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레킷벤키저가 판매한 가습기 살균제가 모두 545만5940개로 확인됐다. 이는 환경부가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에 의거해 각 제품의 판매량 대비 구제기금을 할당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 (사진=가습기넷)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가피모)과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은 오는 8월 31일 참사 6주기를 앞두고 21일 서울 여의도 옥시 본사 앞에서 ‘살인기업 처벌 촉구 시리즈 캠페인 9차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옥시는 그 동안 모두 3종류의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개발해 판매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구제법’의 규정에 따라 판매량을 기준으로 옥시는 674억원의 피해구제 분담금을 부과하게 됐다.

피해분담기금 674억원, 옥시 피해자들에게 충분히 지원할 수 있을까?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따르면 8월 11일 기준 신고된 피해자는 모두 5803명이다. 이중 사망자는 21.2%인 1230명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피해자를 만나 사과하는 뉴스가 크게 보도되면서 피해신고가 늘어났다.

▲ (사진=가습기넷)

더 심각한 문제는 피해자가 현재까지 신고된 사람들만이 아니라는데 있다. 환경부가 한국환경보건학회에 의뢰한 피해규모 조사연구에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후 병원 치료받은 피해자가 30만명에서 5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옥시 제품 피해자는 64.3%로 19만명에서 32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현재 신고된 피해자는 전체 피해자의 1~2%에 불과하다.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계산해도 옥시가 납부해야 할 피해구제기금은 이번 금액(674억원)의 50배에서 100배는 더 내야 전체 피해자들을 구제할 수 있다. 옥시는 정부의 판정기준을 뒤에 숨어 전체의 30%도 안되는 1·2단계 피해자 100여명만을 배상 대상으로 삼아왔다. 나머지 3·4단계 피해자들은 전체의 70%가 넘는데 이들이 바로 구제법에 의해 조성된 구제기금의 지원대상이다.

▲ (사진=가습기넷)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2016년 국정조사가 끝날 즈음에 국회가 궁여지책으로 마련한 구제기금의 규모는 당시로서는 알기 어려웠던 전체 피해규모를 바탕으로 하지 않아서 전체 구제기금을 1250억원으로 제한한 것”이라며 “옥시 본사가 약 4000억원의 배상 및 구제기금을 고려한 만큼 현행 구제법의 기금한도를 없애고 징벌처벌이 가능하도록 속히 개정할 것”을 촉구했다.

김순복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처장은 “한국의 시민사회와 소비자 그리고 피해자들은 그동안 국내적으로만 진행되어온 옥시불매운동을 국제사회에 호소하고자 한다”며 “특히 레킷벤키저의 대표제품인 데톨과 듀렉스 콘돔 제품의 국제적 불매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오는 8월 27일 국회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 6주기 추모식 열려

약 2주 뒤인 8월 31일은 가습기 살균제 참사가 알려진지 6년이 된다. 이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8월 27일 오후 2시 국회의원회관에서 가습기 살균제 참사 6주기 추모식을 진행한다.

▲ (사진=가습기넷)

옥시싹싹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하고 사망한 피해자 고 임부수씨의 부인인 김태윤씨는 “지난 8월 8일 문재인 대통령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을 만나서 피해대책과 진상규명을 위해 법과 제도 개선을 약속했다”며 “6주기 추모식에 문재인 대통령이 꼭 참석해 피해자들과 함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양병철 기자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