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발족

49일 되는 12월 16일 오후 6시부터 이태원역 앞 도로에서 시민추모제 양병철 기자l승인2022.12.08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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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개 단체 참여, 진상·책임규명과 피해자 지원

“재발방지와 시민안전대책에 힘 모아나갈 것”

“10월 29일 이태원 참사로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가족과 소중한 이들을 잃은 분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부상자들의 쾌유를 비롯해 참혹한 상황을 지켜봐야 했을 동료시민들의 회복을 기원합니다.”

▲ (사진=참여연대)

7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발족 기자회견이 열렸다.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발족 기자회견에 앞서 대표자회의를 열고 조직 구성안과 향후 활동계획 등을 확정하고 발족선언문을 채택했다.

158명의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된 이날 기자회견은 진영종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의 여는 말로 시민대책회의 발족 취지를 알렸다. 그는 “세월호 참사 이후 지난 8년 간 안전사회 실현을 위한 요구가 높았음에도 또 다시 참사가 발생한 것에 대해 사회 일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시민안전’이 최우선시 되는 ‘안전사회’를 만드는 데에 힘을 모아가겠다”는 뜻을 밝히며, 발족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조직 구성안과 향후 활동 계획을 발표하고 대책회의가 활동해 나갈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경찰 특별수사본부 수사와 국회 국정조사 과정에 대해 모니터링하고 꼬리 자르기식 수사나 조사가 아니라,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가 처벌되도록 요구안을 발표하는 등 진상규명 과정에 적극 대응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또한 “희생자의 유가족을 비롯한 생존자, 지역주민 등 피해자 지원 활동과 참사에 대한 기록 활동을 진행하는 한편 시민대책회의와 유가족협의회(준)가 공동으로 참사 발생 49일이 되는 오는 12월 16일 오후 6시부터 이태원역 앞 도로에서 시민추모제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희생자를 기억하고 그 유가족과 생존 피해자 등을 위로하는 추모의 자리에 많은 시민들이 함께해 줄 것”을 간곡히 호소했다.

이어진 각계 발언에서는 향후 시민대책회의가 희생자 유가족들과 피해자들의 요구에 발맞춰 어떤 활동을 전개하고 연대해 나갈 것인지, 지역사회와 어떻게 소통하고 함께 추모를 만들어 나갈지, 진상규명 및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대책이 어떤 방향으로 이뤄져야 하는지 의견을 밝혔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발족선언문 낭독을 통해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가 책임 인정과 진정한 사과,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무엇보다 진상규명의 전 과정에서 유가족 및 피해자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피해자 권리를 중심으로 한 지원 대책 요구, 2차 가해를 막기 위한 미디어 감시,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하는 기억과 애도의 추모행동, 재발방지와 안전한 사회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 등 시민안전과 안전사회 실현을 위해 힘을 모아 나가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발족 선언문]

다시는 생겨서는 안 되는, 절대 있을 수 없는 대형 참사가 또다시 발생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 사회를 만들자고 거리로 나섰던 지난 8년의 세월이, 그 절박한 요구가 무너져 내린 순간이었습니다. 수많은 희생을 치르고 난 오늘이 어제보다 더 안전 사회에 가까워졌으리라는 믿음은 착각이었습니다. 수십만 명이 모일 것이라고 예측하고도 예방책은 세워지지 않았고 “압사당할 것 같다”는 절박한 신고에도 제대로 된 안전 조치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위험을 알리는 위태로운 11건의 신고전화를 묵살한 결과는 수백 명의 비참한 희생이었습니다.

이태원 참사는 국가가 책임을 다하지 않아 발생한 참사입니다. 이번 참사는 제도가 미비하거나 매뉴얼이 없어서 발생한 것이 아닙니다. 이태원 현장에 국가는 없었습니다. 조직적인 무책임으로 점철된 국가가 이태원 참사를 만들었습니다. 대규모 인파가 예상됐지만 뚜렷한 안전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예고된 참사이고 막을 수 있었던 인재입니다. 그럼에도 현재 윤석열 정부가 내놓는 대책이란 국면 회피용, 보여주기식 처방뿐입니다.

이대로는 ‘살아서 30살을 맞이할 수 있을까’ 묻는 세월호 세대들에게 한 마디 대답조차 할 수 없습니다. 어떤 대답도 안전 사회에 대한 믿음을 줄 수 없습니다. 이대로는 안 됩니다. 윤석열 정부는 ‘시민 안전’을 국가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두도록 해야 합니다. 안전을 중시하는 것이 버려야 할 ‘관료적 사고’라는 인식으로는 아무것도 바꿀 수 없습니다. 정부정책 기조를 시민 안전에 맞추어 전면 개편해야 합니다.

‘진짜 책임자’ 수사는 지지부진하고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책임자 비호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의 소위 ‘윗선’과 ‘진짜 책임자’에 대한 수사는 본격화되지 않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상민 장관에 대한 경질 요구를 거부하고 오히려 비호하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는 상황에서 경찰 수사가 스스로 공언한 대로 ‘성역 없는 수사’가 될 것인지 깊이 우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11월 말, 여야가 가까스로 합의한 10.29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에 대한 국민의힘 반발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민 다수가 동의하는 이상민 장관의 해임 요구는 정쟁이 아니라 최소한의 정치적 책무입니다. 국민의힘은 공당으로서 무책임하고 염치없는 행태를 중단하고 국정조사에 성실히 임해야 합니다. 피해자의 참여가 보장되는 가운데 성역없는 진상규명, 철저한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시민대책회의가 함께 하겠습니다.

참사 발생 한 달이 지났지만 정부와 여당은 피해자들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렵게 모인 유가족들은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성역 없는 철저한 책임자 처벌, 참사 피해자들의 소통 보장, 2차 가해 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 마련 등을 정부에 요구했지만 정부는 제대로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유가족들이 모이고 소통할 수 있는 자리, 추모의 공간은 아직도 마련되지 않고 있고, 피해자 지원의 내용과 계획도 명확하게 확인할 수가 없습니다.

시민대책회의는 피해자 권리 옹호와 연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기획하고 참사에 대한 기억과 기록을 위해 추모 기록 보존에도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고인과 유가족, 생존자 등에게 더 이상의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언론보도와 댓글, 유튜브 등을 모니터링하고, 이들의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활동을 벌여 나갈 것입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가 함께 하겠습니다. 또 다시 대형 참사를 막지 못한 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낍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피해자들의 슬픔과 분노에 함께 울고, 함께 부르짖기 위해 나서고자 합니다. 유가족들이 밝힌 절박한 요구에 우리 단체들은 진심을 담아 응답하고자 합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이 참사에 대한 국가 책임 인정과 진정한 사과가 이루어지고, 성역없는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 수사기관 등 국가기관의 책임을 끈질기게 묻겠습니다.

무엇보다 진상규명의 전 과정에서 유가족 및 피해자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피해자 권리를 중심으로 한 지원 대책이 마련되도록 요구하고 압박할 것입니다. 미디어 감시를 통해 2차 가해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막아내고 더 많은 시민들과 함께 기억과 애도를 이어가는 한편, 재발방지와 안전한 사회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힘을 모아 나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들을 비롯해 생존자, 목격자, 지역주민 등 피해자들의 회복을 기원합니다. 아픔과 호소에 귀 기울이고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2022년 12월 7일)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참가단체 일동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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