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기후변화 대응 요원

CDP 응답 86개 기업 정보 분석 이종오l승인2010.11.0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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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실제적 조치 측면에 소홀…필수 수단으로 인식해야
응답률은 43%를 기록해 일본과 함께 아시아 최고 기록…정보공개 질도 향상

지난 달 21일 광화문 KT에서 열린 탄소정보프로젝트 2010 한국보고서 발간 및 기후변화 대응 우수기업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이 인사하고 있다.

기업이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 Carbon Disclosure Project)에 참여한다는 건 금융기관의 요청에 의해 기후변화 대응 관련 정보를 제출한다는 단순한 의미를 넘어서 있다.

CDP에서의 ‘공개(Disclosure)’는 먼저 ‘투자 기회의 확대’를 의미한다. CDP에 참여한 기업은 기후변화와 관련, 금융기관이 투자하고 대출을 하고자 할 때 참조하는 일차 리스트에 오르기 때문에 투자의 현실적, 잠재적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다음은 ‘책임성’과 ‘투명성’을 의미한다. CDP에 참여한 기업은 자신들이 작성한 정보를 CDP에 서명한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비서명 금융기관, 시민사회단체, 경쟁기업, 학계, 일반 개인 등에게도 공개할 수 있다.

물론 CDP의 가장 큰 특징은 ‘자발성’이기 때문에 참여 기업이 자신들의 정보를 ‘비공개’로 설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서명에 참여한 금융기관들에게는 ‘공개’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투명성을 요구받게 된다.

이 투명성을 바탕으로 기업은 더욱 더 큰 책임성을 가지게 된다. 당근과 채찍, 자발성과 강제성의 모호한 경계. 빌 클린턴, 엘 고어, 반기문 UN사무총장, 로버트 B. 젤릭 세계은행 총채 등이 CDP를 지지하고 기업들에게 CDP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이유다.

이러한 CDP는 한국에서 2008년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주도하면서 시작되었다. 지난해 기업방문 등 적극적인 인게이지먼트(Engagement : 기업관여)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의 중심에 선 한국의 CDP는 올해 한 단계 더 도약하며 “아시아를 주도”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업들도 CDP를 기후변화 대응의 필수 수단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응답률, 아시아 최고 기록

올해 한국의 CDP 응답률은 200개 대상 기업 중 86개가 응답해 43%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대비 50%(100개 대상 기업 중 50개 응답)보다 소폭 하락한 응답률이지만 대상기업이 2배로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양호한 응답률이다. 한국은 지난해 아시아 최고의 응답률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43%를 기록한 일본과 함께 아시아 최고의 응답률을 기록했다.

신규로 응답한 기업이 86개 중 41개(47%)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기후변화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인식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 의무보고, 탄소배출권 거래제 도입 등이 본격적으로 가시화되면서 CDP 참여를 통해 기후변화 관련 규제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비하고 사내 탄소경영 체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기업들이 증가한 점이 양호한 응답률을 유지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산업별로는 금융산업이 31개 대상기업 중 18개가 응답해 58%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그 어떤 기업보다 민감하고 또 정보공개를 통해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구축해 나가야 할 에너지 산업은 0%의 응답률을 보였다. 대상기업 2개(SK에너지, S-Oil) 중 2개 모두가 응답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SK에너지, S-Oil은 3년 연속 미응답 기업에 포함되는 불명예를 기록했다. 기후변화에 역시 민감한 한국전력은 2008년과 2009년 CDP에 응답했으나 올해는 응답에 참여하지 않았다. 자동차 산업 중에서는 현대자동차는 3년 연속 응답했으나 기아자동차는 3년 연속 응답하지 않았다.

<표1> CDP 3년 연속(’08, ’09, ’10) 응답기업 Vs. 미응답 기업 중 시가총액 상위 10위 기업

CDP 3년 연속 응답기업

CDP 미응답 기업 중 시총 상위 10위 기업

두산중공업, 삼성전자,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하이닉스반도체, 한국가스공사, 한화, 현대자동차, KT, LG디스플레이, LG전자, POSCO, SK텔레콤

한국전력공사, LG, SK에너지, 신세계, 현대건설, S-Oil, 외환은행, 기업은행, 현대제철, 기아자동차

<표2> 지역별 CDP 응답률(아시아 중심)

지역

Korea 200

Global 500

Japan 500

Asia ex-JICK 135

India 200

China 200

응답률

43%

82%

43%

32%

21%

11%


배출량 정보공개, 50개 기업으로 급증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 및 기회창출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의 대응전략은 영업상의 활동 및 투자활동에 직접적으로 관련되면서도 책임 소재가 분명하고 측정 및 저감이 용이한 온실가스 배출 저감활동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고 있다.

실제로 배출량 정보(scope1&scope2)를 공개한 기업의 수는 응답기업 86개 중 50개(58%)에 이른다. 이 50개 중 50%인 25개 기업은 객관성 및 신뢰성 확보를 위해 배출량 정보에 대해 제3자 검증을 받았다. 배출량 감축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기업 수도 37개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배출량 정보를 공개하는 기업 수(응답기업 50개 중 27개), 배출량 정보 제3자 검증받은 기업 수(응답기업 50개 중 16개), 배출량 감축계획 수립 기업 수(응답기업 50개 중 31개)에 비해 중폭 또는 소폭 상승한 수치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기업들이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으며, 정보공개의 질이 향상되었음을 의미한다.

현재 혹은 가까운 시일 내에 기후변화 대응 전략의 일환으로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구축 중이거나 구축 예정이라는 기업도 상당수인 걸로 나타났다.

CDP한국위원회는 향후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 및 저감활동이 일반화되면 공급망의 탄소정보관리 및 탄소오프셋(Carbon Offset) 활동을 통한 차별화 경향이 강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선도기업의 경우, 관리범위의 확대, 즉 온실가스 관리를 기점으로 기업 내부에서 협력업체 등의 외부로 확대하고 있으며, 다양한 온실가스 저감활동을 통해서도 줄일 수 없는 온실가스에 대해 외부에서 저감실적을 구매해 상쇄하는 탄소오프셋에 크게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하이닉스반도체는 올해 CDP 프로그램 중 하나인 CDP Supply Chain에 국내 최초로 가입해 자사의 협력업체 10개 기업에 대해 탄소정보공개를 유도했다. 그린파트너십, 탄소파트너십, 산업체 STOP CO2 사업 등도 협력업체의 기후변화 대응 프로그램이다.

거버넌스와 커뮤니케이션,
기후변화 지배구조 구축 움직임 확대 강화

응답기업 중 61%는 기후변화 이슈와 관련한 의사결정이 이사회 수준에서 이루어진다고 응답한 반면 사내 기후변화 이슈를 다루는 메커니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5%에 그쳐, 국내 기업들의 기후변화 거너번스 구축 움직임이 점차 확대 강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인게이지먼트(Engagement)나 외부와의 커뮤니케이션은 Global 500에 속해 있는 기업과 타 아시아 기업들과 비교해 상당히 떨어졌다.

산업협회나 개별 기업 차원에서 정책입안자들과의 적극적인 인게이지먼트를 통해 기후변화 관련 정책결정 과정에 참여한다는 기업은 49%(Global 500:80%, Japan 500:60%, Asia ex-JICK 135:60%)이며, 연간보고서나 CSR보고서 등을 통해 탄소정보를 공개하고 있는 기업은 56%(Global 500:93%, Japan 500:94%, Asia ex-JICK 135:80%)에 그쳐, 한국의 기업이 정부를 비롯해 투자자, NGO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기후변화 관련 정보공개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성과리더십지수(CPLI),
기후변화 대응 실제적인 조치 노력 부족

올해 한국에서는 기존 탄소정보공개리더십지수에 탄소성과리더십지수도 도입해 기업을 평가했다. 단순히 정보공개 수준에 대한 평가를 넘어, 기업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취한 ‘긍정적(positive) 조치’를 평가해 점수를 산정하는 지수다. 한마디로 저탄소를 위한 실제 노력과 행동을 평가했다는 말이다.

그 결과, 성과가 가장 높은 A밴드에 속한 기업은 삼성전기,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LG전자, POSCO 등 5개 기업, B밴드는 20개, C밴드는 23개, D밴드는 36개 기업이 속했다. C와 D밴드에 59개가 포함되어 있다는 건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실제적인 조치 측면에서 국내 기업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걸 의미한다.

삼성전기·삼성전자·하이닉스반도체·LG전자·포스코
탄소경영 글로벌리더스클럽에 편입

폴 디킨슨 CDP 본부 상임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올해 CDP에 응답한 86개 기업의 정보를 분석한 결과, 삼성전기,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LG전자, POSCO(가나다 순) 등 5개 기업이 탄소경영 최우수 그룹인 <Carbon Management Global Leaders Club>(탄소경영 글로벌 리더스 클럽)에 편입되었다.

이번 탄소경영 글로벌 리더스 클럽에 편입된 5개 기업은 기후변화 이슈 대응과 관련한 지배구조, 위험과 기회, 전략, 온실가스 배출회계, 커뮤니케이션 등 CDP(Carbon Disclosure Project)가 요청하는 정보공개의 모든 부문에서 골고루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

동시에 공개 부문 평가와는 별도로 기후변화 완화, 적응, 투명성 등과 관련해 기업이 취한 적극적인 조치를 평가하는 탄소성과리더십지수(CPLI : Carbon Performance Leadership Index)에서도 모두 선두 그룹을 의미하는 ‘Band A’에 편입되었다.

탄소경영 글로벌 리더스 클럽에 편입된 5개 기업은 탄소정보공개 점수(CDLI :CarbonDisclosure Leadership index)와 탄소성과 점수(CPLI : Carbon Performance Leadership Index)를 각각 50%씩 합산해 선정된 기업으로, 선진국의 글로벌 기업을 능가하거나 대등한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FTSE Global 지수에 포함된 5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Global 500 기업 중 특히 탄소성과 측면에서 Band A에 편입된 기업은 47개 밖에 되지 않는다.

탄소경영 글로벌 리더스 클럽은 올해 CDP한국위원회가 처음 제정한 클럽으로,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인 탄소경영 최고의 기업들만 편입될 수 있다. CDP를 한국에 처음 시작한 2008년과 2009년의 CDLI 최우수 기업에 해당된다.

올해까지 이 클럽에 3회 연속 편입된 기업은 아직 한군데도 없으며, 2회 이상 편입된 기업은 삼성전자, 하이닉스반도체, LG전자, POSCO다. 삼성전기는 올해 처음으로 편입되었다. 현대자동차와 LG디스플레이가 2008년에 각각 한번씩 편입된 바 있다.

CDP한국위원회는 탄소경영 글로벌 리더스 클럽 이외에 신규참여 기업 중 우수기업과 전년 대비 현저한 개선성과를 달성한 기업에 각각 탄소경영 특별상, 그리고 산업별 리더도 선정해 발표했다.

<표> CDP 2010 탄소경영 우수기업 명단 (아래 명단의 모든 순서는 가나다 순)

부문

기업명

업종

Carbon Management Global Leaders Club

삼성전기

IT

삼성전자

IT

엘지전자(LG전자)

선택소비재

포스코

원자재

하이닉스반도체

IT

Carbon Management Special Award (신규참여 부문)

삼성중공업

산업재

호남석유화학

원자재

Carbon Management Special Award (성과향상 부문)

제일모직

선택소비재

현대모비스

선택소비재

신한금융지주

금융

Carbon Management

Industry Leader

삼성전기

IT산업 리더

삼성전자

하이닉스

대구은행

금융산업 리더

신한지주

KB금융지주

삼성엔지니어링

산업재 산업 리더

삼성중공업

삼성테크윈

엘지전자(LG전자)

선택소비재 산업 리더

웅진코웨이

현대자동차

엘지화학(LG화학)

원자재 산업 리더

포스코

호남석유화학

CJ제일제당

필수소비재 산업 리더

에스케이텔레콤(SK텔레콤)

통신 산업 리더

KT


“기후변화 이슈가 투자 판단자료”

CDP 서명 금융기관


올해 CDP 2010에 서명한 전세계 금융투자기관은 연기금,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기관, 보험사 등 534개에 달한다. 서명기관이라는 CDP 설문대상 기업에 기후변화 관련 정보공개를 하도록 촉구하고 이러한 취지에 동의를 표명한 금융기관을 말한다. 서명에 동참한 금융기관은 응답기업들의 응답내용을 볼 수 있다.

이 응답내용을 바탕으로 기후변화와 관련한 기업 투자와 대출, 혹은 금융상품 개발, 기업관여(Engagement) 등에 이용할 수 있다.

주요 금융기관이 서명에 참여했다는 건 기후변화 이슈가 투자의 중요한 판단 지표로 떠올랐다는 이야기와 맥을 같이 한다. 반드시 그렇지는 않지만 서명기관은 서명하지 않은 금융기관보다도 기후변화 이슈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음은 그 기관명이다.

* 은행 :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대구은행, 부산은행
* 증권 : 삼성증권
* 자산운용사 및 투자자문사 : 미래에셋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KDB자산운용, NH-CA자산운용,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템피스투자자문, Q Capital Partners
* 보험사 :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 기금 : 기술보증기금

ㅣ용어설명ㅣ

CDP : Carbon Disclosure Project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CDP는 전세계 금융투자기관의 위임을 받아 각국의 주요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기후변화 이슈 대응과 관련한 지배구조, 위험과 기회, 전략, 온실가스 배출회계, 커뮤니케이션 등에 대한 정보를 설문형식으로 요청하는 금융기관 주도의 비영리단체의 명칭이자 글로벌 프로젝트명이다. 영국에 본부를 두고 있다. 수집된 정보는 매년 9월 경 보고서로 발표되어 전세계 금융기관의 투자지침서로 활용된다. 2003년 영국에서 시작되어 2010년 현재 여덟번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는 2008년부터 독자적으로 수행하기 시작했다.

탄소정보공개리더십지수(CDLI : Carbon Disclosure Leadership index)
CDP에 응답한 기업들이 제공한 ‘정보의 양과 질만을 평가’해 점수를 산정한다. CDLI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정보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온라인으로 응답해야 하고, CDP에 서명한 금융투자기관만이 아닌 모든 이해관계자에게 응답내용을 ‘공개해야’ 하며, 높은 점수를 획득해 상위 10% 안에 들어야 하는 등 세가지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 정보공개 점수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기후변화 경영’ ‘탄소경영’을 잘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는 없지만, 정보공개 점수가 높은 기업은 성과 점수 또한 높은 걸로 나타나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걸로 나타났다.

탄소성과리더십지수(CPLI : Carbon Performance Leadership Index)
단순히 정보공개 수준에 대한 평가를 넘어, 기업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취한 ‘긍정적(positive) 조치’를 평가해 점수를 산정한다. ‘긍정적 조치’란 기후변화의 완화, 적응, 투명성에 기여한 바를 의미한다. 2009년 파일럿을 거쳐 올해 CDP에 본격적으로 도입되었다. 실제적인 조치를 평가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경우 그 기업은 ‘기후변화 경영’ ‘탄소경영’을 잘한다는 평가가 가능해진다. 올해 CPLI는 전략, 지배구조, 이해관계자 커뮤니케이션, 배출량 감축 목표 달성 등과 관련 실제 조치 정도에 따라 기업의 수준을 A부터 D까지 총 4개의 밴드(band)로 분류하고 있는데, Band A는 기후변화 대응과 목표달성에 있어 높은 수준을 나타낸 기업을 의미한다.

● Band A (선두그룹): 80점 이상인 기업
●Band B (fast following): 51점 ~ 80점 대에 속한 기업
● Band C (On the journey): 21점 ~ 50점 대에 속한 기업
● Band D (Just starting): 20점 이하에 속한 기업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팀장

이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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