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비로 미래 비용 축소 인식을”

정부가 202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최소로 잡기 위해 감축여력을 의도적으로 축소했다는 민주당 김재윤, 김상희 의원의 주장에 환경시민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두 의원은 지난 4일 정부 녹색성장위원회에서 입수한 자료를 근거로 온실가스 발생량을 2005년 대비 10% 이상 감축할 수 있는 여력이 있음에도 산업계의 반발을 고려해 국가중기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05년 대비 8% 증가, 현상유지, -4% 감축이라는 3가지 시나리오만 제시했다고 밝혔다.

환경연합, 녹색연합, 환경정의, 녹색교통, 여성환경연대, 에너지정의행동 등 환경단체들은 이에 대해 “우선 산업계의 온실가스감축 목표를 바라보는 관점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단체들은 “기후변화에 미리 준비하는 것은 오히려 미래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며 “무턱대고 온실가스 감축 자체를 규제로 규정하기보다 미래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정부의 명확하고 일관된 정책마련을 주문하는 것이 기업활동에 득이 될 것”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국가온실가스 ‘감축’이란 말만 나오면 규제라고 몰아붙이며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높게 세우면 규제를 피해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겠다는 산업계의 엄살은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 재앙 앞에서 너무나 철없는 태도”라고 비판했다.

단체들은 “중기온실가스 감축 목표설정이라는 중대한 일을 앞둔 상황에서 한반도의 미래가 산업계의 눈치를 보는 정부와 떼를 쓰는 산업계에 발목이 잡힌 셈”이라며 “산업계의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에 대한 전향적 입장변화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다음달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1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지구적인 기후변화 재앙을 막기 위해 구체적이고 구속력있는 합의를 위한 정치적 의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국제환경단체인 ‘지구의 벗’ 아태지역 단체들도 한국의 역할을 촉구하는 공동서한을 지난 4일 보냈다.

지구의 벗은 한국정부가 2005년 대비 2020년까지 최소 20% 감축, ‘동아시아 기후파트너십’에서 핵에너지 지원 프로그램 제외, 자국내 온실가스를 줄이기보다 개도국이 산림보호로 얻은 온실가스 감축분을 이용해 탄소시장에서 사포 파려는 시장 메커니즘 거부, 재정적 지원을 통해 개도국들이 온실가스 감축에 있어 가능한 행동에 나서도록 권고할 것 등을 요청했다.

지구의 벗의 이번 공동서한은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진행된 유엔기후변화협상에 맞춰 한국 정부의 기후정의와 형평성 확립 약속과 실천을 바라는 의미에서 전달됐다.
설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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