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낭비·비리주범 턴키입찰제도 폐지”

정부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위해 설계시공일괄입찰을 하며 1조3천억원의 예산을 낭비할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실련은 지난 3일 “정부는 지난 9월부터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설계시공일괄입찰(턴키)와 가격경쟁제도로 입찰을 실시했다”며 “지난 1일 현재 1차분 턴키발주는 17건에 4조4천억원, 가격경쟁방식(최저가)는 24건에 1조2천억원 등 총 41건으로 모두 5조6천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어 “턴키 15개 공구의 입낙찰 결과는 평균 93.4%의 높은 낙찰률에 금액은 4조1천억원이고, 가격경쟁 16개 공구는 평균 62.4%의 낙찰율에 7천억원이었다”며 “턴키와 최저가제도의 평균낙찰률 차이는 31%이고, 이에 따라 2009년도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턴키로 발주한 예산낭비 금액은 약 1조3천7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이는 고스란히 소수 재벌 건설사들의 특혜수익”이라며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인해 건설 양극화를 부추기고 예산을 낭비하는 턴키제도를 폐지함과 동시에 가격경쟁 제도를 확대할 것을 강력히 촉구”고 밝혔다.

경실련은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목적은 하천의 수질을 개선하고 홍수피해를 예방하고자 추진하는 복합준설사업으로 고도의 집약된 기술이 필요한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일반 재정사업으로 발주해도 충분하지만 턴키로 발주하여 수조원의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설명한 뒤 “내년에도 정부는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턴키방식으로 4건에 약 3조원을 발주할 예정으로 만약 정부의 예정대로 턴키로 발주한다면 약 1조원의 예산이 더 낭비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빙자하여 건설사만 특혜를 주고, 그 비용을 시민들이 부담하도록 떠넘기는 턴키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강조다.

경실련은 “정부 건설사업의 턴키발주는 제도 자체가 ‘가격은 담합하고, 설계심의는 로비’하는 것으로 이미 시민들에게 ‘부패 유발제도’로 알려져 있다”며 “또한 지난 10년간 수차례의 부패사건에서 턴키의 문제는 반복적으로 드러났다”고 지목했다.

경실련은 “지난달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4대강 입찰담합 의혹의 실마리를 적나라하게 밝혔고, 곧이어 정호열 공정거래위원장은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4대강 사업과 관련, ‘담합과 관련된 정황들이 포착되고 있다’라고 발언했다”며 “그러나 4대강 사업에 대한 파장이 커지자 사실과 다르다는 말바꾸기로 건설업체들의 관행적인 위법행위를 유야무야 처리할 우려를 낳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그동안 우리나라 발주제도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며 “세금으로 건설업체들의 이익을 과다하게 보장해주는 발주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설동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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