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 만의 미투, 재심으로 정의를”

성폭력 피해자의 정당방위 인정 위한 재심 개시 촉구 기자회견 양병철 기자l승인2020.05.04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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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자의 정당방위 인정을 위한 재심 개시 촉구 기자회견이 여성∙시민사회단체 공동주최로 6일 부산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열렸다.

이날 이들에 따르면 미투 운동이 한창이던 지난 2018년, 70대 여성 한 분이 자신이 겪었던 성폭력 사건에 대한 억울함을 풀기 위해 부산에서 한국여성의전화(서울) 상담실로 찾아오셨다는 것.

▲ "피해자는 미투 운동을 보며, 5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여성들이 성폭력 피해를 경험하는 현실에 분노했다"고 밝혔다. 여성의 방어권에 대한 사법기관의 부족한 인식을 낱낱이 밝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바로잡는 데 큰 전환점을 만드는 계기가 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분의 뒷모습이다. (사진=한국여성의전화)

1964년 5월 6일, 피해자는 자신을 강간하려는 가해자에 저항하다 가해자의 혀에 상해를 입히게 됐다. 이후 가해자는 결혼을 요구했고, 결혼하지 않으면 돈을 달라고 했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집에 침입하여 흉기로 위협하며 협박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당시 검찰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상해를 입혔기 때문에 ‘피의자’로 보고, 피해자가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간 첫날 아무런 고지 없이 피해자를 구속 수사했다. 피해자는 억울하게 구치소에 수감된 채 6개월여간 수사 및 재판을 받게 됐다. 피해자를 수사하던 검사는 모욕적인 말과 위협적인 행동을 하며 가해자와 결혼할 것을 종용했다는 것.

그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고의로 가해자의 혀를 절단했다고 몰아가며 강압적인 수사를 진행했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상당한 정신적, 신체적 피해를 입었으며, 당장이라도 죽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부산지방법원은 피해자에게 유죄판결을 내려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피해자는 끝까지 정당방위임을 주장했으나 묵살당했다. 이후 피해자는 가족의 냉대와 마을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견뎌내며 하루하루 고통 속에 살아야만 했다.

관련해 한국여성의전화는 “이 사건을 성폭력 정당방위 사건으로 보고, 이제라도 정당방위를 외쳤던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고 피해자의 인권을 회복하며, 여성의 방어권 인정과 56년 전 성폭력 사건의 정의로운 사건 해결을 위해, 재심 개시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미투 운동을 보며, 5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여성들이 성폭력 피해를 경험하는 현실에 분노했다”며 “최근까지도 사법기관은 가해자의 폭력에 대한 피해자의 방어행위를 정당방위로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사건의 정의로운 해결은 현재도 만연한 여성의 방어권에 대한 사법기관의 부족한 인식을 낱낱이 밝혀,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바로잡는 데 큰 전환점을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 직후 부산지방법원에 재심 청구서를 제출했다. 이와 관련 한국여성의전화는 폭력 없는 세상, 성평등한 사회를 위해 지난 1983년 첫발을 내디뎠다.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등 여성에 대한 모든 폭력으로부터 여성인권을 보장하고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 성폭력 피해자의 정당방위 인정을 위한 재심 개시를 촉구하는 여성∙시민사회단체 일동(총 353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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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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