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유착인가? 무능·무지의 소치인가?”

경실련, 추 전 장관은 공천 앞서 ‘역대급 세수 펑크’ 책임지고 해명해야 양병철 기자l승인2024.02.14 17:54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세수감소 5년간 13조 수준이라더니, 1년만에 51조원 펑크 

세수감소 원인 ‘소득세’ 때문? 법인세 감소 2배 많아 

부자감세 지향하던 이명박 정부 보다 더 노골적 

기재부도 책임 회피 말고, 관련자 색출하여 문책하라

1월 31일 기재부가 ‘2023년 국세 수입 실적(잠정)’을 발표, 국민들의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국민들에게 역대 최대의 세수펑크 문제는 막연한 불안이 아니라 구체적인 공포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어처구니 없는 세수오차를 낸 추경호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민들께 송구하다”며 머리를 숙였지만, 여전히 부자감세가 세수감소의 원인이 아니라며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 2022년 5월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국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실을 예방,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경실련은 14일 추경호 전 장관에게 작금의 현실을 직시하고 오만방자한 지난 발언들에 대한 책임있는 태도를 요구했다.

2022년 7월 당시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규모 부자감세를 단행하면서 “세입 기반은 훼손하지 않는다”며 ‘2022년 세제개편’에 따른 세수감소 규모는 5년간 13조1000억원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 호언장담했다.

이어서 그는 “세수감소는 전체 국세 수입의 3% 수준일 것이고 재정 건전성 악화는 없다”고 자신했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2023년 세수감소(소득세·법인세·증권거래세·종합부동산세·기타)를 6조4096억원으로 2027년까지 누계기준으로는 13조1392억원의 세수감소를 예측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작년 국세수입은 2022년 대비 50조9000억원 감소, 4년은 고사하고 1년 만에 당초 기획재정부의 추산보다 4배 가까운 세수가 펑크났다. 이를 적용해 5년간 세수감소를 다시 계산하면 약 58조6300억원이 된다. 이는 그나마 세수감소 규모를 작게 보이게 하는 순액법 계산을 적용했을 때의 금액이다. 누적법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105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어 재정파탄 수준이 더욱 참담하다.

이런 상황에서 추 전 장관은 세수감소는 ‘법인세’가 아니라 ‘소득세’와 ‘종부세’ 탓이라며 부자감세를 정당화했다. 그는 작년 11월 “법인세 인하 효과는 올해 (세수감소에)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며 “세수 감소의 영향은 소득세와 종부세”라고 진단했다. 기획재정부 역시 2023년 소득세와 법인세는 각각 3조5099억원, 6185억원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면서 세수감소의 원인을 소득세로 돌렸다.

과연 그럴까. 작년 소득세는 12조9000억원 감소한데 비해, 법인세는 2배 가까운 23조2000억원 줄었다. 이어서 추 전 장관은 ‘2023년 세법개정안’과 함께 다시 한번 소득세 감소를 지적했다. 자녀장려세액제도 개편 등 서민을 위한 세제개편으로 향후 5년간(2024~2028년) 소득세가 5900억원 감소할 것이란 얘기다. 반면 법인세는 오히려 1690억원 늘어난다고 장담했다.

하지만 △해외자회사 배당금 익금불산입 제도 △해외건설자회사 대여금에 대한 대손충당금 손금산입 특례 △R&D 세액공제 상향 등 각종 법인세 혜택이 시행된 가운데 올해 법인세수가 개선될지 의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정부는 경기침체로 법인세가 덜 걷혔다면서 오히려 대기업과 자산가를 위한 세제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는 △법인세 완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상속세 폐지 등 굵직한 부자감세 기조를 이어왔다. 추 전 장관 역시 작년 10월 국정감사에서 “법인세를 더 낮췄다면 장기적으로 계속 영향이 나타났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토로하기까지 했다.

반면 서민과 근로자를 위한 혜택이랍시고 ‘식대 비과세 한도 소폭 상향’ 등 조잡한 정책을 앞세워 수십조원 부자감세를 은폐하고 있다.

이러한 서민 기만적 행태는 통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작년 법인세가 전체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3%로 2022년 대비 2.8% 감소한 반면 소득세는 1.1% 증가했다. 특히 근로소득세 수입은 전년대비 3% 오른 59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근로소득세가 전체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7.2%로 2013년 이후 10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 부자감세를 위한 세제 개편 이후 2009년 법인세 세수가 전체 국세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 줄었지만 소득세 역시 0.8% 감소하였다는 점에서 보면, 윤석열정부의 ‘부자감세, 서민증세’는 대놓고 부자감세를 감행했던 이명박 정부 때보다 더욱 노골적이다.

더욱이 이러한 부자감세의 결과 우리 정부의 2023년 세계잉여금 마저 역대 최소인 것으로 나타난다. 올해 2월 8일 발표된 기획재정부의 ‘2023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잉여금(일반·특별회계 합산)은 2조7000억원으로 2022년의 9조1000억원보다 70.3%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364억원에 불과해 사실상 역대 최소 수준인 것으로 확인된다.

대한민국의 성실한 납세자이자 주권자인 대다수 국민들은 이와 같은 개탄스러운 현실이 정경유착의 결과인지 윤석열정부의 무능과 무지의 소치인지 알 길이 없다.

경실련은 “추 전 장관은 국민으로부터 국가의 재정운용을 수탁받은 주무부처의 전 장관으로서 22대 국회의원 출마를 위한 공천신청에 앞서 2023년의 역대급 세수감소에 대해 모든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철저히 해명하고 그에 따른 재정파탄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재부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역대급 추계 오차를 범한 관련자를 색출하여 문책하라”고 요구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양병철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여백
시민사회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8288 서울특별시 구로구 새말로 93, 신도림태영타운상가2동 B105  |  대표전화 : 02-3143-4161  |  팩스 : 02-6737-1115  |   ingopress@ingopress.com
등록번호 : 서울 아 02638  |  등록일자 : 2013년 5월 8일  |  회장 : 이정우  |  발행인 : 설동본  |  편집인 : 강상헌  |  편집국장 : 양병철
후원계좌 : 국민은행 7788-01-04-375819 (시민사회신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설동본
Copyright © 2007 시민사회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