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는 노답, 나는 노담?"

복지부 금연 광고가 아쉬운 두가지 이유 이영일 객원칼럼위원l승인2020.06.2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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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통통 튀는 발랄한 청소년 모습 잘 반영했지만 성 고착화 논란 야기 아쉬어

보건복지부가 지난 6월초부터 방송을 시작한 올해 금연 표어 광고 '담배는 노답(No答), 나는 노담(No담배)'. 이 금연 광고 영상은 청소년이 주인공으로 나와 담배를 피우지 않는 것을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말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 개인의 취향과 사회적 신념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행위) 컨셉으로 구성되어 있다.

▲ 보건복지부가 지난 6월초부터 방송을 시작한 올해 금연 표어 광고 ‘담배는 노답(No答), 나는 노담(No담배)’ ⓒ 보건복지부

기존 금연 광고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흡연으로 인한 끔찍한 장기 손상 사진이나 다 죽어가는 환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런 충격적 방법이 아니라 활기찬 청소년의 당당한 모습을 통해 흡연을 할 여유도, 이유가 없다는 암시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필자는 먼저 이 광고가 통통 튀는 이 시대 청소년들의 모습을 나름 잘 반영하고 기성세대들이 청소년을 이해하고 청소년 흡연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는 '나름 잘 만든 광고'라고 생각한다. 단, 거기에는 두가지 아쉬움이 있다.

담배로부터의 청소년보호 광고, 복지부가 아니라 여가부가 했더라면...

첫 번째는 이 광고를 보건복지부가 아니라 청소년 주무부처인 여성가족부가 만들었다면 메시지 전달과 이 광고를 보는 대중의 시선이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 같은 아쉬움이다.

'만든이가 누구냐'에 따라 청소년들이 꿈도 없고 나약하며 비행을 일삼는다고 생각하는 기성세대들에게 대다수 청소년들은 담배에 빠져들지 않고 보다 더 소중하게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만들어 가고 꿈을 잃지 않는 웃음을 지닌 존재라는 점을 더 강하게 어필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 남자 청소년은 토론왕, 여자 청소년은 화장 좋아해? 이 광고는 공개되자마자 성적 고정관념을 고착화한다는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 SBS에서 발췌

물론 인터넷상에서 이 광고를 두고 '청소년이 담배 안 피는 것이 당연한데 왜 청소년을 내세웠는지', 거꾸로 '정부가 청소년 흡연을 당연시 하는거냐'라는 네티즌들의 비판도 존재한다.

하지만 보건복지부가 2019년 발표한 KOSIS (보건복지부,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흡연율이 2016년 6.3%에서 계속 올라 작년 6.7%로 높아지고 있고 특히 여자 청소년 흡연율이 증가 추세에 있는 것을 보면 청소년 흡연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이에 대한 청소년 금연 예방정책이 필요함은 분명하다.

따라서 청소년을 전면에 내세운 이 광고 성격상 청소년보호법상에서 청소년유해약물로 분류되는 담배에 대한 금연 광고를 여성가족부가 제작했더라면 더 효과가 있지 않았을까.

보건복지부가 만들었건 여성가족부가 만들었건 누가 만든 것이 그리 대수는 아니라 할지 몰라도 광고 표현상 '담배'에 중심을 두는지 '청소년'에 중심을 두는지에 따라 대중에게 전달되는 메시지에 미묘한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성인지 감수성 부족한 남여 성역할 논란 야기 '옥의 티'

두 번째 아쉬움은 성인지 감수성에 대한 둔감이다. 이 광고는 공개되자마자 성적 고정관념을 고착화한다는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광고에 등장하는 남자 청소년과 여자 청소년의 특성이 성별에 따라 나뉜다는 점이다.

▲ 보건복지부의 올해 금연 표어 광고 ‘담배는 노답(No答), 나는 노담(No담배)’ 인쇄 금연 광고 주요 이미지 ⓒ 보건복지부

지난 8일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포스터를 보면, 남자 청소년들 '얼리어답터' '뉴스도 많이 보고 토론도 잘한다'는 내용을, 여자 청소년들은 '화장하는 걸 좋아한다' '우리아빠는 딸바보다' 같은 포인트 카피를 붙였다. 영상도 비슷한 컨셉으로 진행된다. 남자 청소년은 토론왕으로, 여자 청소년은 메이크업하는 걸 좋아하는 청소년으로 등장한다.

필자는 앞에서도 말했듯 이 광고가 전달하려는 메시지 구성과 청소년을 주인공으로 삼은 아이디어 컨셉은 참신했다고 본다. 성 고착화 논란이 있지만 여자 청소년이 화장하는 걸 좋아하는 것도 사실이고 딸바보가 많은 아빠들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언론에 언급되지 않았지만 여자 청소년이 전교 부회장을 하고 예고에 다니는 남학생이 교복 핏에 신경쓰는 포스터도 있어 남녀 성역할에 대해 어느정도 균형을 맞추려고 한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

그런데 문제는 뉴스를 많이 보는 여자 청소년도 분명 있고 여자 청소년도 운동을 좋아하기도 하며 토론은 여자 청소년들이 더 잘하기도 한다는 점이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점이다. 특히 고2 남자 청소년은 토론왕으로, 고2 여자 청소년은 뷰티 유튜버라는 설정은 그 내용의 사실 여부를 떠나 남녀로 비교되면서 성고착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고 진단할 수 있다.

담배 태워 허공에 날리지 말고 열정 태워 미래로 날아오르길 바라며

'담배는 노답(No答), 나는 노담(No담배)' 광고는 확실히 잘 만든 광고다. 남녀 역할면에서 남자 청소년은 시사에 능하고 여자 청소년은 화장에만 관심있는 것처럼 묘사한 부분은 아쉬움이 크다.

하지만 청소년지도사인 필자는 이 광고를 보면서 아이들의 모습에 가슴 부풀었다. 평소에는 학교와 학원에 갇혀 있고 이제는 코로나 때문에 집에 갇혀 있는 생기 없는 청소년들의 모습에서 벗어나 활발한 아이들의 광고 속 모습이 여간이나 밝고 환해 보여 흐뭇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필자도 담배를 피운다. 담배를 끊기는 참 힘들다. 담배는 기호식품이라고들 말하지만 어쩔때는 '뭐하러 이런 걸 배웠을까' 후회도 든다. 담배는 확실히 정답이 아닌 것이 분명하다.

적지 않은 청소년들이 담배을 태워 그 연기에 한숨을 내뱉지 말고 꿈을 향한 열정을 불태우길 바라는 마음이다.

▲ 이영일 객원칼럼위원

이영일 객원칼럼위원  ngo2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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