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제보 해외 포상금에 과세 처분, 취소해야”

국세청, ‘외국정부’에서 받은 공익제보 포상금에 과세 결정 양병철 기자l승인2023.06.13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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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공익제보자에게 지급하는 보·포상금 취지 고려해 제도정비 필요

참여연대는 13일 “공익제보 해외 포상금에 과세 처분은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공익제보자에게 지급하는 보·포상금 취지를 고려해 제도정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지난 6월 8일, 2016년 현대자동차의 세타2 엔진 결함 사실을 제보해 미국 정부에서 신고 포상금을 받은 공익제보자 김광호씨에게 포상금 실수령액 190여억원의 50%에 달하는 95억원을 세금으로 납부할 것을 통보했다고 한다.

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소장 이상희 변호사)는 “공익제보자가 외국정부에서 받은 포상금을 비과세기타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과세 결정을 한 국세청에 유감을 표하고 지금이라도 과세처분을 취소해 줄 것”을 촉구했다. 제보 이후 각종 민형사 소송으로 시달려 온 공익제보자 김광호씨가 다시 국가를 상대로 추가적인 소송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은 가혹한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김광호씨는 현대자동차 품질본부 품질전략팀에서 근무하며 세타2엔진 결함 등 32건의 제작 결함을 알게 됐고, 이에 리콜조치 등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내부에 문제를 제기했으나 시정되지 않았다. 이 문제는 미국으로 수출하는 자동차에도 동일하게 적용되기에, 김광호씨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과 한국 국토교통부에 모두 공익신고를 했다.

이 제보를 통해 국내외에 판매된 해당 자동차가 리콜되었을 뿐 아니라, 이를 은폐한 현대기아차 리콜 은폐 책임자들은 기소됐고, 현대기아차의 경우 9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되었으며,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까지 마련됐다. 김광호씨는 이러한 공익신고자로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국민권익위원회로부터 공익신고자 보호법 상 최대 포상금인 2억원을 지급받았으며, 2021년에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으로부터 현대기아차에게 징수한 과징금의 30%인 430만 달러(당시 한화 280여억원)를 포상금으로 지급받았다.

다수의 공익제보자들은 제보 이후 회사에서 해고, 따돌림은 기본이고 온갖 고소·고발과 법정 다툼으로 인해 심각한 경제적, 심리적, 육체적 고통을 겪는다. 공익제보자 보호를 위해 공익제보자에 대해 불이익조치를 하는 사람을 처벌하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지만, 불이익조치로 인한 피해가 발생한 이후에 해당 불이익조치를 철회하도록 하는 정도의 보호가 진행되기 때문에 신고자가 겪는 모든 고통을 예방하거나 신고 이전과 동일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보장하지 못한다.

이에 공익제보를 장려하기 위해 공익제보 내용 및 결과에 따라 금전적 보상을 하는 보·포상제도가 마련된 것이다. 김광호씨의 공익제보는 한국과 미국에 모두 공익 제보한 첫 사례이고, 공익제보자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보상 제도의 현저한 차이를 확인함으로써 국내 신고자에 대한 보·포상금 한도를 상향하는 제도개선으로까지 이어지는 등 공익제보 환경 개선에도 기여한 바 있다.

국세청은 충분히 공익제보자를 보호한다는 취지에 따라 공익제보자에게 유리하게 해석할 수 있음에도 가장 보수적이고 형식적으로 해석해 공익제보자가 외국정부로부터 받은 공익제보 포상금을 비과세기타소득으로 보지 않고 과세대상으로 보아 세금을 부과했다.

국세청은 소득세법 시행령 제18조제1항제11호에서 ‘법규의 준수 및 사회질서의 유지를 위하여 신고 또는 고발한 사람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는 포상금 또는 보상금’을 비과세되는 기타소득으로 규정하고 있고, 같은법 시행령 제18조제1항제2호에서 ‘외국정부·국제기관 등으로부터 받는 상금과 부상’을 비과세되는 기타소득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포상금의 지급 주체가 단지 외국정부라는 이유와 김광호씨가 받은 돈이 위 시행령에서 정한 ‘상금’, ‘부상’과는 그 용어가 상이한 ‘포상금’이라는 이유만을 들어 포상금을 과세 대상으로 본 것이다.

참여연대는 “국세청의 이 같은 독단적이고 자의적인 법령 해석으로 인해, 공익제보자인 김광호씨는 또다시 국가를 상대로 긴 소송을 진행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장기적으로는 국제적 이슈가 발생했을 때 국내외 공익제보를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세청은 공익제보로 인한 포상금에 부과한 과세처분을 취소하고 관련 규정을 정비해서 국내외 공익제보를 장려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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