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반핵활동가 40여명 참가...시가지 ‘탈핵평화행진’도

남효선기자

영덕핵발전소유치백지화투쟁위원회는 20일, 일본, 대만 등 아시아권 반핵활동가 40여명과 함께 영덕군청 마당에서 '핵 없는 아시아 실현'을 위한 기자회견과 '반핵 아시아포럼'을 갖고 "영덕 신규핵발전소 부지 지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원전 중심 에너지 정책을 포기할 것"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월 13일 '고리원전1호기 전원 상실 사고 조직적 은폐' 사건이 터지자 환경.의료, 교육, 노동, 정당, 종교계 등 6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핵 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이 19일 오전,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핵안보정상회의 대항 주간 선포 및 핵없는 아시아 실현을 위한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탈핵 공동 행동'에 나섰다

이들 공동행동은 일본, 대만 등 아시아권 반핵 활동가 30여명과 함께 19일, 신규 원전 부지로 지정된 강원도 삼척시에서 '반핵평화대행진'을 펼친데 이어 20일, 오후 2시 경북 영덕군청 앞마당에서 '신규 핵발전소 지정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과 함께 '반핵아시아포럼(No Nukes Asia Forum)'을 열고, 1시간 여 동안 영덕시가지 일원에서 '반핵평화행진'을 벌였다.

이날 반핵아시아 포럼은 일본, 대만 등 아시아 각국에서 온 활동가들이 자신들의 반핵활동을 피력하고, 영덕핵투위의 기자회견문 낭송 순으로 진행됐다.

손성문 (영해성당 신부) 영덕핵투위 공동대표는"영덕 핵발전소 지정 철회를 위해 영덕을 찾은 아시아 지역 반핵 활동가들에게 감사드린다"며 환영인사로 말문을 연뒤,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와 최근 터져나온 고리원전 사고 은폐 사건을 보면서 김병목 영덕군수와 김관용 경북지사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며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파괴하는 핵발전소 확대정책을 즉각 포기할 것"을 촉구했다.

남효선기자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 후쿠시마 원전 인근 마을에서 이장 직을 맡고 있던 '하세가와 겐이치'씨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의 상황과 그 후의 정부 측 조치사항을 들려주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에서 온 '하세가와 겐이치'씨는 "정부의 안전하다는 말만 믿다가 모든 가족을 잃어버렸다. 핵발전소 사고로 고향을 잃어버린 다음에야 비로소 고향의 소중함을 알게됐다"며 "핵발전소는 인류사에서 영원히 격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하세가와 겐이치 씨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에 원전 인근 마을의 이장이었다"며 "두번 다시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한국 정부도 국민들의 '탈핵' 요구를 적극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만에서 온 활동가는 "안전한 에너지 없이는 안전한 국가도 불가능하다"며 "이제는 전 세계가 핵발전소를 폐기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쿠로다 세츠코 '핵발전소 필요없는 후쿠시마 여성모임' 대표는 "자신은 후쿠시마 핵발전소로부터 60Km 바깥에 살고 있으나, 지금도 아이들을 바깥에서 놀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며 "지금 후쿠시마는 흙을 만질 수도, 풀도 자라지 못하는땅으로 변했다"고 말했다.

또 세츠코 여사는 "서울에서 삼척과 영덕으로 오는 해안길이 매우 아름다웠다"며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 핵발전소는 절대 들어와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반핵 아시아 포럼을 주관하며 아시아 거주 활동가를 인솔해 온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오늘 새누리당이 총선 비례대표 1번으로 원자력연구원 위원을 선정했다"며 "이는 핵발전소 확대정책을 고수하겠다는 것으로 이제 새누리당은 새누리당이 아니라 '핵누리당'이라 불러야할 것 같다"고 정부의 원전확대 정책을 비난했다.

남효선기자

이병환 영덕핵발전소유치백지화투쟁위원회 집행위원장이 '영덕 신규핵발전소 지정 즉각 철회'를 담은 기자회견문을 낭송하고 있다

이어 이 대표는 "18일, 일본 반핵포럼 사무국장이 아시아 반핵 포럼 참가를 위해 입국했으나, 김포 공항에서 억류되었다가 19일 일본으로 되돌아 갔다"며 "이것이 MB정부가 내세우는 '국격'이냐"고 반문하고 "아름다운 영덕에 핵발전소가 들어서지 못하도록 모든 힘을 결집하자"고 호소했다.

영덕핵투위 “군수 소환으로 핵발전소 지정 철회시킬 것”

남효선기자

20일, 경북 영덕군청 앞마당에서 '핵 없는 아시아 실현'을 위한 기자회견과 '반핵 아시아 포럼'을 가진 영덕핵투위 회원과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지역에서 참가한 반핵 활동가 50여명이 '핵발전소 반대'를 담은 피킷을 들고 영덕시가지 일원에서 '탈핵평화 행진'을 펼치고 있다

이날 '핵 없는 아시아 실현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이병환 영덕핵발전소유치백지화투쟁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영덕 핵발전소 예정부지는 활성단층대"라며 "핵발전소 지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또 이 집행위원장은 "핵발전소는 해양생태계와 어장만 황폐화시킬 뿐 지역경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김병목 영덕군수 소환운동을 통해 반드시 영덕핵발전소 지정을 백지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포럼에는 녹색당 비례대표 1번으로 확정된 이유진 환경 활동가가 이번 총선에 영덕 지역 선거구에 녹색당 후보로 나선 박혜령 후보와 나란히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주민, 활동가 50여명은 '영덕 핵발전소 결사 반대'를 담은 피킷과 현수막을 들고 1시간 가량 영덕 시가지 일원에서 '반핵 평화 행진'을 펼친 뒤,오후 4시, 영해 성당에서 '핵없는 아시아 실현을 위한' 자유 토론모임을 가졌다.

한편 이들 활동가들은 21일, 부산으로 이동하여 부산 벡스코 앞 광장에서 태평양연안국 원자력회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뒤, 22일, 서울로 이동하여 서강대학교 다산관에서 '핵발전 없는 아시아를 만들기 위한 시민사회의 과제'라는 발제 토론을 가졌다.이어 23일, 녹색교육센터에서 성명서 채택을 위한 종합 토론을 끝으로 '반핵아시아 포럼' 일정을 마무리한다.


남효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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