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집사라'에서 '빚내서 투자·투기하라'?

지속적 부자감세 세수기반 훼손 중산층과 미래세대 부담 귀착 양병철 기자l승인2024.01.2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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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안정화로 부담 낮추고 확장재정으로 재정지출 확대해야

‘서민은 없는 윤석열표 줄푸세’, 민생위기를 진단하고 대책 마련을 모색하는 긴급 좌담회가 열렸다. 25일 오전 참여연대는 <서민 허리 휘는 윤석열표 줄푸세, 민생위기 진단과 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 좌담회>를 개최했다. 윤석열 정부는 최근 ▲구조적 해법 없는 대출·감세·규제완화 등 포퓰리즘 정책세트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건축 규제 완화, 등록임대사업자 혜택 확대, 다주택자 갭투기 불러올 총선용 특혜안 ▲소수 대기업과 특정 방산 기업에 대한 특혜성 감세안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및 증권거래세 인하 등 부자감세 등을 제시한 바 있다.

▲ 25일 오전 참여연대에서 윤석열표 줄푸세, 민생 진단과 대책 마련을 위한 긴급좌담회 (사진=참여연대)

민생의 어려움은 물론 기업 도산까지 본격화될 우려가 있는 상황인데도 윤석열 정부가 저출생·기후위기 등 구조적 문제에 대한 실효성 있는 해법은 커녕 그저 대출 확대와 감세 등 포퓰리즘 정책을 쏟아내 불평등·양극화와 구조적 리스크가 심화될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번 토론회는 사실상 ‘반 민생’으로 점철된 윤석열 정부의 민생토론회에 대한 진단과 평가, 서민과 민생을 살리는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인 이강훈 변호사가 좌장을 맡은 좌담회에서 첫번째 발제자인 정세은 교수는 윤석열 정부 2024 경제정책 방향의 문제점을 진단, 평가했다. 정 교수는 정부의 경제방향에서 민생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은 부족한 반면 대부분은 감세와 규제완화를 통해 기업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들이라고 지적하며, 윤석열 정부가 집권 초기부터 오로지 수출 대기업에 초점을 맞추는데 양극화 구조 개선 없이는 한국경제가 저성장, 저출산 함정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정부의 감세와 규제완화 정책이 긴축기조와 결합해 재정 지출과 복지지출을 약화시키고 있으며, 민생경제 회복을 내세우면서도 정작 의미있는 민생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예산 당국이 눈에 띄는 부분을 늘리고 눈에 띄지 않는 부분은 줄이는 속임수를 자주 쓰는 상황에서 올해 예산마저도 지난해 세수결손, 부자감세 등으로 인해 매우 긴축적으로 편성되어 충분한 민생경제 회복 대책이 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문제가 있는 PF사업장을 살리는 등의 경기부양과 기업 지원을 앞세우는 ‘잠재위험 관리’ 정책은 시스템에도 바람직하지 않을뿐더러 도덕적 해이의 나쁜 예로서 향후 지속적으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한국 경제를 바라보는 윤석열 정부의 시각과 철학이 문제라며, 수출 개선으로 성장률이 올라가면 한국경제는 아무 문제 없다는 잘못된 인식을 비판하고 수출대기업이 낙수효과를 일으키게 하고자 한다면 채찍과 당근을 동시에 잘 활용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두번째 발제자인 신승근 교수는 윤석열 정부의 부자감세 정책은 지속적인 세수 감소로 이어져 중산층, 나아가 미래세대의 부담으로 귀착될 수 있으며 윤석열 정부의 재정건전성 정책은 허구라고 지적했다. 또한 부자감세 기조는 민간의 투자와 소비수요 개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결과로 나타나며 낙수효과는 2014년 박근혜 정부의 최경환 경제팀에서 실패했다고 인정한 정책 기조라고 꼬집고, 대기업의 지배구조 문제 개선 없이 대주주 기준을 완화하여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겠다는 것 역시 시대착오적이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정부의 감세 정책으로 2023년 법인세는 24조원, 양도소득세는 14조8천억원이 감소한 반면 근로소득세는 1조2천억원이 증가했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납세자가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신 교수는 민간부문의 유효 수요와 경제기반 확충을 위해 감세 정책이 아닌 재정지출 확대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세번째 발제자인 임재만 교수는 1·10 대책에 대해, 위기에 빠진 건설사에 대한 금융 지원으로 우선 살리고 미래 먹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주택시장을 기형적인 공사판, 투기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임 교수는 정부가 표면적으로는 주거 안정을 내세우고 있지만, 무분별한 금융지원, 공적 보증, 세제 혜택과 규제 완화 등 공적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여 주택시장을 기형화, 투기화하고, 이익의 사유화와 손실의 사회화라는 근본적인 자본주의 시장원리마저 위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가 인구절벽과 기후위기, 소득과 자산불평등에 직면하여 미래 세대가 누려야 할 자원을 낭비하고 과잉소비하는 대책으로 건설·부동산 경기를 활성화하여 경제침체를 막아보려는 구태를 재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지막으로 시민사회가 이러한 정부의 위선적, 허구적 부동산 대책을 폭로하고 서민의 주거권을 강화하여 주택의 부담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는 대안을 끊임없이 제시하고 실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토론에서 안상미 전세사기피해자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지금 이순간에도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제대로된 전세사기 예방과 구제책이 없다고 항의했다. 안 위원장은 피해자가 요구하는 피해 회복은 ‘선구제·후회수’인데, 정부는 “사적인 계약에 공적자금을 투입할수 없다”, “사기는 평등하다. 재정이 없다”라는 입장을 고수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또한 정부가 “부동산PF에는 25조의 공적자금을 투입하겠다”. “부자세액을 감세하겠다”, “다주택자에게 혜택을 주겠다”는 이야기들만 하고 있다며, 전세사기 피해에는 관심이 없는 것인지 따져 물었다. 끝으로 피해자들은 위험한 건물에 노출되어 있으며, 단전단수를 염려하며 쫒겨 날들을 상황에 놓여 있고, 미래는 빚에 저당잡혀 있다며 정부의 제대로 된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총장은 자영업자 1명당 평균 대출액이 3억3천만원으로 비자영업자의 3.7배 수준이며, 작년 3분기 대출 연체율은 1.24%로 1년전보다 2배이상 증가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인해 매출은 줄고, 이자 부담 등과 더불어 온라인 플랫폼 거래의 확산 등으로 인한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장은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부채 탕감 없는 신용 대사면은 추가 대출을 통해 자영업 부채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며, 확장 재정을 통한 과감한 자영업 부채 탕감 및 중장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에서 지역사랑상품권 대신 온누리상품권의 발행액을 늘리고 있지만, 온누리상품권은 사용처 제한이 있어, 그 효과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사용처 확대 등에 대한 추가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총장은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형마트 공휴일 의무휴업 폐지 재고,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및 불공정 완화 대책, 가맹점·대리점·온라인플랫폼 등의 종속적 자영업자에 대한 단체 협상권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1·10 대책이 투기를 조장하고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의 규제 완화 정책을 재탕, 삼탕하고 있으며, 무분별한 개발로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개인의 욕망을 제어하기 위해 사회적 합의를 통해 만든 법률과 제도를 무력화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신축 주택 구입시 주택수에 상관없이 세금을 중과하지 않는 정책으로 인해 경제적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주택을 매집하게 되면 전세사기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고, 자산이 많은 사람들이 주택을 매집하게 되면 자산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취득세, 종부세도 못 낼 정도의 임대인과 자본력이 낮은 건축주가 집을 여러 채 갖게 되면 어떤 문제가 벌어지는지 전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전세사기가 똑똑히 보여줬는데도, 전세사기를 양산하는 ‘빚내서 집 짓고,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을 발표한다고 꼬집었다.

위평량 위평량경제연구소 소장은 정부의 감세가 상대적으로 가진자들에 대한 감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이는 조세수입감소, 재정지출 약화, 국민소득증가 부정적 영향, 양극화 심화, 부정의·불평등·불공정·양극화 구조의 심화를 불러온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번에 발표한 정책들은 조세평등주의 원칙에서 벗어나고 재정학 측면의 적정한 세수확보, 과세중립성 및 국민경제적 효율성 측면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위 소장은 빚내서라도 투자(투기)하면 세금지원, △이러한 투자는 돈 있는 부자계층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하고, △특히 자본시장의 안정성이 높아야 하는 것이 가장 기본인데 은행 판매 ELS 상품 손실률이 최고 60%에 달하고, 지난주까지 만기 도래 기준으로 투자금 대비 손실률은 53% 수준으로, △한국의 자본시장 신뢰도는 더욱 낮아져,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추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주거문제와 집값 안정화로 국민부담을 낮추고, 취약계층과 미래세대, 인구절벽 등의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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