하게 침해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정부 대형마트(백화점·복합쇼핑몰·온라인유통업) 주말 의무휴업 폐지 저지를 위한 노동·시민사회·진보정당 공동행동은 더 많은 유통노동자가 누려야 할 마땅한 휴식권을 위해 의무휴업 확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14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개최했다.

[기자회견문]

얼마 전 윤석열 정부는 마트노동자에게 너무도 소중한 의무휴업일을 TOP10 투표니 규제심판회의니 하는 온갖 방식으로 없애기 위해 애쓰다, 끝내는 유통노동자와 시민사회, 진보정당의 저항에 한발 물러선 바 있다. 지금도 윤석열 정부는 ‘덩어리 규제’를 없애겠다고 말하며 노동자의 삶을 보호하는 온갖 규제들에 칼날을 들이밀려고 호시탐탐 간을 보는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 유통노동자에게는 오히려 더 많은 휴식권이 필요하다고 외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그 첫 번째는 바로 의무휴업 확대다.

마트노동자에게 의무휴업이 필요한 바로 그 이유에서 모든 유통노동자에게는 의무휴업이 필요하다. 본래 백화점은 주1일이 휴점이었다. 그러나 IMF 경제위기 시기, 기존 주휴제를 폐지한 이후 아직까지도 백화점 노동자의 ‘함께 쉬는 휴일’은 돌아오지 않았다. 아울렛을 비롯한 복합쇼핑몰들은 365일 영업을 기본으로 유지한다. 이에 따라 쇼핑몰에 입점한 업체들도 모두 365일 일해야만 한다. 온라인유통업은 현행법이 야간노동도 영업일도 규제하지 못해, 배송기사나 피커의 건강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

한국에서 유통노동이란 이미 과로의 다른 말이다. 유통자본의 욕심으로 남들 쉴 때 쉬지 못하고, 오히려 남들이 쉬는 주말이나 명절에는 연장영업을 해야 한다. 가족과 친구와 시간을 보내지 못함은 물론이거니와, 365일 돌아가는 매장 때문에 쉬는 날에도 제대로 쉴 수 없다. 언제 매장에서 전화가 와서 온갖 문의가 시작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제대로 쉬지 못하는 노동자는 제대로 일할 수도 없다.

유통노동자의 휴식 문제는 단순히 휴식권에 머물지 않는다. 365일 돌아가는 매장은 유통노동자에게도 소비자에게도 안전하지 않다. 무빙워크나 엘리베이터를 제대로 점검할 시간도 없이 매장을 돌아가게 하는 유통자본들은 돈을 벌기 위해 유통노동자 뿐만 아니라 소비자까지 위험으로 모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365일 돌아가는 매장에서 사용되는 전기를 생각해 보면, 탄소저감 문제에도 이는 심각한 위협이다. 자본의 탐욕과 기후위기가 떼려야 뗄 수 없는 문제라는 게 밝혀진 지금, 노동자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것은 지구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 의무휴업 폐지 문제에 대응하면서 수많은 마트노동자들이 의무휴업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 이야기했다. 의무휴업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한 작은 숨구멍이었고, 집안의 대소사를 챙기게 해 준 귀한 시간이었고, 노동자를 단지 일하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으로서 살 수 있도록 해 준 소중한 규칙이었다. 윤석열 정부가 필요없다고 말하는 그 규제가 사람을 사람으로서 살아가게 했다.

마트노동자 뿐만 아니라 모든 유통노동자에게는 사람다운 삶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매장이 통째로 쉬는 휴일이 있어야만 불안에 시달리지 않을 수 있다. 남들이 쉴 때 쉬어야만 사회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헌법에 보장된 건강하게 살아갈 권리는 유통노동자에게도 있다. 유통노동자에게는 더 많은 휴식권이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모든 유통노동자에게 의무휴업을 보장해야 한다.

유통사업장에 의무휴업을 확대하라!

유통노동자에게 휴식권을 보장하라!

(2022년 9월 14일)

유통업 의무휴업 확대를 요구하는 노동·시민사회·진보정당 공동행동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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