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세수 부족 사태…재벌감세 혈안된 윤 정부?

참여연대, 예산 불용 우려 높은데 재벌대기업 세금 더 깎아주겠다는 모순 양병철 기자l승인2023.06.05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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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경쟁력 제고 효과 불분명한 투자세액공제 확대 중단해야

경제·민생 위기에 재정 역할 외면, 국민보다 재벌이 먼저인가

윤석열 정부가 역대급 세수 부족 사태에도 아랑곳없이 재벌대기업 감세에 골몰하고 있다. 1일 윤 정부는 ‘수출전략회의’에서 ‘첨단 산업 글로벌 클러스터 육성 방안’을 발표하며, 「조세특례제한법」 상 국가전략기술 범위에 바이오 의약품 관련 핵심기술을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강서구 서울창업허브 엠플러스에서 열린 제5차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이대로 추진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SK 바이오사이언스 등 바이오 재벌대기업들이 시설 투자액의 최대 15%를 감면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34조원에 달하는 역대급 세수 부족 사태에 예산 사업 불용 우려가 커지고 있는 지금, 효과도 검증되지 않은 재벌대기업의 세액공제를 늘리는 것이 바람직한지 의문이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대내외 여건과 무관하게 앵무새처럼 건전재정을 외치면서도 대규모 감세로 세수 부족 초래하고도, 재벌대기업에게 아낌없이 더 퍼주겠다는 윤 정부의 모순적 행태를 규탄한다”고 2일 밝혔다.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경쟁력 있는 클러스터의 조성이 지금 시기에 절실히 필요한지는 논외로 하더라도 그 취지를 이해 못할 것은 아니나, 핵심 방안으로 세액 공제 강화가 제시된 점은 문제이다. 세금은 국가재정의 재원으로, 누구를 감면하면 누가 더 낼 수밖에 없는 성격을 지닌다. 또 필요한 세금을 거두지 않으면 약자 복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세금감면 정책은 그 효과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함께 광범위한 의견 수렴과 동의를 얻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이미 지난 4월 11일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조세특례제한법이 개정됐다. 법 개정 과정에서 아무런 논의도 없던 바이오 분야를 법 개정 두 달도 되지 않은 시점에 국가전략기술로 지정, 세금을 대폭 감면해 주겠다고 한다. 이러한 방식이면, 세액 공제 대상이 반도체, 이차전지, 백신, 디스플레이, 전기차와 수소 분야에 더해 바이오 분야로 그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국가조세정책이 이렇게 추진돼서는 안 된다. 더욱 큰 문제는 세금 감면의 혜택 대상이 재벌대기업이라는 점이다.

재벌대기업들은 이미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 국가전략기술에 포함된 사업을 영위하면서 막대한 세제혜택을 받고 있다. 여기에 바이오 분야를 추가로 포함시키는 것은 재벌대기업들의 특혜를 늘리는 것인데, 문제는 세수다. 올해 4월까지 국세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4조원, 이 중 법인세는 9조원 덜 걷혔다. 여기에 최근 윤석열 대통령 말 한마디에 법 개정 한 달 만에 부랴부랴 추진된 일명 ‘K칩스법’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은 13조원 세금을 감면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역대급 세수부족 사태의 이면에는 경기 침체 영향도 있겠지만, 재벌대기업에 대한 감세효과도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에 따르면 통과된 K-칩스법에 따라 삼성과 하이닉스 등은 향후 5년간 13조원의 세금을 감면받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지난 세법개정에 따른 5년간 전체 법인세 감면추정액 27조4천억원의 47.4%에 달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투자에 대한 통합투자세액공제는 2021년 통과되어 2022년부터 시행되었지만 한 번도 실행된 바 없고, 반도체 설비투자 중 국가전략기술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알 수 없어 이번 법안심사 과정에서 세금 감면 규모조차 사실상 추정이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즉 얼마를 깎아줄지, 그 효과는 정확히 어떤지 모르겠다면서도 그저 세금감면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경제위기와 민생위기가 한계에 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7년 550조원에 미치지 못하던 자영업자 대출은 작년 4분기 1000조원을 넘겼고, 연체율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최근 벌어진 전세사기 사태에서도 재정 투입 보다 추가로 대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5/31) 윤 정부는 선별적·잔여적 복지로 퇴행과 본격적인 사회복지 시장화‧산업화를 공식화했다. 재정이 해야 할 역할은 금융으로 떼우고, 복지사업은 민간으로 넘기는 그야말로 야경국가식 무책임한 국정운영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더해 세수부족 사태가 이러한 윤석열 정부의 행태를 더욱 가속화시키지는 않을지 우려된다.

바이오 분야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되면 바이오 대기업의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이 기존 1~3%에서 15%로 대폭 확대되는 데다 올해 투자 증가액(직전 3년간 평균 시설 투자액 대비 투자 증가분)에 적용하는 10% 추가 세액공제까지 고려하면 최대 25%의 세금을 감면받게 된다. 이를 발표하며 윤 대통령은 “정부 역할은 민간을 얼마나 활성화시킬 수 있느냐에 있다. 경제가 성장하고 기업이 크면 정부는 나중에 세금으로 받아가면 된다”고 발언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재정, 줄어든 세금은 무엇으로 메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더구나 소수의 재벌대기업에 각종 혜택을 집중해 산업을 성장시킨 결과, 주요 몇 개 산업 품목의 수출이 어려워지자 나라 전체가 힘들어지는 현실을 목도하면서도 또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겠다는 것이다. 복합적 경제위기 상황에서 해외 주요국은 재정확대, 복지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윤 정부는 역으로 긴축 기조를 강조하며 복지지출을 통제하고 재벌대기업이 응능부담해야 할 세금을 깎아주는데 급급하다.

참여연대는 “복합위기에 처한 우리 상황에 부합하지 않는 재벌부자감세 정책을 하루 빨리 포기하고 조세정의를 바로 세울 것과 반도체, 전기차·수소 분야에 이은 바이오 세액공제 추진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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