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사회책임투자가 희망”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창립 2주년 이종오l승인2009.03.30 11:10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강연

금융위기가 쓰나미처럼 전 세계를 덮친 결과 신자유주의로 대변되는 자본주의에 대한 새로운 모색과 대안이 나오고 있다. 중국과 일본의 중간에 끼여 있는 이른바 샌드위치 경제로 표현되는 한국.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이번 금융위기로 인해 더욱 더 고통스러운 침체의 터널을 통과해야만 한다. 한국의 경제력과 브랜드는 해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이를 극복할 새로운 대안은 있는가. 지난 18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창립 2주년 기념으로 희망제작소 박원순 상임이사를 초청, ‘21세기 새로운 경제를 꿈꾼다-한국사회의 대안경제에 대한 고민’이라는 주제로 모색의 시간을 가졌다. /편집자

추락하는 한국경제에는 날개가 있는가. 박원순 상임이사는 이에 대해 우리 사회가 주목해야 할 1O가지 움직임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사회적 기업, 그린 비즈니스 등 미래산업의 틈새공략, 향토자산을 활용한 향토산업, 사회책임투자(SRI) 등이다.

이날 행사에서 박 상임이사는 각종 언론자료와 전문가들의 전망을 빌어 “한국의 경제력은 갈수록 추락하고 있고 우리나라를 먹여 살리는 자동차, 조선, 전자산업도 30년 후에는 없다”며 “늘고 있는 건 음식점과 게임방, 그리고 성인방 등이다”고 한국경제를 진단했다. 또 현 정부의 ‘녹색뉴딜’은 단순한 일용직 일자리 창출에 그칠 공산이 크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세계 1위의 자살률과 세계 2위의 저출산국이다”는 점을 들어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박 상임이사는 이처럼 추락하는 한국경제와 사회에 날개를 달기 위해선 사회적 기업, 사회책임투자 등 새로운 대안경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대한민국 수정헌법 1조1항, 대한민국 모든 국민은 소기업 사장이 될 수 있다”는 말로 “대한민국 모든 국민은 소기업가 정신을 가져야 하며, 또 이를 육성함으로써 비경제활동인구 혹은 잠재창업자를 요식업과 같은 레드오션이 아닌 대안적인 블루오션 시장의 주체로 끌어들여 활력있는 국가경제의 성장동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변호사의 육성으로 들어본다.


한국사회 대안경제는 무엇?

“사회적기업은 수익과 공익을 모두 추구하는 기업이다. 영국은 ‘The Office of The Third Sector’(제3부문관청) 산하에 사회적기업부서(Social Enterprise Unit)를 지난 2006년에 신설해 사회적 기업문화를 배양하고, 사회적 기업들이 필요한 정보와 조언 그리고 기업수명주기에 따라 적절하게 재정지원 등을 제공하는 등 국가차원에서 육성하고 있다. 영국은 현재 5만5천여개의 사회적 기업이 활동하고 있으며, 270억 파운드, 매출, 연간 80억 파운드 이상을 GDP에 기여하고 있다.

프라이스탁과 가디아 솔라시스템, 에덴 프로젝트사는 대표적인 사회적기업이다. 프라이스탁은 폐기처분되는 시트나 안전벨트 등을 재활용해 가방을 만드는 기업이다. 이 가방은 투박하지만 세계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디자인을 표방하며 유럽의 ‘신상품족’을 사로잡았다. 방수가 잘되고 큰 가방을 만들어 보자는 두 형제의 고민에서 탄생된 이 가방은 우리 돈 30만원이 넘는 비싼 값에 팔려나간다. 사회적 기업이 만든 제품도 얼마든지 명품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가디아 솔라시스템은 디팍과 시린 씨가 부부이자 동업자로 만든 인도의 사회적기업이다. 태양열 조리기 50만6천여대를 보급, 사용사 수 210만여명으로 대규모 태양열 조리기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인도 티루파티 사원에는 하루 3만명분의 식사를 조리할 수 있는 세계 최대 태양열 조리기를 설치했다. 매출은 700만 루피(1억4천600만원), 순이익은 15만 루피(313만원)으로 순이익 전액을 인도 사회단체에 기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교육운동에 사용하고 있다. 직원은 모두 수드라 계층으로 고용도 사회적이다. 올해부터는 인도에 설치한 태양열 조리기들의 이산화탄소 배출권을 2012년까지 독일정부에 판매하기로 계약하는 등 CO2 배출권 거래사업도 실시한다.

에덴 프로젝트사는 지역 자체를 이용해 사회적기업을 만들어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광산업이 성행했던 영국의 콘월 지역은 폐광지역으로 바뀌면서 쇠퇴했다. 에덴 프로젝트사는 이 폐광지역에 우리나라처럼 도박산업인 카지노를 세우지 않고 ‘에덴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돔 형식의 실내 식물원을 개장했다. 2001년 문을 연 첫해만 1억9천600만명이 다녀갔다. 600여명의 직원 중 95%는 이 지역 출신이며 이중 50%는 이전에 실업자들이었다.”

“녹색뉴딜은 공허하다”

“그린비즈니스와 에코 상품은 미래산업이다. 우리나라는 이와 관련된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정부는 4대강 살리기 등 9개 핵심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녹색뉴딜사업’을 확정하면서 향후 4년간 50조원을 투입해 96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숫자놀음에 그칠 공산이 크다. 실제적인 그린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만들어 내야 한다. 틈새시장은 어디에도 있다. 직장인들을 위한 샌드위치와 커피 등을 'HOW ARE YOU'라는 브랜드로 차량으로 이동하며 판매하는 한국의 한 청년기업가는 스타벅스 틈새시장의 전형을 보여준다.

향토자산을 활용한 향토산업도 주목해야 한다. 자기 발 아래 주변을 살펴보라. 3대에 걸쳐 70년간 국내 굴지의 매실농원을 이룩해 고수익을 올리고 있는 전남 광양 청매실 농장의 주인 홍쌍리 여사, 전통 된장으로 역시 고수익을 올리는 안성 일죽면 서일농원의 서분례 여사 등이 대표적이다.

술 하나로 FTA 방벽을 막을 수도 있다. 관세청의 ‘주류수출입현황’에 따르면, 소주, 맥주 등의 주류 수출은 감소하고 수입은 늘어났다고 한다. 일본의 경우 그 지역의 특산물을 이용한 독특한 술을 만들어 이를 홍보하고 수출하고 있다. 우리도 일본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우리 농산물로 빚은 술로 우리 농촌을 살릴 수 있다.

문화예술에도 주목해야 한다. 2002년 홍대 앞 젊고 가난한 예술가를 중심으로 자신의 창작품을 놀이터에서 처음 전시하면서 시작된 홍대앞 희망시장은 현재 수공예 작가 1천여명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홍대앞 희망시장은 작가와 고객의 1대 1 소통의 공간을 마련해 밥벌이가 시원찮은 젊은 작가들에게 판로를 제공하고 있다.

관광산업은 굴뚝없는 산업이다. 새로운 대안경제로 이 관광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캐나다 밴쿠버 인근에 자리한 슈메이너스라는 마을은 한때 제재업으로 유명했으나 이 업종이 쇠퇴한 이후 1982년 지방단체와 주민들이 손을 잡고 자신들의 마을 역사를 집집마다 벽화로 담았다. 이 벽화는 슈메이너스를 일약 관명명소로 바꾸어 놓았다.

창조적 아이디어로 무장한 소기업을 활성화 시킬 필요가 있다. 환경벤처기업인 그린케미컬사는 사탕수수와 올리브유를 화학적으로 결합시켜 슈가버블을 제조, 판매하고 있는 회사다. 슈가버블은 설탕의 친수성을 이용, 독성과 자극이 없고 세정력이 뛰어한 제품으로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 제품으로는 보기 드물게 이마트, 롯데마트 등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홈프렌차이즈 사업과 해외시장 개척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차별성이 경쟁력의 원천이다. 지역소기업들의 브랜드 창출 또한 대안경제로 제시할 수 있다.”

“소기업, 재평가 해야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국민 모두가 기업가 정신을 먼저 가져야 한다. 우리나라 수정 헌법 제1조 1항은 ‘대한민국 모든 국민은 소기업 사장이 될 수 있다’로 바뀌었으면 한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을 소(小)기업가로 육성하므로서 경제활동 외곽에 있는 잠재노동력의 경제활동, 고용시장 진입을 유도해야 한다. 현재 경제활동을 하고 있지만 자금난, 비전문적인 경영 등 여러 가지 한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기업을 재평가하고, 재활 기회를 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런 착한 기업들에 착한 돈이 투자되어야 한다. 사회책임투자(SRI)는 환경, 사회, 거버넌스가 양호한 기업에 투자한다. 세계적인 흐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사회책임투자는 주주의 자격으로 기업의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되 단기 실적에 매몰되지 않도록 하고, 동시에 안정적이면서도 지속가능한 수익을 내는 것이 목표다. 이러한 사회책임 투자자금의 착한 기업에 대한 투입은 자본의 선순환을 가져온다. 그런 점에서 사회책임투자를 우리나라에 하루 빨리 정착시켜야 한다.”

이종오 사회책임투자 전문기자

이종오  @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종오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여백
시민사회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8288 서울특별시 구로구 새말로 93, 신도림태영타운상가2동 B105  |  대표전화 : 02-3143-4161  |  팩스 : 02-6737-1115  |   ingopress7@naver.com
등록번호 : 서울 아 02638  |  등록일자 : 2013년 5월 8일  |  회장 : 이정우  |  대표 : 윤순철  |  발행인 : 설동본  |  편집인 : 강상헌  |  편집국장 : 양병철
후원계좌 : 국민은행 7788-01-04-375819 (시민사회신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영일
Copyright © 2007 시민사회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