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플루 검역, 신고서 달랑 하나로?

정부 “모든 공항에서 실시”... 실상은 ‘허술’ 박신용철l승인2009.06.1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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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처럼 특별한 예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니 손을 깨끗이 씻는 등 청결이 중요합니다."

중국 출장을 앞두고 신종 인플루엔자A(H1N1·신종 플루)가 걱정된 이명반 씨(가명, 서울시 서대문구)의 문의에 대해 국립보건원 관계자는 이같이 답했다.

이 씨는 손전용 소독제와 구강청정제(의약외품) 등을 구입해 지난 13일 김포공항에서 중국 상하이 홍차오 공항으로 향하는 아시아나 비행기편에 올랐다.이 씨는 김포공항에서 탑승 수속을 밟고 비행기가 출발할 때까지 신종 플루를 경고하는 안내방송, 안내장 등을 접하지 못했다. 중국 상하이 홍차오 공항에 착륙할 때까지도 마찬가지였다.

중국, 13일 첫 신종 플루확인

비행기가 홍차오 공항에 착륙을 마치자 '신종 플루 감염에 대비해 승객 전원에 대한 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니 자리에 앉아 검사가 끝날 때까지 대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안내 방송이 흘러 나왔다.

수 분후 방역복을 입은 중국측 관계자들이 기내로 들어와 총 모양의 발열감지기를 승객 이마에 대고 일일이 검사를 진행했다. 검역 신고서도 중국 검역 당국에서 나와 꼼꼼하게 확인한 후 검사 결과에 이상이 없다고 판단된 후 입국할 수 있었다.

같은날중국 언론에 따르면, 해외 방문 기록도 없고 해외에서 귀국한 사람과 접촉하지도 않은 광둥성의 한 고교생이 첫 신종 인플루엔자 감염자로 확인됐다. 중국 위생 당국은 전염 경로가 불분명하지만 본인도 모르게 환자와 접촉할 가능성이나 해외 유입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모든 공항서 검역조치 실시?

한편 보건복지가족부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도 이날국내 신종 플루 감염자 수가 총 59명이라고 밝혔다.이에 앞서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를 '중앙인플루엔자대책본부'로 격상하고 공항 입국 단계에서 신종 플루 조기 발견을 위한 기내 이동검역, 입국 시 열감지기로 이중 발열감시 실시 등의 방침을 밝혔다.

특히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1일 신종 플루 경보 수준을 ‘대유행'(pandemic)을 의미하는 6단계로 격상했다. 이날 보건복지가족부도 관계부처 및 전문가로 구성된 '위기평가회의'를 열고 신종 플루 대유행 선언에 따른 대책을 논의했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신종 플루가 지역사회로 전파되는 현상은 아직까지 없고, 대부분 해외에서 유입되거나 제한적으로 긴밀한 접촉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어 국가재난단계는 현재의 '주의단계'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국가재단 단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 등 4단계로 구분된다.

3박 4일간의 중국 출장을 마친 이 씨는 중국 상하이 홍차오 공항에서 김포공항행 아시아나 비행기편에 올랐다. 이륙한 후 스튜어디스가 손님들에게 세관신고서와 검역신고서를 각각 1장씩 나누어 주었다.

이 씨는 중국 입국 시 중국 보건당국에서 입국자들의 체온검사 등 사전 예방차원 검사를 실시한 것을 떠올리며 국내 공항에서는 더 철저한 방역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씨의 예상은 빗나갔다. 김포 공항측은 발열 검사도 하지 않고 검역 신고서도 확인하지 않은 채 단순히 접수만 하는 형식이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날 국내 누적 환자 수가 70명에 도달했다.

안이한 정부 대응 '불안하다'

보건복지가족부 한 관계자는 "인천공항을 포함한 김해공항 등 검역소가 있는 모든 공항에서 열감지기 등을 통해 입국자들에 대한 신종 플루 검역을 실시하고 있다"며 "중국의 경우 국내보다 검역조치가 더 엄격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와 동행한 박 아무개 씨는 "정부가 발표하고 주장대로 모든 공항에서 발열 검사 등의 검역조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데도 정부는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신용철 시민기자

박신용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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