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취업자를 더욱 서럽게 만드는 졸업유예 등록금

입학금은 실비만 징수·졸업유예 등록금 강제 금지하는 내용 담아

반값등록금국민본부·청년참여연대·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는 산정근거 없이 계속 인상되고 있는 입학금과 미취업자들에게 부담을 안기는 졸업유예 등록금 강제를 개선하는 ‘고등교육법 개정 법률안’을 청원·제출(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학과 교육부는 학생들에게 편법적으로 비용을 강제하는 입학금을 즉시 폐지·인하하고 졸업유예제 등록금 강제를 중단하여 학생과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최근 대학생들에게 입학금은 커다란 부담감으로 와 닿고 있다. 고려대와 동국대는 입학금을 100만원 넘게 받고 있다. 전국의 4년제 사립 대학교 134곳 중 입학금을 90만원 이상 받고 있는 학교는 37개(27%), 70만원 이상은 108개(80%)에 달한다.

▲ (사진=참여연대)

또 우리나라 대학들의 입학금 수준은 미국, 중국 대학과 비교를 통해 더욱 뚜렷하게 드러났다. 수업료가 상당히 비싸다고 알려진 미국의 IVY 리그 명문대라 하더라도 입학금이 연간 수업료 대비 2%를 넘지 않고 중국의 명문 대학들도 3% 내외를 넘지 않는데 우리나라의 일부 대학은 14%에 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장 큰 문제는 이렇게 과도한 입학금의 용도와 산정 근거가 모호하다는 것. 홍익대학교 2015학년도 등록금심의위원회 1차 회의에서 학생위원측이 입학금 산정 근거에 대한 자료를 요청하였으나 학교측 위원이 “관련 법규는 없다”라며 “신입생들은 과거 선배들이 이룩해 놓은 여러 가지 유무형의 혜택을 받는 것이므로 입학금을 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익대학교측은 아무런 산정근거도 없이 입학금을 받고 있다. 입학금 이라는 단어에서 보이듯이 입학 관련 사무에 필요한 비용으로 충당하고 그 남는 비용은 학생들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마땅한데도 아무런 산정 근거 없이 자의적으로 입학금을 정해두고 있는 것. 홍익대는 입학식·신입생의 전산등록·학생증 발급·학교 안내 책자를 지급하는데 정말 신입생 1명당 99만6천원이나 든단 말입니까? 그런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러한 학교측의 태도는 홍익대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에도 일반적인 풍토라는 것.

한편 졸업유예제 또한 편법적으로 학생들에게 비용을 청구하는 수단이다. 대학 9학기 이상 재학생들은 2014년 12만명에 달하고 이중에서도 취업이 안 되서 부득이 졸업유예를 한 학생만도 2만5천명에 달한다. 미취업을 이유로 졸업유예를 한 학생들이 낸 졸업유예 등록금 규모만 해도 56억원이나 된다는 것.

대학생들이 졸업 후 사회에 당당히 진입하여 기술을 연마하고 숙련된 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다. 그리고 취업난으로 인하여 대학생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우리 사회가 그 청년을 더욱 배려해주고 원활한 사회 진입을 위하여 도움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대학은 학생들의 미취업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학생들의 어려움을 틈타 졸업유예 등록금 납부를 강제하고 있다. 졸업유예 제도를 실시하는 대학 중에서 등록금 납부 강제 대학이 2013년 35.5%에서 2014년 62.2%로 늘었다.

이러한 대학들의 졸업유예 등록금 납부 강제에는 교육부도 그 책임을 갖고 있다. 교육부는 대학구조개혁 평가 중 재학생을 기준으로 교육환경을 평가하는 지표에서 졸업유예생들도 재학생으로 포함시키고 있다.

학교측은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 평가에 불이익을 피하고자 졸업유예생들에게 등록금 납부를 강제하여 졸업으로 유도하고 있다. 연쇄적인 피해를 막으려면 교육부의 대학 구조개혁평가 할 때 졸업유예생 산정으로 인한 불리한 지표 반영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이와 관련 반값등록금국민본부·청년참여연대·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는 최근 학생과 학부모님들께 커다란 부담이 되어버린 입학금과 졸업유예제를 개선하기 위하여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새정치민주연합 안민석 의원의 소개로 청원·제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입학금 개선 법안은 입학금의 운영이 학교 일반 회계에 산입되어 구체적인 입학 실비를 가늠할 수 없다는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입학 관리에 소요되는 실비 상당액만 받을 수 있도록 제한했다.

졸업유예제 개선 법안은 졸업이수학점을 취득하고 수업을 수강하지 않는 학생에게 대학교가 등록금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리고 교육부가 대학 구조개혁 평가 등 학교 지표를 평가할 때 졸업유예 학생의 유무가 불리한 지표로 반영되지 않도록 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반값등록금국민본부·청년참여연대·참여연대민생희망본부는 “교육부와 대학측에 입학금 폐지 또는 인하와 졸업유예 등록금 강제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를 위해 “캠페인 및 문제제기를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며 특히 청년참여연대는 “입학금의 산정근거와 지출내역이 어떻게 되는지 대규모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참여연대)

양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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