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앞둔 EU탄소국경세...정부 대책은 ‘Zero’

소비자주권시민회의l승인2023.05.1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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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 탄소 국경세 올해부터 시작 2026년부터 실제 부과

▶ 탄소 중립 준비되지 않으면 관련 사업 피해 2030년에는 8조 넘어

▶ 원전, 가스 대신 친환경 에너지 및 탄소 저감 기술 적극 개발해야

국제사회는 탄소중립사회에 목표를 두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2년 10월 27일 유엔은 환경보고서를 통해 기후붕괴 마지노선인 1.5℃ 상승을 넘어 2.8℃ 상승을 강력 경고하면서 탄소 중립 사회로서 전환을 촉구했다. 이에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55% 감축 목표를 위해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도입을 결정했다. 일명 탄소국경세로 탄소의 이동에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의미한다. 즉,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가 약한 국가가 강한 국가에 상품·서비스를 수출할 때 적용받는 무역 관세다. 수입품을 대상으로 해당 상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배출된 탄소량을 따져 비용을 부과하는 것으로 사실상의 추가 관세라 할 수 있다.

지난 4월 25일, 유럽의회에서 가결된 ‘탄소국경조정제도(탄소국경세·CBAM)’를 포함한 핵심 기후법안이 EU이사회에서 통과됐다. 탄소국경세는 2030년 탄소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로 줄인다는 EU 계획인 ‘핏 포 55(Fit for 55)’에 따른 것이다. 현재 대상 품목은 철강에 국한되지만, 향후 시멘트와 비료, 알루미늄, 전력, 수소 등 총 6개 품목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법안 시행에 앞서 전환 기간으로 정해진 올해 10월부터 2025년 12월 말까지 탄소배출량을 의무적으로 보고해야 한다. 이후 2026년부터 실제 관세가 부과될 예정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이와 같은 세계적 추세에서 한참 뒤떨어진 것은 물론, 기후개선 노력조차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독립적인 기후평가 기관 저먼워치(German Watch)와 기후행동네트워크(CAN)는 지구촌 온실가스 90%에 책임이 있는 61개국의 온실가스 배출과 탈탄소 이행 노력을 종합해 매년 기후변화대응지수(CCPI)를 산출한다. 한국은 2021년 기준 100점 만점에 26점을 받아 60위에 머물렀다. 이는 중국(38위)보다 못한 수준이다.

2022년 9월 국회미래연구원은 203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탄소국경세 부담액이 8조 2456억 원으로 수출 예상액의 11.3%에 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수출액 대비 탄소국경세 부담비율은 석유정제 36.4%, 철강 23.8%, 운송장비 8.8% 등이다. 자동차, 석유화학, 전기, 전자 등도 부담해야 한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영업이익이 수출액 대비 5~8% 내외라는 점에서 수출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할 수도 있다.

윤석열 정부는 2022년 10월 26일 2050 탄소중립 추진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면서 우리나라가 기후대응 선도국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비전과는 다르게 원료 수급 제한, 기술개발 지연 등 현실적인 어려움과 제조업 중심의 에너지 다소비 산업 구조의 특성과 수출 경쟁력을 고려해 탄소 감축 목표를 기존 14.5%에서 11.4%로 하향 조정했다. 이마저도 시간도 자금도 부족해 현실적으로 탄소 중립을 이루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을 위한 대책은 전무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작년 9월, 한국을 탄소국경세에서 제외해달라는 건의 서한을 유럽연합에 보냈다. 우리나라가 유럽연합과 마찬가지로 탄소배출권 거래제를 시행하고 있고, 탄소국경세가 세계무역협정을 위반하고 있다는 이유다. 그러나 유럽연합이 응할지는 의문이다. 유럽연합은 기업 배출 온실가스의 57%에 비용을 매기는 유상할당을 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고작 10%를 유상으로 하면서 그것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철강, 석유화학 등). 그 차이인 47%가 바로 탄소국경세 대상이다. 이런 탄소세 제도는 향후 미국과 중국 등에도 도입이 고려되는 상황이다. 이런 흐름을 읽지 못한 채 예외라는 편법만 찾는다면 이는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경제계 단체의 희망대로 로비나 정부의 자금 지원을 통해 탄소국경세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경제의 패러다임이 변해가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정부는 원전, 화력 중심의 에너지 구조를 바꾸어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 개발(탄소저감 신기술) 및 법, 제도, 예산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지금 신속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관련 산업과 일자리의 몰락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2023년 5월 16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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