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민간참여 공공주택 사업 추정이익 1조, LH60%·민간40% 가져가

강제수용 공공택지 33만평에 2만3천세대 공공주택 민간참여형으로 추진

디엘이앤씨 87,823평 6,397세대 최대 참여, 우미건설 1천억 최대 수익

경실련이 LH에 정보공개 청구하여 받은 공공주택 사업현황에 따르면 협약체결일 기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 동안 LH가 추진한 민간참여사업은 총 31건이다. 유형별로 공공분양 11건, 신혼희망타운 9건, 장기공공임대 8건 등이며, 공공분양신혼희망타운이 함께 진행된 사업이 3건 등이다.

▲ (사진=경실련)

민간참여사업이 추진된 공공택지는 총 330,644평, 세대수는 총 23,095호이다. 공공분양, 신혼희망타운 등 민간참여형 공공분양은 총 288,147평, 18,906호이며, 민간참여형 장기임대는 42,498평, 4,189호이다. 총 대지면적 중 공공분양은 87%, 장기임대는 13%를 차지했으며, 총 세대수 중 공공분양은 82%, 장기임대는 18%를 차지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주택가격 폭등기 동안 민간참여사업은 활발히 진행되다가 2022년 급격히 줄어들었다. 집값 상승기에 민간 참여사업이 활발히 진행된 이유는 민간 사업자들에게 수익을 퍼주기 위함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컨소시엄 대표사별로 민간참여사업 현황을 조사했다. 가장 많은 사업에 참여한 사업자는 디엘이앤씨 컨소시엄(구 대림 포함)이다. 총 87,823평 대지에 6,397호 건설에 참여하기로 했다.

다음으로 사업규모가 큰 순서대로 나열하면 계룡건설 컨소시엄 3,278호(49,227평), 지에스건설 컨소시엄 2,895호(34,607평), 금호산업 컨소시엄 2,735호(30,420평), 우미건설 컨소시엄 2,708호(47,283평), 동부건설 컨소시엄 2,335호(35,386평), (주)서한 컨소시엄 1,877호(26,724평), 한신공영 컨소시엄 870호(19,174평) 등이다. 디엘이앤씨 컨소시엄은 전체 세대수의 28%, 대지면적의 27%등 4분의 1이 넘는 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 (자료=경실련)

2019년~2022년 동안 LH가 분양한 공공아파트 중 민간참여사업으로 건설된 17개 단지의 분양가격과 건설원가를 비교하여 평당 이윤이 얼마나 되는지 분석했다. 앞서 분석한 민간참여사업 31건은 계약체결일을 기준으로 하므로 17개 아파트와는 분석대상에 다소 차이가 있다.

17개 민간참여 아파트 평균 평당이익은 406만원이다. 25평 아파트 1채를 분양할 때마다 약 1억의 이윤이 발생한 셈이다. 평당 이익이 가장 큰 아파트는 ▲우미건설 컨소시엄이 수주한 과천지식정보타운 S8블럭이다. 평당 분양가는 2,428만원인데, 건설원가는 1,294만원이므로 평당 1,134만원씩 이익이 발생했다. 25평 1채를 분양했다면 2.8억 수익이 발생했다.

다음으로 이익이 많이 발생한 아파트는 ▲위례 A2-6블럭 : 평당 1,048만원, 25평형 2.6억(지에스건설 컨소시엄), ▲과천지식정보타운 S9블럭 : 평당 1,021만원, 25평형 2.6억(지에스건설 컨소시엄), ▲의왕고천 A2블럭 : 평당 935만원, 25평형 2.3억(디엘이엔씨 컨소시엄), ▲행정중심복지타운 M5블럭 : 평당 271만원, 25평형 0.7억(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 등이다.

▲ (자료=경실련)

평당가격에 분양면적을 적용하여 17개 민간 참여 아파트 건설로 총 얼마의 이익이 발생했는지 분석했다. 17개 사업당 평균 분양가는 2,470억, 건설원가는 1,837억이며 약 633억의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무주택 서민을 위해 만들어진 공공아파트가 이처럼 막대한 이익을 남긴다는 것 자체로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더군다나 공공을 위해 쓰일 수 있는 이익 중 상당 부분을 민간 사업자에 내준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공공아파트 건설당 평균 633억의 이익 중 민간 사업자가 가져간 이익은 약 250억으로 추정된다.

17개 사업 총 분양가격은 4조1,987억, 건설원가는 3조1,225억이며, 약 1조762억 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중 민간 사업자가 가져간 수익은 4,245억으로 추정된다. 컨소시엄은 대표사를 포함 다수의 사업자로 구성되므로 수익은 이들끼리 나누어 가져갔을 것으로 보인다.

민간 사업자는 계약 체결 시 설정한 수익배분율만큼 LH와 분양수익을 나눠서 가져갈 수 있다. 수익배분율을 적용한 결과 민간 사업자 몫의 이익이 가장 많이 발생한 아파트는 우미건설 컨소시엄이 수주한 양주옥정 A1블럭이다. A1블럭 평당이윤은 185만원으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그러나 분양면적이 65,296평으로 제일 크며, 민간 사업자 수익배분율 62%는 남양뉴타운 B11블럭 67%(디엘이앤씨 컨소시엄), 행복도시 M4블럭 66%(계룡건설 컨소시엄), 인천영종 A42블럭 62%(서한건설 컨소시엄)에 이어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어서 최다이익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다음으로 민간 사업자 이익이 많은 아파트는 의왕고천 A2블럭 547억(구 대림산업 컨소시엄), 과천지식정보타운 S9블럭 472억(지에스건설 컨소시엄), 과천지식정보타운 S8블럭 363억(우미건설 컨소시엄), 행정중심복지타운 L4블럭 324억(지에스건설 컨소시엄) 등이다.

▲ (자료=경실련)

17개 민간 참여 아파트 건설에 참여한 8개 민간 사업자들이 분양수익 중 총 얼마를 가져갔는지 계산했다. 각 컨소시엄은 여러 사업자가 함께하기 때문에 대표사명이 동일하더라도 참여사는 다를 수 있다. 가장 많은 수익을 가져간 사업자는 우미건설 컨소시엄이다. 과천지식정보타운 S8블럭, 양주옥정 A1블럭 등을 분양하여 1,115억을 가져갔다.

다음으로는 지에스 건설컨소시엄 1,057억, 디엘이앤씨 컨소시엄 748억, 금호산업 컨소시엄 410억, 한신공영 컨소시엄 380억, (주)서한 컨소시엄 245억, 코오롱글로벌 컨소시엄 185억, 계룡건설 컨소시엄 104억 등이다. 우미-지에스 컨소시엄은 민간 사업자 총 이익의 51%에 해당하는 2,172억을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경실련은 민간참여사업 33건 중 절반에 가까운 14건을 시공능력평가 5위권 대형업자들이 수주했다고 밝히며, 불투명한 평가방식은 대형업자들에게 쏠림현상이 일어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평가방식에 변화가 있었는지 확인을 위해 이번 조사대상 중 금호건설 컨소시엄과 지에스건설 컨소시엄이 수주한 시흥거모 A4·A6·A8·A9 신혼희망타운 공모지침서 중 평가표를 분석했다.

평가항목 및 배점은 개발계획 525점, 재무계획 275점, 가격평가 200점 등 1000점 만점으로 구성됐다. 가장 중요한 가격평가 비중은 여전히 20%밖에 되지 않는다. 개발계획 분야는 21개, 재무계획 10개 총 31개의 세부항목으로 이루어지는데 이 중 계량평가항목은 19%인 6개에 불과하다.

▲ (사진=경실련)

가격평가는 200점 모두 계량평가로 이루어지기는 하나 비계량 항목이 총 25개인데 비해 계량은 7개밖에 되지 않는다. 이처럼 불투명한 평가기준이 계속된다면 기업들이 가격경쟁보다는 로비경쟁에 치중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공공주택은 무주택 서민을 위해 지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수익추구를 목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LH는 집장사로 수익을 올리는 것도 모자라 민간 참여 사업 추진으로 민간 사업자에게 수익을 퍼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실련은 “민간참여사업을 즉시 중단하고 국민을 위한 공공주택 건설에 나설 것”을 촉구하고 다음과 같은 의견을 밝혔다.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공공택지 매각 즉시 중단하고, 직접 건설방식으로 장기공공주택토지임대부주택 공급하라. ▲LH는 모든 공공주택사업의 분양원가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라.

국토부는 7일 뉴:홈 사전청약 확대계획을 밝히며, 청년과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의 간절함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민간참여사업을 확대한다면 무주택 서민들을 기만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경실련은 “정부와 공기업이 민간에 대한 이익 퍼주기를 중단하고 무주택 서민에게 필요한 공공주택 공급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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