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이한준 사장은 공공자산 매각계획 즉시 철회하라

경실련l승인2023.05.23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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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주택·토지자산 등 투명하게 공개하고 자산평가부터 제대로 해야

지난 18일 이한준 LH 사장은 진주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현재 LH 총 자산은 213조 6488억, 부채총계는 146조6172억, 부채비율은 218.7%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한준 사장은 공공자산을 매각하여 부채비율을 200% 밑으로 낮추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매각 대상 토지는 특정하지 않았으나 서울 소재 토지와 인천 영종도, 제주도 등이 거론되고 있다. 분당 LH 오리사옥은 업무시설로 용도가 제한되어 있어 매각이 지연되고 있는데, 성남시와 협의하여 용도를 변경한 뒤 매각을 추진겠다고 한다.

LH는 임대주택 공급과 토지 보상 작업 등으로 인해 부채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LH는 정부가 작년 11월 밝힌 공공기관 자산효율화 계획에 따라 자산매각에 나서고 있다. 자산을 매각하면 공기업의 재무건전성은 개선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기관의 사업실적과 운영구조 등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효과는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 건물 매각 이후 수억에서 수십억씩 지불하고 임대건물을 이용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손해가 더 클 수 있다.

이날 이한준 사장은 “땅을 매각하는 것이 이익이 더 많이 되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발언은 대체 누구의 이익을 염두에 둔 것인지 의문이다. 주지하다시피 부동산 자산의 가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를 가능성이 크다. 지금은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언제든 가격 상승기가 시작될 수 있다. 그 순간부터 공공자산을 매입한 민간은 큰 이익을 보는 반면 공기업은 손해를 보게 된다. 일단 매각한 부동산을 나중에 필요성이 생겨 또다시 매입한다면 막심한 손해가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자산매각을 단행한다면 민간에 대한 이익 퍼주기로 보일 수 있다.

LH의 부채규모에 대해서도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경실련 조사결과 LH는 공공주택 자산평가 시 취득가격에 시세상승은 반영하지 않고 감가상각만 적용하여 자산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LH는 2016년 말 기준 수도권에만 총 268개 단지에 22만6,869세대의 공공주택을 보유하고 있었다. 공공주택 취득가액은 총 27.2조(호당 1.2억)였는데, 장부가액은 감가상각 적용으로 1.7조 낮은 25.5조(호당 1.1억)로 평가했다. 계속적인 감가상각 적용으로 현재의 장부가액은 25.5조보다 더욱 낮아졌을 것으로 예측된다.

전국의 부동산 가격이 크게 상승한 만큼 LH 공공주택 자산액도 늘어난 것으로 평가해야 바람직하다. 경실련이 계산해본 결과 2022년 9월 LH 공공주택자산은 27.2조의 2.4배인 64.6조로 파악된다. 공공자산을 보유만 하고 있어도 자산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LH는 잘못된 자산평가방식을 자산매각 근거로 악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최근들어서는 보유하고 있는 매입임대주택 등 자산내역조차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LH는 부채감축을 위해 공공자산 매각을 추진하겠다면서도 한편으로는 폭등한 거래시세가 반영된 비싼 가격의 주택을 매입하는 등 앞뒤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실련은 LH 매입임대주택 매입금액을 SH가 공개한 건설원가와 비교했다. 그 결과 공공아파트 1채를 짓는데 들어간 원가는 약 3억인 반면, LH가 사들인 매입임대 아파트 가격은 5억, 다세대 등은 4.7억으로 나타났다(경실련 보도자료, 2023.03.28.). 그럼에도 LH는 2022년 전국 기존주택 매입 사업비를 10조원이나 계획하여 재정부담 심화문제와 특정 사업자에게 과도한 수익을 안겨주는 문제 등을 지적받았다.

이한준 사장은 “LH가 보유한 토지라고 해서 LH가 직접 집을 짓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고 했지만, 지금처럼 기존 주택가격에 거품이 존재할 때 주택매입 가격을 철저히 검증하지 못한 채 매입한다면 예산낭비와 부패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오히려 공기업이 강제수용 후 개발한 신도시에서 직접 아파트를 지어 공급하거나 기존에 공공이 보유한 토지자산을 직접 개발하는 것이 예산을 절감하고 더 효과적이다.

지금처럼 LH가 보유하고 있는 공공주택 및 공공토지 자산내역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고, 자산평가도 제대로 하지 않는 상황에서 서울 소재의 토지 등 공공자산을 매각해서는 안된다. 도심지역의 경우 토지가 부족하여 공기업이 직접 주택을 건설하기 어렵다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한 이후 저렴한 가격으로 공공이 직접 토지를 사들이고 자산을 늘려, 향후의 부동산 경기 활황과 가격 상승기를 대비해야 한다.

공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서민주거안정 등 공공의 목적 달성을 위해서만 사용돼야 한다. 지금처럼 공공주택 보유율이 낮고 주거비 지원도 열악한 현실에서는 공공자산을 적극 개발하여 공공주택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이한준 사장은 LH의 자산이 국민 모두의 것임을 잊지 말고 공공자산 매각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 자산매각이 불가피하더라도 민간은 대상에서 배제해야 하며, 주택도시기금이나 국민연금 등 공적자금 투입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만일 LH가 공공자산을 함부로 매각하여 민간에 이익을 퍼준다면 국민이 직접 나서 LH 쇄신을 추진하게 될 것이다.

(2023년 5월 23일)

경실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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