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이명박 정부는 반인권 정권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인가?

- 정부는 독립기구 인권위를 무력화시키는 조직 축소 당장 철회하고,

1% 특권층만이 아닌 국민 전체 인권 보호에 지금부터라도 귀 기울여라 -

지난 1년 동안 철저하게 민생과 민주주의를 압살하여 민중의 삶을 유린해왔던 이명박 정부가 200여명에 불과한 독립적인 국가기구인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마저 대통령령 개정을 통해 강제 축소를 강행함으로써 반인권 정권의 정체성을 보다 극명하게 표출하고 있다.

정부는 인권위 정원을 21.2% 축소하고, 조직 역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는 직제개편안을 확정하고, 인권위에 일방적으로 통보하였다. 이 개편안에 따르면 정원은 208명에서 164명으로 44명으로 감축되고 5본부 22팀 4소속기관인 조직은 1관 2국 11과 3소속기관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31일 국무회의에서 통과되면 인권위의 반대가 있다 하더라도 시행될 수밖에 없게 된다.

작년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당시에도 인권위를 대통령직속기구로 전환하는 정부조직개편안을 발표까지 했다가 국내외 여론에 굴복하여 철회하여 나라 안팎에서 망신을 당했던 이명박 정권은 호시탐탐 인권위 축소 기회만 살피고 있다가 촛불시위 진압 과정에서 인권 침해가 있었다는 인권위 결정이 나오자마자 인력 축소를 들고 나온 것만 봐도 이번 강행에 어떤 불순한 의도가 있는지 한 눈에도 확인할 수 있다.

정부는 “업무량 분석에 따른 것으로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조직개편의 일환”이라고 강변하지만, 정권의 자의적인 간섭을 방지하기 위해서 입법 · 사법 · 행정 3부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국가기구로 출범한 인권위는 정부 차원의 조직 개편의 대상이 되는 일개 행정부처가 아니며 더욱이 2001년 출범 이후 접수한 진정사건의 80% 이상이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라는 점에서 인권위가 조직 축소로 무력화된다면 다른 국가기관의 횡포를 감시 · 견제함으로써 국민의 인권을 보장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사회가 민주화될수록 관심과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있었던 인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고, 촛불시위와 용산 철거민 진압 과정에서 볼 수 있듯이 과거 독재정권의 인권탄압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는 이명박 정권 하에서는 공권력에 의한 인권유린에 대해서 비판할 수 있는 독립적인 인권위의 존재와 역할은 더욱 막중할 것이다.

인권위가 출범 이후 사형제 및 국가보안법 폐지 권고, 양심적 병역 거부권 인정 및 대체 복무제도 도입, 테러방지법 제정 반대, 이라크 파병 반대, 비정규직 법안 수정 권고 등 지금까지 정부에 맞설 수 있었던 것은 독립성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이명박 정부가 조직 축소에 나선 것은 단지 정원 몇 명 줄이자는 의미가 아니라 이참에 인권위 자체를 정부의 정책에 대해 소신을 밝히는 인권위가 아니라 정권에 순응하는 순종적 인권위로 만들고자 하는 첫 단추가 분명하며, 출범 초기 실패로 돌아간 대통령직속기구로 아예 인권위를 옭아매고자 하는 단계라는 것이 명백한 사실이다.

이는 인권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가하면 할수록, 인권위 역할과 기능이 강하면 강할수록, 공권력을 이용해 민중들의 인권을 무참하게 짓밟아왔고 앞으로도 탄압해나가고자 하는 이명박 정권의 반인권적 실체가 속속 드러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며, 1% 특권층만의 권리만이 눈이 들어오는 이 정권이 경제위기 극복이라는 명목으로 친재벌 및 개발논리에 매몰됨으로써 힘없는 자의 인권을 무시하고 공권력 확립이라는 미명으로 최소한의 생존권을 주장하는 민중의 인권을 침해하는 데 장애가 되는 인권위의 손발을 잘라버리겠다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120여 개국 국가인권기구 협의체인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 (ICC)도 외교통상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인권위 축소 재고를 촉구하고 있고, 당사자인 인권위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단체 및 야당 역시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음에도 정부가 강행한다면 이는 이명박 정부 스스로 이 정부 하에서는 인권이라는 것은 아예 없는 것이고, 더 나아가 반인권 정권임을 선언하는 것이다.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이하 민주공무원노조, 위원장 정헌재)은 그 어느 때보다 공권력에 의한 인권탄압에 대한 인권위의 기능이 더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경제 위기 상황 하에서 더 열악해질 수밖에 없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인권위의 역할이 더 절박하게 요청되고 있는 이명박 정권 하에서 인권의 보루이자 상징인 인권위를 일방적으로 축소하는 것에 대해서 단호히 반대한다.

피와 눈물로 싸워서 출범시킨 인권위를 일방적으로 축소한다는 것은 인권위의 기능과 역할을 사실상 마비시키고 독립성을 훼손하여 결국 어두운 과거로 다시 돌아가겠다는 것으로 즉각 철회되어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우리 대한민국이 유엔인권이사국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모든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그 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고 민주적 기본질서 확립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인권위법 제1조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겨보기를 진심으로 충고한다.

2009. 3. 25

전국민주공무원노동조합

이지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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