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기업처벌법, 노동개악·친기업 법안”

시민사회, 정부안은 노동자 아닌 정부와 기업만 보호 양병철 기자l승인2020.12.30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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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안 심사 과정에서 실효성 있는 강력한 안으로 바로잡아 빨리 통과시켜야”

경실련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정부안은 노동자가 아닌 정부와 기업만을 보호하려는 노동개악·친기업 법안이며, 국회 법안 심사 과정에서 실효성 있는 강력한 안으로 바로잡아 조속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29일 밝혔다.

정부는 어제(28일)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안은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 및 정부 책임자 처벌법안」이란 명칭의 민주당 의원들안과 달리 법안 명을 「중대재해 기업 및 경영책임자 등의 처벌법」으로 변경했다. 내용 또한 대폭 후퇴시켜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 국회 안팎의 단식 농성이 12월 29일로 각각 19일, 23일이 됐다. 이에 더해 기존에 단식을 이어오던 유가족과 노동자 외에 9명의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29일부터 추가적으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사진=경실련)

정부안의 주요 골자로는 첫째, 중대재해 발생에 대한 책임에 대한 범위에서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삭제하면서 사실상 책임에서 빠져나갔다.

둘째, 50인 미만 사업장에 법적용을 4년 유예하자는 박주민 의원 안에 50인에서 10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해 2년간 법 적용을 유예하는 방안을 추가했다. 셋째,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5배 이하로 후퇴시켰다.

국회에 발의된 더불어민주당 의원안도 실효성 있는 강력한 안이 아니지만, 정부안은 이 보다도 대폭 후퇴하여 사실상 이 법안을 반대했던 재계의 의견을 수용했다. 18일 넘게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며, 국회에서 단식농성을 이어가는 고 김용균씨 어머니와 동조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시민사회와 노동계에 돌아 온 것이 이러한 반개혁 법안인 것이다.

결국 문재인 정부는 앞으로는 노동존중과 안전을 외치며 국민들에게 홍보했지만, 뒤로는 기업의 이익만을 우선하고 안전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친재벌, 친기업 정부에 불과했던 것이다.

경실련은 “지금 국회에서는 아직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대해 논의만 이뤄지고 있다. 친재벌 법안은 거대의석을 통해 일사천리로 통과시키던 여당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에 있어서는 시간만 끌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법안 심사와 논의 과정에서 정부안을 받아 들인다면 ‘중대재해기업 보호자’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정부와 같이 국민들로부터 거센 저항과 비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국회는 법안의 취지대로 노동자의 안전을 지키고 중대재해를 막을 수 있도록 실효성 있게 개정하여 통과시킬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취지 훼손 정부안…산재·시민재난참사 막을 수 없어

정부·여야당은 유가족 절규 외면 말고 국민동의청원안 충실히 반영, 법안 처리해야

참여연대는도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취지 훼손한 정부안으로는 산재와 시민재난참사를 막을 수 없다”고 강조하고 “정부·여야당은 유가족들의 절규를 외면하지 말고 국민동의청원안을 충실히 반영하여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9일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논의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두번째 회의가 열리고 있다. 언론에 따르면 어제 정부는 국회에 △특정한 경우 경영책임자가 위험방지의무를 위반하여 중대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도록 규정한 인과관계 추정 조항 삭제, △중대재해의 기준을 국민동의청안보다 인하(사망자 1명→사망자 2명), △의원안보다 법적용 유예 확대(50인 이상 100인 미만 기업에도 법적용 2년 유예), △발주처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고 한다.

정부안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의 원래 취지를 훼손하고 있어 산재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거나,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시민재난참사를 막을 수 없다. 이에 참여연대는 “국민적 요구에 역행하는 안을 내놓은 정부를 비판하며, 국회는 법안 심사시 중대재해 예방과 책임자 처벌이라는 원칙에 중심을 두고 법안을 심사할 것”을 요구했다. 

위험의 외주화로 책임있는 대기업원청이 아닌 중소하청업체의 말단관리자에 대한 꼬리자르기식 솜방망이 처벌만 이뤄지고 있는 현실, 1년에 2,400명이 산재로 사망하고 시민재난참사가 일어나도 기업의 경영에 지장이 없는 구조가 지속되는 상황을 바꾸고자 하는 것이 노동시민사회단체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고자 한 이유였다.

그런데 어제 제출된 정부안이 법제정시 반영된다면,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2018년 연말에 개정되었으나 2년이 지난 현재 그 실효성을 의심받고 있는 산업안전보건법과 같은 모습이 될 수 있다.

무고한 생명이 사망하는 죽음의 사슬, 사망자 가족들이 겪을 고통의 사슬을 끊을 법이 되기 위해 국회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제정운동본부가 주장하는 △경영책임자 처벌, △형사처벌 하한형  명시, △원청 대기업과 공기단축을 강요하는 발주처 처벌, △산재와 시민재해를 모두를 법적용 대상에 포함,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시민재해의 주요 원인인 불법적 인허가 등에 대한 공무원 책임자 처벌, △반복적 사고 및 사고은폐 기업에 대해 인과관계 추정 도입,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 직업병, 조직적 일터 괴롭힘 등 사각지대 없는 법이 되어야 한다는 점 등이 반드시 포함된 법을 만들어야 한다. 

한편 국회 안팎의 단식 농성이 12월 29일로 각각 19일, 23일이 됐다. 이에 더해 기존에 단식을 이어오던 유가족과 노동자 외에 9명의 유가족과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어제부터 추가적으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단식 이전에도 지난 9월 22일 10만 국민동의청원 달성, 법사위 의원들에게 신속한 법제정을 촉구하는 2,800여명의 서명촉구안이 12월 8일 전달되는 등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원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국회의 논의는 더디기만하다. 그러한 와중에 정부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취지에 어긋나는 안을 내놓았다. 정부안으로는 결코 중대재해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할 수 없고, 책임자도 처벌하기 어렵다.

참여연대는 “정부·여야당에 법안 제정 취지에 부합하는 내용의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당장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국민동의청원안의 내용을 충실히 반영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연내에 즉각 처리하라”고 강력히 재차 촉구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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