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스토킹 처벌법 반드시 제정을”

한국여성의전화, 포괄적 범죄정의규정과 인권보장 담아야 양병철 기자l승인2020.04.01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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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의전화는 “국가는 제대로 된 스토킹 처벌법 제정으로 여성폭력 피해자의 인권 보장에 책임을 다하라”며 스토킹 범죄 처벌 법안 제정을 외면한 20대 국회를 지적하고 “21대 국회에서는 포괄적 스토킹 범죄 정의 규정, 피해자 인권 보장을 담은 스토킹 처벌법을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지난 3월 29일 텔레그램 내 성착취 사건(n번방 사건)의 가해자 중 한 명인 공익근무요원에 의해 약 10년간 스토킹 및 살해협박 피해를 입었던 여성이 가해자의 ‘신상공개’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게시했다.  

▲ 한국여성의전화는 31일 "국가는 제대로 된 스토킹 처벌법 제정으로 여성폭력 피해자의 인권 보장에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청원에 따르면 가해자는 SNS상에서 피해자를 비난했고, 피해자와 그 가족의 개인정보를 알아내어 협박 메시지를 남겼으며, 피해자의 집에 찾아와 피해자의 차를 파손하는 등 피해자에게 각종 물리적, 정신적 협박을 가했다. 피해자는 개명, 주민등록번호 변경, 이사, 경찰신고, 법적대응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개인적, 제도적 수단으로 피해를 해결하고자 했다.

그러나 가해자가 받았던 처벌은 청소년이었을 당시에는 보호처분, 성인이 된 이후에는 심신미약을 이유로 한 징역 1년 2개월이 전부였다. 가해자는 수감 중에도 협박 편지를 보냈고, 출소 후 다시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하며 개인정보를 이용해 피해자의 자녀에 대해 텔레그램 성착취방 운영자와 살해 모의를 하기에 이르렀다.

피해자 보호도, 가해자 처벌도 철저하게 실패한 국가와 법제도의 무능 속에서 피해 여성은 최후의 수단으로 가해자의 ‘신상공개’를 요구할 수밖에 없었다. 

현행법에서 스토킹은 ‘경범죄 처벌법’상 ‘지속적 괴롭힘’ 등에 의해 처벌될 수 있으며, 범칙금 최대 10만원 이하의 과태료만 부과된다. 20대 국회에서 7건의 스토킹 범죄 관련 법안이 발의되었으나 이 중 단 한 건도 처리되지 않았다.

2018년 5월 법무부에서 스토킹 처벌법 입법예고안을 발표했지만 여성단체와 정부 간, 관계부처 간의 ‘이견’을 이유로 발의조차 이루어지지 않았다. 법무부 발의안은 ‘스토킹’을 지속적, 반복적인 단순 접근 행위로만 정의하고, 실질적인 피해자 보호 조치를 담지 못하는 등 한계만을 남겼다. 법적 공백으로 심각한 여성폭력 범죄가 처벌되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스토킹 범죄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법안으로는 여성들의 안전과 자유를 책임지기 어렵다. 

한국여성의전화는 “피해 여성의 목소리로 드러난 이번 사건은 ‘제대로 된 스토킹 처벌법’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범죄 행위를 포괄하는 스토킹 범죄에 대한 정의 규정이 있어야 하며, 피해자의 동거인, 친족 등 밀접한 관계에 있는 사람까지 피해자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피해자 신고 이후 가해자의 ‘보복 행위’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도록 실질적인 신변안전조치와 피해자 지원이 수반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내용을 담은 스토킹처벌법으로 국가가 피해자의 자유와 인권 보장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더불어 경찰이 먼저 스토킹이 강력범죄임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초기대응을 통해 피해의 지속과 확대를 막을 수 있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특히 “이번 사건에 대한 청와대 국민청원은 게시된 지 단 이틀 만에 40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이는 스토킹, 텔레그램 내 성착취 등 여성폭력의 법제도적 공백에 대한 여성들의 분노와 불신을 보여준 것이다.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주요 정당에서는 스토킹 처벌법 제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공약으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엄중한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인권 보장을 중심으로 한 제대로 된 스토킹 처벌법이 반드시 제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전한 나라에서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피해자의 바람이 당연한 일상이 될 수 있도록 국가는 책임을 다하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여성의전화는 폭력 없는 세상, 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1983년 첫발을 내디뎠다.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등 여성에 대한 모든 폭력으로부터 여성인권을 보장하고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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