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는 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종합민원실 앞에서 기자브리핑을 갖고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왼쪽부터 이재근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장유식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실행위원(변호사), 장동엽 참여연대 선임간사 (사진=참여연대)

참여연대는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보고서의 공개·시행 과정과 관련한 유병호 사무총장 등의 위법행위와 대통령실 이전과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국민감사를 방해한 의혹에 대해 수사를 요구했다. 이번 고발의 피고발인은 유병호 사무총장과 최달영 당시 감사원 기획조정실장(현 감사원 제1사무차장), 김영신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이다. 이들은 각각 차관급 및 고위감사공무원 가급으로 공수처법에서 규정한 고위공직자에 해당한다.

참여연대는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보고서의 작성과 그 공개·시행 과정에서 유병호 사무총장이 감사원 사무처 직원들에게 지시해 주심위원의 ‘열람결재’와 감사위원들의 열람·검수도 거치지 않은 채, 감사위원회의의 의결과 감사위원 간담회 논의의 결과에 반하는 내용을 최종 확정된 감사보고서인 양, 감사원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한 행위에 대해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수사를 요구했다.

지난 6월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감사원 사무처의 관련자들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보고서의 공개·시행 과정에서 주심위원의 최종적인 확인을 거치지 않았음에도 전산결재시스템상에 주심위원이 ‘열람결재’한 것처럼 문서처리가 완료된 ‘승인’으로 표시되도록 하고는 해당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또한 참여연대와 723명의 시민들이 2022년 10월 12일에 청구한 ‘대통령실과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에 대한 국민감사’의 실제 감사과정에서 당시 행정안전감사국 1과장이 감사 기간의 연장을 요청했으나, 유병호 사무총장이 국민감사를 중단토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의 혐의도 고발장에 포함했다.

감사원은 앞서 참여연대에 감사 기간을 두 차례나 연장한다고 통보해 왔으나,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이 국민감사가 의혹을 해소할 만큼 제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신뢰하기 어렵다. 유병호 사무총장의 주도로 감사원 스스로 독립성을 저버리고 대통령의 눈치를 보며, 국민감사를 무마하려는 시도가 있었는지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다.

▲ 참여연대는 6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사진=참여연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보고서의 작성과 그 공개·시행과 관련해, 유병호 사무총장에 대해 직권남용(형법 123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형법 137조) 혐의로, 최달영 제1사무차장과 김영신 공직감찰본부장에 대해 공문서 등의 위조·변조(형법 제225조), 위조 등 공문서의 행사(형법 제229조), 공전자기록위작·변작(형법 제227조의2), 전자정부법 제35조(금지행위) 제1호와 제5호 및 같은 법 제76조(벌칙) 제1항 및 제3항 2호 위반 등의 혐의로 각각 고발했다.

유병호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이에 더해 최달영 제1사무차장과 김영신 공직감찰본부장의 범죄행위를 교사한 혐의를 추가해 고발했다. 위 직권남용(형법 123조), 공문서 등의 위조·변조(형법 제225조), 위조 등 공문서의 행사(형법 제229조) 등은 공수처법에 따라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에 해당한다.

참여연대는 “유병호 사무총장의 범죄행위가 헌법과 감사원법에 따라 보장된 감사원의 독립성을 훼손한 중대한 범죄로 보고, 고위공직자 범죄의 수사와 기소를 위해 설립된 공수처가 즉각 수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참여연대는 “오늘 고발에 포함된 혐의 외에도 유병호 사무총장에게 제기되는 다른 여러 의혹들을 검토해 그 책임을 묻기 위한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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