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 삭발·단식 투쟁에 총학생회 동맹휴학 ‘최후의 저항권’ 행사
사분위에 ‘사학분쟁조장위원회, 부패 옹호위’ 비난...“국가가 결단을”

조선대 · 세종대에 이어 비리 구재단의 복귀를 허용하려는 4월 29일 사분위의 결정으로 충격에 휩싸인 상지대학교 모든 구성원들은 단지 상지학원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전국의 교육부패척결을 위해서라도 구재단 복귀 반대 활동이 반드시 성공을 거둬야만 한다는 웅대한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있다. 교수의 삭발·단식 투쟁, 총학생회의 동맹휴학이라는 최후의 저항권 행사 결의, 대규모 상경집회와 거리홍보 등 눈물겨운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시민대학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상지대의 그 힘겨움의 기록을 총학생회 학생의 눈으로 따라가 본다.

상지대학교는 대법원의 판결 결과에도 나와 있듯 1955년 고 원홍묵씨를 중심으로 관서대의숙으로 그 역사를 열었다. 그 후 김문기씨가 관선 이사로서 1972년 파견되고 원홍묵씨에게 무상으로 인수받아 1974년 학교법인 상지학원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이사장으로 취임 1993년까지 운영하게 되었다.

김씨는 이사장으로 학교 운영당시 편입생 부정입학, 신입생 부정입학, 개인 재산증가를 위한 땅 투기, 강사 채용에 금품 요구, 친인척을 이용한 족벌체제 등 부정한 방법으로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행위를 반복했다. 이외에도 이사장으로 있던 15년 간 이사회를 열지 않고 이사회 기록을 날조해 학교를 자신의 사유 재산으로서 생각했다.

1993년 결국 공금횡령과 부정입학 혐의로 문민정부 사정대상 1호로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하지만 학생들이 구재단 반대를 외치며 거리에 나가는 이유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학생들은 왜 거리로 나가는가

학교에는 교육을 하기위한 건축물들이 있다. 이 건축물들 중 5개의 건물이 똑같은 구조로 개축되었으며 그나마 김문기씨 재임시절 지은 건물들 또한 부실공사로 해마다 리모델링과 보수공사를 실시하고 있다. 또한 토지의 경우 상지대 부지를 제외하고 학교를 둘러 싼 모든 부지가 김문기씨의 땅으로 되어있으며 학내에 있던 부지들은 학생의 등록금으로 다시 사들이는 한편 교육용 부지로 사용되는 땅들도 김문기씨 명의로 돼 있어 아직도 토지 사용세를 내고 있다. 이외에도 그의 반교육적, 비양심적 행위는 멈추지 않는다.

상지대 총학생회가 기말고사 시험거부를 발표하고 있다.

1986년 김문기 이사장의 학교 경영시스템(족벌경영)을 반대하는 학생들을 빨갱이로 모는 용공조작사건을 시작으로 학생의 눈과 귀를 가리려는 파렴치한 행위들은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8년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의 매수, 협박 시도를 끊임없이 해오던 중 총학생회장의 양심선언으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총학생회장과 함께 매수, 협박을 받던 부총학생회장은 매수되어 자신의 대표성을 가지고 상지대의 모든 학생이 마치 구재단을 지지하는 것처럼 광고를 내고 학교 비방을 일삼았다.

이 후 상지대 역사상 초유의 부총학생회장 탄핵사건이 일어났다. 탄핵되어 부총학생회장 지위와 명분이 없는 그는 아직까지 부총학생회장 명분을 걸고 구재단 측에서 활동하고 있다. 2009년 상지학원의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 블로그에 그간 구 재단 비리의 글을 작성한 학생을 전국 각 지역으로 무차별 고소, 고발했으며 무고한 20여명의 학생들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상지대 학생등들이 삭발을 통해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2010년 학교의 조속한 정상화와 구재단 복귀 반대 1인 시위를 하던 학생에게 집시법을 위반했다며 고소하는 등 아직까지도 그 만행은 계속되고 있다. 많은 학생들은 항상 김문기씨가 자신은 학생들을 사랑하며 학교를 발전시키겠다고 이야기했던 것을 기억한다.

하지만 도대체 과연 학생을 사랑한다는 무엇인지를 묻고 싶을 때가 더 많다. 자신을 반대하는 학생들을 고소, 고발하고 학생회를 매수, 협박하는 것이 김문기씨가 말하는 학생사랑이라면 정말 잘못된 학생사랑을 하는 것이라 말하고 싶다. 이러한 반교육적이고 비상식적인 행동을 일삼는 구재단을 학생들은 결코 받아들일 수가 없는 것이다.

희망도 잠시, 다시 깊은 수렁 속

상지대는 1993년 김문기 구재단이 사학비리로 학교에서 퇴출된 이후 무수한 발전을 거듭했다. 하지만 이런 이면에는 구재단과 상지학원 간의 질긴 투쟁이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상지대는 이 끊이지 않는 싸움의 종지부를 찍을 1기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의 결성에 지대한 관심을 표했다. 노무현 정권 시절 1기 사분위가 결성되고 사학분쟁조정을 전적으로 담당하던 교육과학기술부는 그 짐을 덜어 산하 조직인 사분위와 함께 사학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니다.

상지학원은 임시이사 파견 기간이 만료되고 사분위의 민주적 정이사 체제를 기다리며 수십여 년 간의 상지학원의 염원인 ‘민주적 정이사체제’의 희망이 다가왔다. 하지만 사분위의 6개월 단기 임시이사파견으로 수십여 년 간의 노력과 염원은 또 다시 충격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이에 상지구성원은 지난해 9월 9일 사분위의 조속한 정이사 촉구하고자 천막농성에 들어갔으며 상경집회와 기자회견을 여는 등 상지구성원들의 의지를 표출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구재단과 상지학원의 싸움은 1기 사분위에서 끝나지 않고 2기 사분위로 그 임무를 전가했다.

이명박 정부는 부패척결이 선진화의 관건이며 국가의 백년대계인 교육이 바로서야 투명한 사회를 이룩할 수 있기에 교육비리를 뿌리 뽑겠다고 강조했다. 상지학원과 그 외 사학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는 많은 학교들은 이를 반겼고 2기 사분위의 행보를 주목했다. 하지만 2기 사분위는 사학비리로 몸살을 앓고 있던 많은 사립대에 유래없는 과거 사학비리로 물러난 인사들에게 대거 그 권리를 되찾아 주며 새 정부의 믿음마저 갈갈이 찢어놨다.

2기 사분위의 행보는 이에 그치지 않고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이 행보는 부패옹호라는 세간의 의혹을 증폭시켰다. 2기 사분위의 행보는 교육계의 많은 인사들에게 초유의 관심사가 되어왔으며 최근 4월 29일 상지학원에도 여지없이 구재단에 과반수이상의 추천권을 부여하는 어처구니없는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으로 사분위는 “사학분쟁조장위원회’ ‘부패 옹호위’ 라는 세간의 의혹이 거짓이 아니었음을 스스로 증명하고 말았다.

사분위는 교과부의 산하조직이며 사학분쟁을 조정하자는취지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2010년 2월 사학의 공공성보다 사유재산권을 더 중시하는 보수성향 인사들로 꾸려진 사분위 2기가 출범할 때부터 이미 예견돼 왔던 분규의 한 잔유물로 전락했다. 실제로 4월 29일 사분위 전체회의에서 일부 위원들은 “정이사 9명 전원을 옛 재단 쪽 인사로 채워야 한다”는 극단적인 주장까지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분위의 상지대 정상화 방안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교육이야 말로 공공성이 보장되고 가장 투명하고 깨끗하게 이뤄져야 하며 학내분규로 임시이사가 파견돼 있는 사학이 20여곳에 이르고 상지대 문제처럼 구재단으로 몸살을 앓는 사학이 속속 등장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초반 사학비리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상지대 구재단의 복귀를 인정한다면, 비리 정도가 그보다 가벼운 나머지 학교에서도 구재단 복귀가 시도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처럼 중요한 상지대의 문제를 놓고도 교육과학기술부는 사분위의 잘못된 결정에 대해 한 달 여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사태의 심각성이 세간에 알려지자 청문요청이라는 자구책으로 현재 상황을 모면하려 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으로서 사분위를 견제하고 올바른 결정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그 역할을 회피하기에 급급한 모습은 우리나라의 교육을 책임질 기관의 존재이유까지 의심하게 만들고 있다. 사분위는 사학분쟁 조정에 독단적이고 비상식적 행동을 자제하고 교과부는 사분위가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 대통령의 교육비리 척결의지가 허언이 아님을 증명해야 할 것이다.

상지대 문제 아닌 국가의 문제

김문기 씨가 퇴출되기 전 1992년과 최근을 비교하면, 인플레에 따른 자산 가치 상승분을 제외해도 자산 총액이 5.8배 늘어났으며 교수 수는 2.5배, 중앙도서관 장서 수는 3배, 교외 연구비 수탁 총액은 740배, 교내 연구비 총액은 281배 늘어났다.

지역단체들이 상지대학교 사수를 위한 원주지역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민주대학 수호에 나서고 있다.

투명하고 윤리적인 재단 운영이 교육의 질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상지대가 꼽히는 이유는 이러한 근거 자료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상지구성원이 하나가 되어 비리 구 재단을 퇴출시키고 민주적이고 투명한 경영을 통해 이룩해온 17년의 역사를 지키기 위해서, 미래의 모교가 될 “민주적 사립대”인 상지대를 지키기 위해서 학생들은 투쟁의 끈을 놓지 않았다.

4월 29일 사분위의 비상식적인 결정에도 상지대 학생들은 당황하거나 혼란에 빠지지 않았다. 학생들은 책상에 앉아 펜을 들던 움직임을 멈추고 “이제는 투쟁의 준비에 나서야 한다”며 너도나도 수업거부에 동참하고 원주와 각 지역으로 퍼져나가 선전전, 1인시위, 집회를 열었다.

5월 4일 학내 삭발식, 5월12일 서울역 광장 대규모집회, 5월 31일 원주시민궐기대회 등 대규모 단체행동부터 소규모집회와 선전전까지 학생들은 자신의 권리를 조금씩 포기해 가면서 상지대 문제가 우리 학교만의 문제가 아닌 국가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교육 비리를 척결하고 교육을 바로 잡기위해서 힘든 투쟁의 활로를 열어갔다.

상지대가 분규하고 필사적으로 투쟁하는 것은 당연하다. 사학비리 전과 사정대상 1호로 1년6개월의 실형을 받은 자가 들어오기 때문이다. 지금도 학생을 매수, 협박하고 고소고발을 자행하는 사람이 들어오려 하기 때문이다. 김문기 구재단이 들어온다면 이보다 죄가 가벼운 사항의 학교에 구재단 처부는 용이할 것이다.

사분위가 4월 29일 비상식적인 결정을 내린 이후 방관하던 교과부는 상황의 심각성을 느끼고 우리의 요청과는 무관한 ‘청문요청’ 이라는 자구책으로 현 상황을 무마하려 하고 있다. 상지대학 문제를 그저 사학비리로 다툼이 있는 한 개 대학으로 인식하고 큰 숲인 교육비리 척결을 망각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생긴다.

상지대 구성원들이 사분위에 구재단이 배제된 정이사를 선임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교육비리 의지를 확고히 하던 대통령의 의지는 과연 교과부에게 묵살된 것인지 사분위에게 묵살된 것 인지 알 수 없고 교과부의 여론 수호에 급급한 자구책은 상지대 어느 누구도 달게 받아 들일 수 없다.

학생들이 이런 결정을 기다리기 위해서 300여 일간의 천막농성과 릴레이 집회 삭발식을 단행하는 등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면서까지 투쟁을 계속 진행해온 것이 아니다. 교과부는 대한민국 교육역사에 치욕적으로 기록될 4월 29일 사분위 결정을 전면 무효화하고 상지대 구성원이 납득할 만한 근본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사분위는 사학분쟁의 조정의 역할을 수행하고 이처럼 강력하게 거부의사를 밝히는 상지대에 대해서 확실한 조사가 있었어야 했다.

상지대 1만2천여 명 학생들은 비리 재단의 과거에 행해졌던 비리와 한 치의 뉘우침 없이 현재도 계속되는 구 재단의 반교육적 반인륜적 행위에 대해 강력한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교과부는 이런 상지대 의지에 맞추어 교육비리 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진행해 나가야 한다.

학생들은 이미 4월 29일 이후 한 번의 수업 거부를 결의했고 이제는 교과부의 소극적인 태도를 규탄하며 비리재단의 복귀로 야기될 학습권 침해의 위기를 막고 학생으로서의 권리를 수호하며 국가의 교육 비리를 척결하는 교두보의 역할을 실현하기 위해 당장에 닥칠 피해를 감수하고 학생으로서 최고의 권리인 수업권 거부를 불사한 채 의지가 관철 될 때까지 수업거부(시험거부)와 무기한 동맹 휴학을 계속 진행해 나아갈 것이다. 이로써 생기는 모든 문제와 피해에 대한 책임은 교육과학기술부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에 있다.

상지구성원. 철야농성 300여일째 사분의 결정부터 동맹휴업까지 ‘비장’ 십수년간 이어온 상지대학교과 구재단과의 싸움은 아직도 이곳 원주의 상지대학교에서 계속 이어지고 있다. 1993년 김문기씨가 퇴출되고 17년간 상지대학교는 구성원이 하나 되어 중부권 명문사학으로 발전해 왔다. 4월 29일 사분위의 정이사 선임비율 결정이후 상지대학교는 비상사태로 돌입했으며 현재까지 모든 노력을 기울여 투쟁하고 있다. 4월 29일 이후 투쟁의 행보를 되집어 보면 4월 30일 사분위의 결정이 알려진 직후 학생대표가 모이는 자리인 확대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수업 거부 결의를 진행했으며 과단위로 수업거부를 시작했다. 그후 5월 3일부터 학내의 전면적 수업거부를 단행 3~7일까지 일주일간 수업거부를 했으며, 5월 4일 학내에 상지구성원(학생, 교수, 노조)가 한 자리에 모여서 투쟁선포식을 진행하고 김문기씨 복귀 반대 투쟁의 대대적인 서막을 알렸다. 이날 집회에는 3000여명의 상지구성원이 모였으며 학생대표 여덟명이 삭발투쟁을 단행했다. 학내의 모든 구성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투쟁해 나갈 것을 다시한번 결의하는 자리가 되었다. 5월 6일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 앞에서 상지대 전체교수가 모여 집회를 열었으며 5월 7일 탄원서를 제출(청와대, 국회, 대법원)하고 5월 11일 500여개의 시민단체(YMCA, 참여연대, 한대련)가 상지대 투쟁에 동참할 것을 다짐했다. 5월 12일 상지대 문제를 대한민국 전역에 알리기 위해 2000여명의 상지구성원이 서울역에서 집회를 열었고 집회가 끝난 후에는 서울 각 지역으로 퍼져서 선전전을 실시했다. 5월 20일부터는 단과대학별 선전전 및 교과부 앞 집회를 실시하여 국민들과 함께하는 투쟁의 물꼬를 열었고 6월 7일까지 단과대학별 수업거부를 통해 릴레이 집회 및 선전전을 계속했다. 5월 25일은 학내의 10명의 교수, 직원들이 삭발식을 진행하고 교수직원 연좌농성장을 설치했으며 학생들과 함께 연좌농성 및 촛불집회 들어갔다. 5월 31일 원주 따뚜 공연광장에서 상지구성원, 상지대사수범대위(원주 25개 시민단체가 모여 상지대학교의 정상화 추진을 위해 결성된 단체)의 1000여명이 모여 상지대 정상화 촉구 결의대회를 실시하고 원주 걷기대회를 통해 원주 시민들에게 알리는 장을 마련했다. 6월 3일 교과부 앞에서 교수4인 삭발식을 진행하고 교과부 앞 단식, 연좌농성에 들어갔는데, 이날 교과부는 사분위에 청문 요청공문을 발송했고 6월 17일 사분위 특별위원회를 열어 청문요청을 수락했다. 6월 8일에는 3000명이 함께한 상경집회를 통해서 사분위의 결정을 규탄하고 교과부의 재심요청을 요구하는 한편 상지 학우들의 의지를 확고히 다졌다. 6월 10일 교과부 앞에서 상지대학교와 마찬가지로 구재단의 복귀 야욕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광운대, 덕성여대와 함께 기자회견을 실시했다. 이 같은 투쟁 가운데에서도 5월 말부터 확대운영위원회(확운위)를 시작으로 끊임없는 회의를 통해서 6월 15일 수업거부(시험거부)를 가결했다. 6월 21일 학생들은 비리 구재단 복귀로 야기될 학습권 침해의 위기를 막고 학생으로서의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수업거부(시험거부) 동맹휴학에 들어갔다.

윤용일 상지대 부총학생회장

윤용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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